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대 말 여성운전복의 잡지 광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대량으로 처음 만들어 팔던 양산(量産)차량 판매의 개척자인 랜섬 올즈(Ransom Olds ; 1864 – 1950)의 부인 우르슬라(Ursula)는 1895년 겨울, 급한 볼일을 보기 위해 남편의 소형 증기차를 몰고 디트로이트의 집에서 시카고를 갔다 오다가 그만 동상에 걸리고 말았다. 남편의 자동차는 그야말로 유리창도 지붕도 벽도 없는 엔진과 바퀴 그리고 의자만 달랑 달린 벌거숭이 차였다. 그것을 계기로 남편은 물론 운전하기 쉽고 간편한 자동차를 대량 만들어 내어 자동차 시대가 오면 연약한 여자들이 겨울에 자동차여행을 할 경우 추위 때문에 고통당하지 않도록 여성을 위한 자동차여행 드레스 세트를 올즈 부인은 고안했다. 

*1890년대 말기 여성의 겨울 운전복과 모포

올즈 부인은 곧 털로 만든 모자와 외투, 장갑, 양말, 구두, 모포 등 모터 드레스 세트를 만들어 다음해 초봄 집 앞 뜰에 전시해 놓고 디트로이트 상류층 여성들을 초청했다. 이 전시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올즈 부인은 곧 시카고에서 '올즈 모터 드레스 숍'이라는 자동차 의상 전용 가게를 처음으로 열어 인기를 얻었다. 이 유행은 곧 유럽과 영국으로 번져갔고, 자동차가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됐다. 

1890년대는 아직 자동차 대중화란 거리가 멀었고 자동차 역시 불안전하고 운전하기에 불편한 시대인데다가 보수적인 유행이 휩쓸던 때라 자동차 드라이빙을 위한 모터 패션이 탄생하지 못했던 시대였다. 따라서 여성들은 평상복을 계절이나 기후에 맞추어 간편하게 만들어 입고 운전을 하거나 드라이빙을 즐겼다. 

*1890년대 뉴욕의 사이클 패션

알레스카 페어뱅크스에 있는 파운테인헤드 올드카 박물관(Fountainhead Antique Auto Museum)에서 근무하던 의상 컬렉션 전문가이자 의상 역사가인 아비가일 쿠콜로(Abigail Cucolo)는 클래식 드레스 역사의 최고 권위자이다. 그녀의 저서에서 ‘패션 은 역사와 예술을 공유하는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녀는 20세기로 접어들 무렵부터 자전거와 자동차의 바퀴가 여성 의상 혁신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바퀴가 여성들의 자유를 위한 새로운 배출구를 제공하여 보다 실용적인 의상의 필요성과 패션 트렌드의 보급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했다.

바퀴는 문명의 탄생 이래 운송을 쉽게하는 필수 불가결 한 장치였으며, 그 영향은 수송을 넘어 패션의 세계로 확대되었다. 획기적인 재봉틀에 바퀴를 사용하는 것부터 20세기 초 3가지 혁신적인 자전거, 자동차 및 영화가 여성 의상 진화에 크게 기여했다. 19세기 초에 발명 된 자전거는 1880 년대에는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가 1890년대로 들어 자전거가 편리하게 발전되자 남녀사이에 자전거 타기 열풍이 일기 시작했다. 따라서 남녀의 의상도 변화를 가져왔다. 자전거 체인에 감기지 않기 위해 남성은 바지통이 좁아지고, 여성은 무릅 아래까지 오는 간소한 원피스 드레스에 가죽 롱 부츠가 유행하기 시작헸다. 

*1895년 세계 최초 여성 운전복세트- 올즈모빌 모터 드레스 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