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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볼보 XC60의 디자이너,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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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9-27 02: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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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신형 XC60을 디자인한(외형 디자인) 사람은 한국 출신의 이정현 디자이너다. 1979년생인 그는 건국대학교에서 기계공학부 기계설계학을 전공하다가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스웨덴 유학길에 올랐고, 우메오 대학교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한 후 2010년 볼보에 입사했다. 기계공학 전공이라는, 디자이너로써는 다소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매력에 흠뻑 빠져 살고 있는 그와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소개한다.


Q : 메인 디자이너로써 XC60 중에서 꼭 봐줬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볼보를 선택하고 일하게 된 이유는?

 

A : 사이드 라인, B 필러의 라인, 그리고 하단의 파인 면을 대표하는 3개의 키 라인, 그것은 가장 중요한 라인이라기 보다는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라인이다. 꼭 봐줬으면 하는 것은 선보다는 사실 면의 처리이다. 면의 형태, 반사되는 빛의 형태, 빛을 받고 그림자가 지는 면을 봐 주셨으면 한다. 마치 액체 금속 같은 이미지의 럭셔리하고 프리미엄한 면이다. 멀리서는 프로포션, 가까이서는 면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으로 유학 간 이유는 볼보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북유럽 디자인이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자동차를 디자인하면서 북유럽 디자인에 푹 빠졌다. 그래서 볼보에 지원했고, 지금 근무를 하고 있다.


Q : 볼보 디자인의 키워드는 스칸디나비아와 스웨덴인데, 한국인이니까 한국적인 미가 반영된 게 있는지?

 

A : 대략 한국에서 30년, 스웨덴에서 10년 가량을 살았으니 하이브리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미도 북유럽의 미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복합해서 도출되지 않는가 싶다.

 

북유럽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고급스럽다. 덜어냈을 때 부각되는 아름다움이 있다. 동양에도, 한국에도 여백의 미가 있다. 그런 점이 스칸디나비아와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다 한국적인, 스칸디나비아 적인 면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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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덜어내는 것을 미라고 하고 있지만, 자동차에는 임팩트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볼보만의 임팩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또한 디자인 면에서 안전 문제로 인해 어려웠던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A : 라인을 추가하면서 달라보이는 것은 간단하지만, 라인을 빼면서 달라보이는 것은 정말 어렵다. 단순화, 단정화가 볼보만의 임팩트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볼보는 안전에 대한 부분은 타협하지 않는다. 그래서 제약이라기 보다는 도전이었다. 어떻하면 디자인을 중시하면서도 안전 규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 예를 들면 보행자의 안전은 앞면 디자인을 하면서도 각도 부문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인 것이다. 이런 작업들이 딱히 어려웠다기 보다는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당연히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었다고 본다.

 

Q : 볼보 디자인 팀의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하다. 또한 공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A :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디자이너들이기 때문에 가족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나이대도 30대 후반으로 비슷하다. 떠나거나 입사 시에는 항상 이벤트를 만들어준다. 그래서 항상 회사 안에서 친구들이 있다. 아무래도 집 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다 보니 그렇다.

 

디자인 안에 있어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고, 인턴의 아이디어도 좋으면 양산 또는 선행 디자인이 된다.

 

나는 공대를 다니다가 군대를 공군으로 갔다. 근무 중 제대하면 뭐 할까 생각하다가 기계공학을 평생 즐길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더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열정을 가질 수 있는 것을 생각했고, 대학교 3-4학년 때부터 유학 준비, 포트폴리오 준비를 했다. 동기는 가슴이 원하는 일을 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Q : 공대 출신이 디자인을 하면서 장점이라고 할 만한 점이 있다면?

 

공대에서 5대 역학을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긴 했다. 특히 에어로 다이나믹. 백그라운드 지식이 있으니 엔지니어와의 협업이 쉽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간의 교량체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Q : 볼보는 전동화를 추구하고 있다. 곧 배터리 전기차도 출시할 텐데, 배터리 전기차이기 때문에 달라지는 디자인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

 

A : 배터리 전기차이기 때문에 전기차 디자인이 따로 필요하긴 하겠지만, 그릴이 꼭 닫힐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릴의 형태나 이미지는 유지하면서도 전기차에 맞는 디자인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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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볼보만의 디자인 방향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또한 기존의 제조사들은 물론 신생 자동차 제조사까지, 모두들 프리미엄을 외친다. 그런 부분에서 볼보만의 프리미엄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는가?


A : 볼보 디자인이라고 하면 차별성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족마다 캐릭터가 모두 다르듯이 볼보의 자동차들은 추구하는 캐릭터가 모두 다르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하면서도 볼보의 DNA를 전달하고 있다.

 

볼보만의 프리미엄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어떤 차에 타면 고급스럽긴 한데 비행기 조종석 같은 복잡함, 그런 것은 무섭기도 하다. 볼보의 프리미엄은 고급스러움이 당연하겠지만, 북유럽 실내에 있는 편안함, 배우지 않아도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프리미엄이다.


Q : XC60을 디자인했고, 이제 V40의 디자인에 돌입하는데, 두 모델은 SUV와 왜건으로 완전히 다른 장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승되거나 볼보만의 DNA로 전해지는 부분이 있는가? 또한 지리자동차의 새 브랜드 링크 앤 코의 디자인에 볼보 디자인 센터가 기여하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A : 볼보만의 DNA는 당연히 유지되지만,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볼보만의 디자인이 된 하이 테일램프도 전체적인 디자인은 계승되면서 그 안에서 다양하게 변형된 디자인을 시험해보고 있다. 변화되었지만 누가 봐도 볼보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링크 앤 코의 디자이너들은 볼보에 있었던 분들이다.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볼보에서의 경험이 살아나는 만큼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계승되는 부분이 있다.

 

Q : 볼보에서 처음에는 어떤 일을 했는가? 처음부터 양산차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것인지 궁금하다.

 

A : 처음에는 선행 디자인 팀에 있으면서 컨셉카, 프로포션 스터디, 자동차의 형태에 대한 연구를 했었고 토마스 잉엔라트가 오면서 양산차에 참여하게 됐다.

 

Q : 디자이너로써 볼보 XC60이 잘 어울릴 것 같은 풍경을 한국 내에서 골라본다면?

 

A : 조명이 많은 도심, 강남 같은 곳에서 잘 어울릴 것 같고, 산에서도 자연에서도 잘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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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정현 본인에게 있어 자동차란 무엇인가? 또한 무엇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A : 추상적인 질문이라서 추상적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자동차라는 것은 일반적인 기계와 다르고 영혼이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는 조물주고 디자인하는 차에 캐릭터를 부여한다. 때로는 친구 같은, 보디가드 같은, 같이 달리는 말 같은 생명이 있는 영혼이라고 본다.

 

자동차는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스웨덴에서 혼자 살때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혼자 돌아다니기 힘들었는데, 차를 타고 있으면 혼자라는 느낌이 잘 안들었다. 그런 점에서 친구라고 본다.

 

Q : 볼보 모델들 중 가장 인상적인 모델은 무엇인가? 또 볼보를 제외하면 가장 마음에 드는 브랜드는 무엇인가?

 

A : 볼보 중에서는 P1800 모델이 인상적이다. 볼보 외 브랜드는 애스턴 마틴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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