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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전기차의 미래는 장밋빛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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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4-23 23: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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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상해모터쇼의 무대 위와 플로어에 등장한 많은 모델들의 옆에는 배터리 충전장치가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승용차 뿐 아니라 대형트럭과 버스도 금방이라도 배터리 전기차 시대로 갈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다임러그룹의 디터제체 회장도 빠른 속도로 전동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2025년까지의 전동화차(BEV, PHEV)의 점유율이 15~25%정도가 될 것이라고 하는 조금은 애매한 답을 했다. BMW는 2025년까지 전 차종을 마일드 하이브리드 인 48V 시스템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오늘날 뉴스에 등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왜 그럴까.


2016년 봄 독일에서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폭스바겐 스캔들과 맞물려 빠른 속도로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물론 폭스바겐을 비롯한 독일 자동차회사들의 빠른 라인업 확대도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데 일조를 했다.

 

독일시장에는 현재 30개에 못 미치는 배터리 전기차가 시판되고 있다. 가격은 르노 트위지가 7,000유로로 가장 낮고 테슬라 S가 15만 2,000유로로 가장 비싸다. 이들 모두가 보조금을 받는 것이 아니다. 6만 유로 이하의 모델에만 4,000유로가 지급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보조금은 3,000유로다.

 

유럽에서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가장 많이 지급하고 있는 것은 노르웨이로 가격 관계없이 시판 가격의 부가가치세 25%가 면제된다. 그를 근거로 계산하면 르노 트위지는 5,250유로, 테슬라 S의 베이스 모델은 6만 유로, 닛산 리프는 2만 2,500유로로 구입할 수 있다. 리프의 가격은 폭스바겐 골프의 가솔린 모델 1.4TFSI와 거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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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는 전기차 판매비율이 1/3에 해당할 정도로 전기차의 비율이 높다. 전체 등록대수 기준으로는 20%가 가량이 전동화차, 즉 BEV와 PHEV다. 2025년부터는 내연기관차의 판매금지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2020년부터는 도심에서의 자가용차량 운행이 금지된다. 북해 유전에서 채굴한 석유를 파는 나라 노르웨이는 그 돈으로 석유를 퇴출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는 고속도로 통행료와 페리, 주차장, 버스 전용차선 등에서의 혜택은 물론이고 전국 6,715개소의 충전소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런 노르웨이와 달리 2016년 봄 보조금 지급을 시작한 독일의 배터리 전기차 판매는 기대 이하다. 그 이유는 물론 지금까지 배터리 전기차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것들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2만~3만 달러 전후 모델들의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고 겨울철에는 히터 기능을 사용하면 훨씬 빨리 충전량이 줄어 든다. 충전 시간도 여전히 일상 생활에는 편하지 않은 수준이다. 충전소가 불충분하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에 대해 조사회사인 네델란드의 KPMG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인프라 문제로 구매를 꺼린다는 비율이 62%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연료전지 전기차가 궁극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하는 응답자수가 78%에 달해 배터러 전기차보다 많았다고 한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 현재 BEV에 탑재되고 있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150kW/kg이 가솔린 에너지의 밀로 1만 2,800kW/kg의 1/8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 사실이 커다란 장애다. 다시 말해 318kg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폭스바겐의 e 골프 의 항속거리는 190km 가량인데 같은 골프의 1.2TFSI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은 50리터의 가솔린으로 8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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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비용으로 계산하면 가솔린차 수준의 항속거리를 얻기 위한 현재의 리튬 이온 배터리의 가격은 1만 1,050유로로 높아진다. 이 정도의 가격으로는 실용화하기에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물론 배터리 전기차의 시판 가격이다. 그 근저에는 배터리와 전기모터 등 요소기술의 가격이 높다는 점이 있다.

 

물론 그 전까지 보조금 문제에 대한 답도 내 놓아야 한다. 예를 들어 기아자동차의 레이 배터리 전기차는 3,700만원의 시판가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약 2,000만원을 제외한 1,700만원 가량에 팔리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레이 배터리 전기차 출시 당시 레이의 기본 모델 가격 1,300만원보다 400만원이 비싸고 그 400만원은 낮은 전기료로 수년 내에 사용자의 이익으로 돌아 온다고 강조했다. 보조금 2,000만원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 비용을 전혀 도외시하는 분위기는 아예 무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 확대를 위한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에 관해서는 2012년 미국 에너지청(Department of Energy’s ; DOE’s)이 설립한 JCESR(Joint Center for Energy Storage Research)과 영국 캠브리지대학의 연구가 잘 알려져 있다. 미국ㅇ의 JCESR은 현재의 다섯 배 에너지 용량을 가진 리튬 이온 배터리를 2017년 중으로 실용화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리튬 황 배터리를 비롯해 리튬 공기 배터리 등 수많은 기술들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토요타도 2012년에 금속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실용화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국내에서도 2012년 KIST가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무게 당 에너지 보유량이 5배 이상 크고, 기존 전기자동차의 가장 큰 문제점인 긴 충전 시간과 충전 인프라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교체식 마그네슘-공기전지 기술이 국내 연구자에 의해 개발됐다고 발표된 바 있다.

 

그런 상황인데도 많은 사람들은 미래학자들의 예기대로 소위 말하는 18개월마다 두 배로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는 무어의 법칙만을 믿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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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현실은 미래학자들의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각국의 에너지 상황을 전제로 한 전원믹스에 대한 복잡한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전원 믹스 문제는 거대 자본이 뒤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화석연료 사용을 장려한다는 정책을 표방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자동차는 전자장비처럼 발전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환경을 위한다면서 석탄화력발전소로 생산한 전력으로 배터리 전기차를 구동한다고 하는 터무니 없는 논리부터 재고해야 한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토요타와 혼다 등의 진의도 재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어느쪽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일 수도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미래학자가 아니라 그 기술을 개발하는 현장의 엔지니어들이다. 아무리 압력이 거세도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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