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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최규현 현대 모터스포츠 GmbH 법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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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3-06-26 05: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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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스포츠 법인이 공식 출범했다. 현대의 WRC 재출전은 큰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이전과 달리 팩토리 팀으로 출전한다는 것이다.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출전했던 때와는 각오 자체가 다르다. 팩토리 팀을 꾸리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많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WRC에 출전하는 타이밍 자체도 좋다. 첫 시즌부터 좋은 성적을 낼 수는 없겠지만 ‘팩토리 팀 출전’이라는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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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약간 특이한 케이스이다. 이정도 규모의 자동차 회사로는 없는 게 많다. 박물관, 서킷, 고성능 디비전, 오픈카 등 큰 볼륨의 양산차 회사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게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부족한 게 바로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이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 없이 이정도로 규모가 커진 케이스도 드물다.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는 90년대 말까지 모터스포츠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국내와 국외 모두 마찬가지다. 그러다 1998년에는 처음으로 WRC(World Rally Championship)에 출전했다. F2 클래스에 출전했었다. 팩토리 팀은 아니었지만 2000년에는 등급을 올려 베르나 WRC로 상위 클래스에 도전했다. 2000년의 아르헨티나 랠리에서는 처음으로 톱 10에 들어 나름 소기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2001년에는 최고 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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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체적인 성적이 좋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팩토리 팀이 아닌 한계가 있었고 노하우도 부족했다. 그리고 모터스포츠에 대한 지원도 충분했다고 할 수 없다. 거기다 2000년대 초반에는 포드, 미쓰비시, 푸조, 스바루가 각축을 벌이던 시절이어서 현대가 파고들 틈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2003년 9월에는 돌연 WRC 철수를 알렸다. 다소 갑작스러운 발표였다. 그리고 철수 10년 만에 팩토리 팀으로 WRC에 복귀하게 됐다.

현대는 작년의 파리 모터쇼에서 공식적으로 WRC 복귀 사실을 발표했다. 관심은 대단했다. 현대는 이미 모터쇼에서 관심을 받는 정도가 10년 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잘 나가고 있으며 상품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i20 WRC는 그동안 부족했던 모터스포츠 투자 소식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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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의미로는 유럽 시장이다. WRC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하지만 여전히 유럽에서는 관심도가 높다. 현대는 북미와 중국, 남미 등에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지만 유럽은 아직 입지가 약하다. 아직 점유율이 3.5% 수준이며 2015년까지 5%가 목표이다. 따라서 WRC를 통해 유럽 시장에 어필한다는 목적이다. 그동안 유러피언 챔피언스 리그를 통해 브랜드를 알렸다면 이제부터는 자동차 회사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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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스포츠 GmbH는 알제나우에 위치해 있다. 현대 유럽 법인과는 불과 40km 거리에 있고 현대 기술 연구소도 인접해 있는 위치이다. 현대 유럽 법인을 포함해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현대 모터스포츠 GmbH의 최규현 법인장은 1993년 현대에 입사해 해외 영업을 비롯한 다수의 부서를 거쳤다. 2007~2010년 사이에는 남양만 R&D 센터를 이끌었으며 최근에는 3년 간 현대 유럽 법인의 마케팅 부서에 있었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독일 알제나우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포츠 GmbH의 법인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최규현 법인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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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내년 시즌부터 출전하게 된다. 언제까지 출전할지는 결정돼 있는가?
A : 없다. 별다른 일이 없는 한 계속 WRC에 팩토리팀으로 출전하게 된다.

Q : 그동안 현대는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인색했다. 경제 위기 때는 많은 메이커들이 빠져나갔다고 유럽은 지금도 경제가 좋지 않은 상태다.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 맞다. 알려진 것처럼 2000년대 초반에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WRC에 출전을 했었다. 하지만 외주 업체와의 계약에는 한계가 빤했다. 성적도 잘 안 나왔지만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기술 피드백도 힘들었다. 그래서 독자 팀으로 결정하게 됐다. WRC에 갑작스럽게 빠지는 소동도 있었지만 독자 팀을 꾸리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고 준비를 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은 아니다.

Q : WRC 출전을 통한 효과는 어떤 게 있나?
A : 현대기아는 글로벌 생산에서 어느 정도 한계가 왔다고 봐야 한다. 현재 합쳐서 700만대 수준이고 변동은 있겠지만 볼륨 면에서는 성장 완료 단계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수익성이나 앞으로의 회사 비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있어야 한다. 결국 브랜드 이미지와 한정된 물량 안에서 수익성 극대화를 노려야 한다. 우리의 유일한 취약 부분이 성능이다. 지금은 성실한 모범생 같은 이미지지만 여러 정황상 뭔가 매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Q : 최근에는 메이커 친화 정책을 펴서 WRC 출전도 용이해지지 않았나?
A : 지금 타이밍이 아주 좋다. WRC에 출전하는 메이커가 별로 없어서 우려의 시각도 있지만 더 좋은 기회라고 본다. 드라이버 마켓이나 협력사도 그렇고 기회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현대와 폭스바겐이 들어와서 빅리그가 되면 WRC가 훨씬 재미있게 변할 것이다.

Q : 최근의 WRC는 재미없다는 지적이 많다.
A : WRC가 재미없어진 가장 큰 이유는 시트로엥의 독주이다. 특히 한 드라이버가 너무 독주를 하는 것은 새로운 드라이버가 나오지 않은 이유가 되기도 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스타 드라이버가 많았지만 지금은 신인이 없다. 앞으로 양성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Q : 현대 모터스포츠 GmbH 소개를 한다면.
A : 장기 임대 건물이어서 소유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규모는 2,500평이다. 폭스바겐이나 시트로엥은 역사가 길어서 건물 구조가 복잡하다. 순차적으로 짓고 늘려서 그렇다. 하지만 여기는 워크샵과 오피스만 있어 컴팩트하고 정리정돈이 잘 돼 있다.

