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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베트남 신흥 시장을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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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8-16 23: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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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에 발발한 무역 갈등은 단순하게 두 나라간의 갈등을 넘어 다른 나라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알맞은 해답을 내놓는 전문가 또는 전문 기업도 없고, 어떤 것이 정확한 해결책인지도 사실은 알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히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거대 시장’만을 보고 여기에 수출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자동차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수출 시장의 다변화다. 그 중에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과 함께 주창한 ‘신남방정책’은 상당히 주목할 만 하다. 동남아 지역과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 지역간의 관계 유지와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이 정책은 최근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성장과 맞물려 시너지를 일으키고자 하고 있다. 세계 GDP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에 주목할 만 하다.

 

그런 동남아 신흥국 중에서도 제일 주목을 받는 나라가 VIP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가리키는 단어로 그 중에서 자동차 분야에서는 베트남 시장의 성장이 상당히 눈에 띈다. 베트남은 이미 한국의 3위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고, 2020년이면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는 베트남의 급격한 경제성장률도 힘을 보탰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국민소득과 중산층의 성장, 중국보다도 상대적으로 강한 소비 성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모터사이클 왕국에서 자동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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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수 많은 모터사이클이다. 실제로 베트남 사람들은 모터사이클을 일상 생활 속에서 이동용으로 사용하며, 4인 가족이 모터사이클을 이용하는 광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도시를 제외하면 대중교통이 그리 발달하지 않아 이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아직까지 베트남에서 자동차가 고가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보다는 세금이 많이 내려갔지만 소형차 가격이 여전히 2천만원 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베트남에서도 이제 자동차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3% 정도로 적다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는 상당히 크다.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아직 2천달러 중반에 머물고 있지만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하노이와 호찌민 시민들의 평균소득이 국민소득의 1.8~2.5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비의 중심인 중산층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2020년이면 전체 인구의 40%가 중산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이면 베트남 인구가 1억이 넘을 것이라고 하니 거대 소비시장 하나가 더 생기는 것이다.

 

수익의 대부분을 소비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소비 성향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경우 수익의 60%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베트남은 98%까지도 도달한다고 한다. 특히 구매력이 강한 밀레니얼 세대는 소비 성향이 더 강하며, 총 인구의 60%가 35살 이하로 이루어져 있어 2040년까지는 판매에 걱정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노이와 호치민 등 대도시에 사는 젊은이들 대부분이 공장 노동자 평균월급(약 250달러)의 몇 배가 되는 애플 아이폰 또는 삼성의 고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사용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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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성향 속에서 자동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곳에 진출해 있는 현대기아차의 판매량도 주목해 볼 만 하다. VAMA(베트남 자동차생산자 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에 베트남에서 판매된 승용차들 중 판매 1위는 토요타의 소형차인 비오스, 2위는 기아차의 경차인 모닝이라고 한다. 현대차의 경우 VAMA에 가입해 있지 않지만, 2017년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살펴봤을 때 일본 브랜드가 전체의 48%, 한국 브랜드가 30%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유추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베트남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에 판매가 약간 감소한 것이 드러난다. 현대차는 2016년에 36,178대를, 2017년에 26,881대를 판매했으며 기아차는 2016년에 49,923대를, 2017년에 47,285대를 판매했다. 상대적으로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브랜드에 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연유인지 현대차는 2017년에 베트남의 자동차 제조사인 탄콩(Thanh Cong)그룹과 50:50 비율로 합작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올해의 판매 전망을 섣불리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현대 그랜드 i10과 신형 엑센트가 인기를 얻고 있어 2017년보다는 더 많은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9월에는 코나와 신형 싼타페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114,60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더 중요한 것은 베트남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다른 동남아 국가에 무관세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 등을 공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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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베트남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이나 친밀도를 쉽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류 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베트남 시민들에게도 한국인들은 호감을 받고 있다. 일본이나 유럽의 나라들보다도 한국인들이 정겹다고 말하고 있으며, 문화가 비슷해 이해가 쉽다는 분석도 있다. 베트남 전쟁 참전으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한국 기업들의 진출과 베트남 발전의 기여로 인해 많이 상쇄됐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제품들도 그렇지만 한국의 자동차도 다른 나라의 자동차보다 베트남에서 30% 정도는 우위에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트남을 공략하는 위치에 있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임원들이 단기 실적으로 접근하면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 베트남 시장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함께 매력적인 소형차 제작 능력이 필요해지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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