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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디자인센터, GM의 경·소형차를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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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9-07 02: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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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은 GM의 글로벌 전략 네트워크 안에서 얼마만큼의 가치를 갖고 있을까? 그저 GM의 한국 시장 판매를 위한 지사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일을 담당하고 있고, 한국 시장을 위한 자동차도 주도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를 제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기술력, 엔지니어링 연구 센터, 전문가들 등 다양한 답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제는 자동차 디자인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지엠은 인천 부평공장 내에 전용 디자인센터를 갖고 있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이 그렇듯이 GM도 진출해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주요 지점에 디자인센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지엠의 디자인센터는 글로벌 GM 네트워크 안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갖춘 곳이다. 약 180여명의 디자인 전문가들이 일하는 이곳에서 쉐보레를 비롯해 다양한 GM의 자동차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특히 경차와 소형차에서 큰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날렵한 강건함을 지향하는 쉐보레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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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지엠 디자인센터를 이끌고 있는 스튜어트 노리스(Stuart Norris) 전무는 2004년 북미에서 중형 트럭과 허머의 디자인을 담당했고, 2012년에 한국지엠의 선행디자인 책임자로 임명된 후 지금까지 한국지엠에 디자인센터를 맡고 있다. 2015년에는 디자인본부 전무로 승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고, 현재도 차세대 자동차를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쉐보레의 디자인은 어떤 것일까? 쉐보레, 아니 GM 내에서 디자인을 중시하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 후반부터로, 당시 최고의 디자이너라고 불렸던 할리 얼(Harley Earl)의 공이 크다. 이후 1956년에 ‘디자인 돔’을 갖춘 GM 테크 센터가 설립되면서 콜벳, 카마로, 임팔라 등 현재의 쉐보레를 알리게 된 디자인들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디자인 문화의 정립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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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디자인은 ‘가치와 원칙의 집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쉐보레는 쉐보레답게라는 모토로 디자인을 하면서도 젊은 형태와 자신감은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에는 ‘듀얼 포트 그릴’을 중심으로 젊은 선을 넣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측면 디자인을 비롯해 곳곳에서 쉐보레만의 디자인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퍼포먼스와 역량이 집합하여 결정된 것이 바로 ‘날렵한 강건함’으로 이는 스파크부터 말리부, 카마로, 콜로라도 등 쉐보레 라인업에 골고루 적용되어 있는 디자인 철학이다.

 

고객을 설득하는 체계적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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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의 자동차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먼저 리서치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어떤 자동차를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이를 헌트 앤 개더(Hunt & Gather)라고 한다. 이 과정은 한국지엠 디자인센터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GM 디자인센터에서 동일하게 진행되며, 하나의 프로젝트를 놓고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각 나라마다 문화도 다르고 자동차의 가치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통일시킬 수 있는 디자인의 존재가 중요해진다.

 

자동차가 결정되면, 그 뒤는 디자인 컨셉트 결정이 이어진다. 차체의 디자인은 물론 색상과 재질에 대한 것도 어느 정도 결정되는 상태로, 이 과정에서 1/3 또는 1/4 형태의 클레이 모델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색상의 경우에는 각 디자인센터마다 최대 10개까지 개발하게 되는데, 한 자리에 모두 모이면 100개에 가까운 색상이 경쟁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색상에 대한 당위성이 상당히 중요해진다. 손잡이나 실내에 적용되는 재질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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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정은 자동차가 양산되기 3-4년 전부터 이루어지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감성을 중시하게 된다. 심지어는 아이스크림을 먹다가도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 색상에서 영감을 얻어낼 정도라고 하니 디자이너의 일상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인지 디자이너에게 밝음과 영감을 주기 위해 한국지엠 디자인센터는 대형 유리가 많아 채광이 잘 되고 밝은 기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많은 결정 사항을 거친 뒤에는 다양한 모델링 작업을 수행한다. 1:1 사이즈의 클레이 모델을 만드는 것은 물론 시팅폼 등을 미리 제작해 원하는 대로 시트를 맞추기도 한다. 실물이 완성되었을 때의 느낌을 정확히 느끼기 위해 클레이 모델에 색을 입히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클레이 모델이 아닌 스케일 모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후 품평 과정을 거치기도 하고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모여 수정해야 하는 곳에 대해 논의하기도 하면서 제작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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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반드시 클레이 모델 또는 스케일 모델을 만들고 다양한 환경에서 자동차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3D 컴퓨터그래픽 제작기술과 VR 기술이 발전한 현재, 모형을 만들지 않고도 자동차의 전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애니메이션 또는 게임에서의 제작 기술을 응용한 것인데 다양한 배경 또는 조명의 밝기, 도심 또는 임도를 주행하는 모습까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 자동차의 이미지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국지엠 디자인센터 내에도 이러한 VR 기술을 응용한 디자인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VR 기기인 HTC 바이브를 착용하자 이미 개발이 이루어져 있는 볼트 EV가 눈앞에 나타났다. 조작용 트리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색상을 변경하는 것은 물론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을 확인할 수 있고, 실내 모습까지 재현했기 때문에 실차 시승 때 받았던 느낌의 80% 정도를 재현해 낼 수 있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점점 없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소형차에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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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디자인센터가 지금까지 주도해왔던 자동차들은 경차, 소형차들이다. 쉐보레 브랜드의 자동차들 뿐 아니라 뷰익 등 GM 내에서 생산하는 소형차들을 모두 담당하고 있으며, 오펠이 매각되기 전까지는 오펠의 소형차도 디자인했었다. 컨셉카는 물론 양산차에서 주도적으로 경차, 소형차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한국지엠 디자인센터가 소형차 제작에 큰 역량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형차와 함께 앞으로는 전기차에서도 다방면으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 스파크 EV를 시작으로 하는 한국지엠 디자인센터의 전기차 디자인은 쉐보레 볼트 EV를 통해서 절정에 달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년을 살짝 넘기는 개발기간 동안 디자인을 다듬어 낸 역량은 일반적인 디자인이 3-4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상당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B 세그먼트 차체에 C 세그먼트의 실내를 구현하는 상당히 어려운 작업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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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디자인센터는 2014년 총 투자비 400억원을 들여 기존보다 2배 이상 규모를 호가장했고, VR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간편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전동화의 시대에 맞춰 볼트 EV로 시작하게 된 배터리 전기차 디자인은 앞으로 한국지엠의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전 세계 소형차를 책임지는 디자인센터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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