Q : 내년 시즌 출전이어서 랠리카의 테스트가 한창일 것 같다.
A :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노면 조건에 맞게 유럽의 다양한 곳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노면은 거친 그래블부터 소프트 그래블까지 다양한 조건이 있고 타막도 종류가 많다. 이에 맞게 스페인과 프랑스 남부 등의 주요 지역에서 테스트가 되고 있다.

Q : 현대 모터스포츠의 총 인력은 몇 명인가?
A : 약 60명이고 올해 말에는 100명으로 늘어난다. 지금은 미케닉이 많이 필요 없다. 대회 임박해서 필요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Q : 인력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A : 지금 한국 인력의 비율은 약 10명이고 미케닉 쪽에는 없다. 전부 관리 쪽이다. 신규 인력도 전부 현지 사람으로 뽑을 것이다.

Q : 내년이 데뷔 시즌인데 예상 성적은?
A : 기본 방침은 내년은 욕심 안 내고 배우는 단계이다. 비하인드 목표로는 몇 번의 스테이지 우승이다. 아직까지 테스트 시간이 많지가 않다. 실제로 현대 모터스포츠가 가동된 게 6개월 정도이다.

Q : WRC도 F1처럼 테스트 제한이 있나?
A : 챔피언십 등록하면 발생한다. 아직은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맘대로 할 수 있다. 그래서 등록하기 전에 많이 해야 한다. 등록은 연말까지이다.

Q : 테스트 드라이버들은 i20 랠리카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
A : 몇 명이 테스트를 했다. 차의 기본은 좋다는 게 한결 같은 의견이지만 아직은 보완할 게 많다. 내년 시즌의 완성도가 100이라고 친다면 지금은 80~90% 정도이다.

Q : 요즘은 WRC도 차의 사이즈가 작아진다. i20으로 결정한 이유가 있나?
A : 규정이 4m 이상이다. 거기에 최대한 근접한 게 좋고 따라서 B 세그먼트로 가는 게 순리이다. 작을수록 유리하다. i20을 미는 이유도 있다. i20은 유럽 전략 차종이고, WRC는 유럽에서 인기가 많다. 유럽에서는 B 세그먼트가 가장 큰데 우리는 B 세그먼트가 약하다. 곧 i20의 후속 모델이 나오고 랠리카도 신형이 나오면 바뀐다.

Q : HME를 포함한 다른 법인과의 교류는 많나?
A : 물론 많다. 그것 때문에 여기에 자리를 잡았다. HME는 물론 기술연구소와 계열사가 다 이쪽에 있어서 시너지 효과가 많다. HME와 특히 긴밀하다. HME에서 지원도 많이 하고 있다.

Q : 내년부터 풀 시즌을 치르게 된다. 드라이버 라인업은 어떻게 되가는가?
A : 지금 계속 협의 중이지만 결정된 건 없다. 아직 시즌 중이기 때문에 확정짓기가 힘들다. 계약 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연말이 돼야 한다.

Q : 맘에 둔 드라이버가 있는가?
A : 톱 클래스 드라이버를 데려올 계획이다. 드라이버 선정에는 물론 실력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출신 국가이다. 국가가 중요하고 특히 빅마켓 출신이 바람직하다. 유럽 빅7인 프랑스와 스페인을 선호하고 있다.

Q : 본사와의 교류는 어떤가?
A : 남양에서는 엔지니어들이 수시로 와서 교류하고 본사에서도 많이 온다. 현지 언론들도 그렇고 관심들이 많다.

Q : 모터스포츠 출전으로 인한 기술 피드백 효과는 어떤가?
A : 지금은 과거만큼 직접적인 피드백은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문제는 기술이다. 남양의 엔지니어들은 고성능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 WRC를 통해 새로운 걸 접한다. 이게 가장 크다. WRC는 전부를 아울러 봐야 하고 이런 경험이 나중에 피드백 된다. 랠리카의 아이템이 양산차에 직접 적용되는 경우는 없지만 엔지니어를 통해 양산차로 녹아 들어간다. 독자 팀으로 하는 가장 큰 이유이고 마케팅 효과보다 이게 더 크다. WRC는 시작에 불과하고 다른 것도 많이 계획 중이다. 고성능 디비전도 WRC와 결합돼서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Q : 아직까지 국내는 모터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A :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만 해도 모터스포츠의 저변이 대단히 넓다. 하지만 한국은 없다. 결정하는 사람들은 한국에서만 있으니 이해가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필요하다. 광고비를 많이 쓰는 것은 단기적인 처방이고 가격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다. 판촉은 극약처방으로 사용해야 한다. 자주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지고 브랜드가 죽는다.

Q : 모터스포츠는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본다.
A : 맞다. 아까 말한 것처럼 볼륨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그래서 모터스포츠가 중요한 일이다.

Q : 다른 지역에 비해 유럽은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A : 현재 3.5% 수준이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올라온 것이다. 유럽 시장은 보기보다 어렵고 보수적이다. 다른 지역처럼 급하게 올라가거나 떨어지지 않는다.

Q : 2015년 점유율 5% 목표로 한다고 들었다.
A : 유럽 시장 점유율 5%는 대단한 목표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이것만 넘어서면 시장에 완전히 안착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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