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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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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4-26 14: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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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Mobility)! 사전적 의미는 유동성이다.
자동차산업에서 모빌리티는 커넥티비티와 전동화, 그리고 자율주행차와 함께 가장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다. 내연기관, 파워트레인, 플랫폼 공유, 다양화와 세분화, 생산성, 비용 저감 등 그동안 자동차산업을 지배해 왔던 용어들과는 적지 않은 거리가 있어 보이는 단어들이다.

 

모빌리티라는 단어가 부상하게 된 배경은 공유경제라는 개념의 등장이다. 그 공유 경제의 배경은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가 내놓은 자동차들은 차량 수명의 단 4% 정도만 활용된다고 하는 보고서 등이 있다. 전 세계의 20조 달러 어치의 자동차들이 오직 4%만 활용되고 있으며, 1년에 8조 4천억 시간은 활용되지 않고 있다. 이 무슨 낭비인가 라고 지적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에 의해 이슈가 된 공유경제는 이제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형국이다.

 

거기에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장비의 발전 속도가 자동차산업에 영향을 미쳐 무언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을 낳았다. 아니 압박을 넘어 공포와 혼란, 나아가서는 과대망상증이라는 수준에 이른 것이 아니냐 하는 의견이 재기되고 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자동차산업의 존재가 위협받을 수 있고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뒤떨어진 사고방식이란 이런 것이다. 예를 들어 독일의 아우토반을 질주하는 자동차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다운사이징과 BEV, PHEV 등 전동화를 넘어 자율주행시대를 촉진해 그 다음 단계를 대비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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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다보스 포럼의 창시자 클라우스 슈밥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부각시키면서 분위기는 더 심각해 지고 있다. 이는 독일의 인터스트리 4.0이라고 하는 제조업고도화국가전략과도 같은 맥락이다. 모든 것이 인터넷과 연결되어 상호 제어한다는 개념이다.

 

10여년 전에 등장한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은 수입이 적은 젊은층들이 자동차 구입을 꺼리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보고들이 늘고 있다. 일본이 그런 경향인 것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자동차 종주국 독일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라이프 스타일이 변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자세를 바꾼 것은 인공지능이 아닐까 한다. 한국에서도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과 대결하며 이에 대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일었다.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라 전체가 호들갑을 떨었지만 방향성과 미래의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이 드러난 것이 없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는 제조업에게 사고의 방향을 바꾸게 한다. 2016년 파리오토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CASE라는 중장기 전략 컨셉을 발표했다. Connectivity, Autonomous driving, Share & Service, Electric drive 의 약어로 간단하게 말하면 차세대 모빌리티의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네 가지 이슈 중 전동화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인식은 한국에서도 상당히 진전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이라는 전동화 전용 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2017CES에서는 아이오닉 베이스의 자율주행차를 선 보여 주목을 끌었다.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미래 자동차의 모습이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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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커넥티비티와 공유 및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직 피부로 와 지는 않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는 짚카(ZipCar)와 메르세데스 카투고(Mercedes Car2G), BMW 드라이브 나우(Drive Now) 등 차량 공유 사업을 이미 시작했다. 조금 각도는 다르지만 우버나 리프트(Lyft), 중국의 디디추싱(Didi Chuxing)과 같은 택시를 대신하는 차량 공유 업체들도 있다. 폭스바겐은 모빌리티 서비스 부문에 모이아(Moia)를 만들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메르세데스 벤츠의 카투고와 BMW의 드라이브나우는 벌써 우버에 대항하기 위해 합치기로 했다고 한다. 이 분야도 메르세데스 벤츠는 마이택시(MyTaxi)와 무벨(Moovel), BMW는 파크나우(ParkNow)와 차지나우(ChargeNow) 사업을 하고 있다. 포드는 고드라이브 카셰어링을 시작했으며 GM은 리프트와 새로운 렌터카 서비스를 출범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셰어링 비즈니스가 전기차 판매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최근 내연기관 자동차의 도심 진입 제한 움직임과 맞물려 선제적인 대응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도시가 점차 차량과 사람들로 더욱 혼잡해지면서 자동차업계의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개인 승용차는 도시 내에서 금지될 것이며, 대중교통이 거의 의무적인 것으로 될 것이다. 암스테르담, 싱가폴, 스톡홀름과 같은 도시들이 위와 같은 변화에 대한 담론에 있어서 언제나 중심에 있어왔다.

 

매킨지는 “모빌리티의 미래에 관한 통합적 관점(An integrated perspective on the future of mobility)”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런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일들이 정말로 우리 앞에 실현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 달리는 즐거움, 소유하는 즐거움’이라고 하는 인간의 본능을 거역하는 일들이 구현될 것인가 하는 얘기이다.

 

자동차를 사랑하며 자동차를 소유함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개인적 자유와 모빌리티를 포기할 수 있을까? 공유경제가 인간의 본능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까? 최근 세계 각국을 취재하면서 만나는 공유경제의 실태는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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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BMW 드라이브 나우를 통해 만난 렌터카의 상태는 다시는 쳐다 보고 싶지 않을 정도의 경우도 있었다. 미국에서 만난 우버는 상황에 따라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상해에서 만난 Mbike라고 하는 자전거 공유 시스템은 사람들이 얼마나 이기적인지를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적은 돈을 들여 필요한 거리를 이동한다는 혜택은 누리고 싶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하는 행태를 자주 목격한다.

 

지금의 공유 경제 개념은 결국 양극화 현상이 빚은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상위 1%가 모든 자본을 독식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근근히 살아가야 하는데 고가의 내구성 소모품을 구입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저가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갈수록 빈부의 격차게 심화되어 중고차도 살 수 없게 되자 궁여지책으로 대안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세계 경제가 후퇴하는 것은 아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빈곤층은 크게 줄었고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서는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들이 저소득층이든 중산층으로 분류되든 사다리를 타고 싶은 욕망은 유사 이래 변함이 없다. 자신들의 욕구를 억제하면서 ‘세계 경제’를 위해, 혹은 '나라 경제'룰 위해 자동차 부문에서 공유 경제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어쨌거나 화두는 던져졌고 그에 대해서는 자동차회사는 물론이고 소비자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주가가 GM과 포드를 앞질렀다고 테슬라가 자동차산업의 미래라고 확언할 수 없다. 테슬라는 구글이나 애플 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 수익을 내는 아이디어 산업이지 자동차산업과는 거리가 멀다. 마찬가지로 모빌리티가 자동차산업의 미래일지 단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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