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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에 대한 몇 가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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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5-30 15: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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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와 인공 지능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자율주행차에 관한 뉴스도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수많은 오해와 과장된 홍보로 인해 각종 사고도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늘고 있다. Driverless Car(운전자 없는 차, 즉 탑승자가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차)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해외 서적을 무인자동차로 번역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부풀려져 있지는 않지만 미국 등에서는 오해로 인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자율주행차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일본에서는 자동운전차라고 한다. 유럽에서는 파일럿카(Pilot Car) 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고도의 자동화된 자동차(Highly Automated Car)도 많이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Autonomous Driving 혹은 Driverless Car가 주로 사용된다. 어디에도 무인자동차라는 표현은 없다.

 

우리가 흔히 구분하는 자율주행차 5단계 중 이제 막 2단계에 접어 들었다. 1단계는 페달에서 발을 떼고 2단계는 스티어링 휠과 레버 등에서 손을 떼며 3단계에서는 차량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도 된다. 4단계에서는 운전에 대한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단계를 말하며 5단계는 Driverless 상태다.  

오늘날 시판되고 있는 자동차 중 위에서 구분한 자율주행 단계 중 2단계를 넘은 경우는 없다. 정속 주행장치로 페달에서 발을 떼고 주행할 수는 있지만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주행 시험장 등 폐쇄된 공간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공로상에서는 아직 불가능하다. 구글이나 우버 등의 테스트는 운전석에 엔지니어가 앉아 상황을 주시하면서 주행한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의 자율주행차 기술로는 운전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운전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고 전방을 주시해야 하며 안전 운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만 한다. 이는 자율주행이라기보다는 운전 지원이라고 하는 표현이 옳다. 그래서 ADAS(Advanced Driver Assist System)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운전자가 안전 운전의 책임일 져야 한다는 사고는 1949년 제정된 국제협약인 제네바조약에 규정되어 있다. 제네바 협약에서는 ‘차량에는 운전자가 있어야 한다. ‘, ‘운전자는 적절하고 신중한 방법으로 운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이다.

 

이런 조약에 근거에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도로교통법을 재정해 운전자는 안전 운전을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 등은 자율주행차가 아니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회전을 하거나 차선 변경 등이 가능해 진다고 해도 운전자가 운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제네바 협약 범위 안에서 자동 조타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앞으로 제네바 협약이 개정되면 2020년 후반을 완전 자율주행의 구현이 가능하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 이야기는 무인 자동차의 개념도 가능해 진다는 얘기이다. 물론 이 역시 제네바 협약이 어떤 방향으로 개정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이란 무엇일까? 모두에서 언급한 5단계완 달리 미국의 NHTSA(도로교통안전국)에서는 자율주행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레벨 1은 가속, 감속, 조타 중 어느 한 부분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한다. 자동 브레이크 등의 운전지원 시스템은 여기에 해당한다. 레벨 2는 가속, 감속, 조타 중 복수 부분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한다.

 

레벨 3은 가속, 감속, 조타의 모든 것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하지만 시스템이 요구할 때에는 운전자가 대응해야만 한다. 이 때 운전의 권한과 책임은 운전자에게 이양된다. 그리고 장소와 조건 등을 한정해 운전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이양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을 계속하는 것에 레벨4, 무조건 자율주행이 실행되는 완전 자율주행을 레벨 5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구분은 자동화의 단계를 보여 주는 것인데 운전자의 책임문제를 생각하면 단순히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완전자율주행은 레벨4와 5를 말하는 것인데 이 경우 그 센서와 컴퓨터에 의한 상황 판단은 사람의 능력에 가까워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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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로는 레벨4 이상의 기능을 실용화하는 기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제 겨우 발을 떼고 가속과 감속을 하는, 그러니까 어린이 걸음마 단계에 와 있는데 전문가들은 ‘무어의 법칙’을 내 세우며 금방이라도 완전 자율주행차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시각차는 뚜렷하다. 자동차 업종에 종사하거나 관련업에 속한 사람들은 단계적인 발전을 말하고 있고 디지털 기술 종사자와 최근 스마트폰의 발전에 매료된 사람들은 어느날 갑자기 전혀 새로운 기술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디지털 유목민과 디지털 원주민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의 차이와 비교된다.

 

디지털 원주민이나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를 지켜 본 사람들은 아직은 성숙되지 않은 기술일지라도 생활에 접목해 데이터를 집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시도를 두려워해서는 기술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곧 사고로 이어지고 인명 피해를 야기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지금도 어지간한 자동차에는 긴급 제동장치가 채용되어 있다. 앞 차가 갑작스럽게 속도를 늦추면 경보를 울리며 운전자에 반응을 하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멈출 수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어떤 자동차도 모든 경우에 완전하게 기능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능형 정속주행장치가 채용된 자동차가 앞 차를 인식하지 못해 추돌하는 예가 있다.

 

기술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의 입장에서는 이론적으로 100% 완전하다고 확신할지라도 그것이 실제 상황에서도 100% 적용되느냐는 아직까지 확신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이런 첨단 기술을 채용한 자동차라 할지라도 판매하는 입장에서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잘못된 홍보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예에서 보듯이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완전히 떼고 뒷좌석 탑승자들과 놀이를 하거나 아예 운전에 신경을 쓰지 않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예가 적지 않다.

 

자동 브레이크만 하더라도 노면 상황과 차체 중량, 타이어의 마모 상태와 기본 성능의 차이에 따라 제동거리가 크게 다르다. 시스템이 브레이크를 작동시켜도 이런 상황에 따라 제동이 완전히 이루어 지지 않을 수 있다.

 

자율주행차의 시작은 연간 130만명 이상에 달하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는 것이다. 그를 위해 다양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미국 NHTSA (도로 교통 안전국)와 미국 IIHS (고속도로 안전 보험 협회)는 2016년 3월 17일 자동차 메이커 20개사와 자동 브레이크의 표준 장착 의무화에 대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합의 내용은 2022년 말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승용차 및 SUV 등의 라이트 트럭) 전 차종에 자동 브레이크를 표준 장비하는 것이다. 대형 트럭의 경우 2025년 말까지 표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NHTSA와 IIHS는 자동 브레이크의 표준 장착이 3년간 진행된다면 3년동안 약 2만 8000건의 자동차 사고와 부상자를 약 1만 2000명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HTSA의 앤서니 폭스 장관은 "자동차 안전에 있어서 획기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자동 브레이크의 기본장착을 통해 많은 사고를 방지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동 브레이크는 분명 보조 장비이다. 장착한다고 모든 사고에서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이는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도로에서 조우할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에 대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차선 변경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완벽하게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장애가 존재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수없이 많은 물리적 제약이 존재한 자동차에서의 구현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ADAS 장비는 사고 예방과 사고로 인한 손상 저감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돌발 상황에서의 판단 문제를 놓고 설왕 설래하지만 사람이 운전을 해도 어떤 판단으로 어떤 이익이 올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자율주행을 위한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면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다만 그 수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전자기기의 발전처럼 획기적이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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