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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자동차 디자인의 변화와 미래-목표설정과 통일된 전략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4-22 04:40:58

본문

자동차 디자인의 변화와 미래-목표설정과 통일된 전략

글/구상(한밭대학교 교수)

1960년대에는 전쟁의 영향에서 벗어나 엔진과 서스펜션 등 차량의 성능을 뒷받침하는 기구적 요소들의 진보가 상당히 이루어졌다. 비록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스타일이 다듬어졌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유럽 지역에서는 값싸고 실용적인 자동차가 많이 요구되고 있었다. 2차 대전 직후 1950년대 서유럽을 대표하는 실용적인 전륜구동 승용차가 프랑스의 시트로앵(Citroёn)이었다면, 1960년대 이후에 주목받은 실용적인 소형 승용차는 영국의 오스틴(Austin)이 내놓은 미니(Mini)였다.

미니의 차체길이는 3,048mm로 매우 짧고, 엔진은 850㏄에 34마력의 가로 탑재의 전륜구동(前輪驅動; front wheel drive)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1950년대 초 프랑스 시트로앵의 트락송 아방(Traction Avant)이 전륜구동의 시초였지만, 미니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설계한 전륜구동 방식을 취하여, 공간 활용의 효율성이 높아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대수가 보급되었으며 사실상 오늘날의 전륜구동방식의 모태가 되었다. 미니는 1959년에 개발되었으나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이다. 미니가 개발․보급됨에 따라 유럽지역에서는 시트로앵과 함께 전륜구동형의 실용적인 소형승용차가 많이 보급되게 된다. 미니는 1989년까지 약 5백만 대가 생산․판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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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오스틴 미니, 1960년





세계 여러 나라에 대중적으로 보급된 차로서, 비틀과 미니는 경제성과 효율성을 앞세운 소형 승용차라는 점이 공통적이다. 이들의 구동방식은 비틀은 엔진이 차체 후방에 탑재된(rear engine) 후륜구동(rear wheel drive) 방식이며, 미니는 엔진이 차체의 앞쪽에 탑재된(front engine) 전륜구동(front wheel drive) 방식으로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비틀은 엔진이 종치(縱値; longitudinal mounting - 세로방향 탑재) 방식인 반면에 미니는 엔진이 횡치(橫値; transverse mounting - 가로놓기) 방식으로 놓여 이것 역시 서로 대비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비틀의 구조가 차량의 중량균형과 주행성능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개발된 구조라면, 미니의 그것은 공간 활용과 경제성에 초점이 맞추어진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비틀의 구조는 고성능 스포츠카로 발전되었고, 미니의 구조는 1970년대 이후의 소형 승용차를 시작으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걸쳐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승용차에 적용된 ‘전륜구동 방식'으로 발전되었다. 미니의 이러한 구조는 후륜 구동방식을 가진 차량들을 제외하면 이제 거의 모든 승용차들의 공통적인 구조가 되었지만, 미니만이 가지고 있는 고밀도의 공간구조는 다른 소형승용차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사각형의 공간을 모두 채워 조금의 낭비가 없는 미니의 차체는 ‘최대의 공간 활용’과 ‘최소의 차체크기’라는 소형승용차들의 이율배반(二律背反)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본보기이다. 오늘날에 다시 조명된 미니(Mini)의 미니멀리즘은 훨씬 크기가 확대된 차체와 고성능의 상징인 대형 휠(wheel)과 편평 타이어(low profile tire)에 의해 오늘날의 기준에 의한 성능으로 작지만 강인한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작은 것은 아름답지만, 작은 것이 모두 나약한 존재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농축된 미니멀리즘’ 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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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다시 부활된 미니 쿠퍼(Mini Co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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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미니와 신형 미니의 크기 비교






미래의 디자인변화와 한국의 자동차
지금까지 살펴 본 몇 가지의 차량들은 그 ‘디자인’에서 서로 간의 공통점은 존재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아니, 사실 이들은 완전히 개별적 사례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들의 공통점은 전혀 다른 시대와 시장 속에서 가치를 인정받았고, 그 가치를 통해 대중적인 자동차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들이 이러한 결과를 가지게 된 것은 단지 엔진이 좋아서, 또는 디자인(스타일)이 멋있어서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 원인을 한가지로 뚜렷하게 밝혀 낼 수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들이 전체적인 ‘가치’를 높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가진 가치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주지하는 바와 같이 통신과 정보의 혁명으로 오늘의 문화에서 지역성의 개념은 점차 약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 눈으로 보여 지는 물리적 생활양식은 국가와 사회의 틀에서 벗어나 점차 하나의 글로벌 이라는 개념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오히려 국가나 지역간에 물리적 생활양식의 차이보다는 사람들이 내면에 가지고 있는 감성의 다양성과 그로 인해 표출되는 행위의 다양성이 오늘날의 문화의 다양성의 주체가 되고 있으며,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한편으로 다양한 관점에서의 문화의 해석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문화의 해석력
사실상 독창적인 문화나 컨텐츠, 또는 다른 것과 완전히 구분되는 독자적인 형태의 디자인은 오늘날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그러한 대상을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러한 다양한 문화적 측면의 요소들을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가, 또는 해석해 내는 가의 문제는 오늘날의 넘쳐나는 정보와 제품의 홍수 속에서 변화의 물결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새로운 자동차 디자인은 단지 멋진 스케치와 같은 자동차 디자인 자체에 국한 된 문제라고 하기 보다는, 자동차라는 대상을 ‘문화적’으로 이해해야 함을 의미한다. 단지 ‘좋은 차’를 만든다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동차를 ‘어떤 문화로 해석해서 보여줄 것인가’를 실무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물론이고 최고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분명하게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러한 공감대가 토대가 된다면 다양한 소비자와 문화를 가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치’를 가진 디자인을 가진 차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사실상 개발 단계에서 모든 차들은 그 메이커의 디자인적 창의성과 기술여건이 허용하는 한 가장 ‘좋은 차’가 목표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개발된 그 많은 좋은 차들 가운데 어떤 차는 ‘스타 상품’이 되지만, 또한 어떤 차는 ‘문제아’로 전락하고 만다. 그렇다면 ‘스타 상품의 디자인’의 열쇠는 무엇일까? 이것은 바로 자동차와 그것을 둘러 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이 며칠 밤을 새우는 식의 ‘공부’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감성과 열정 그리고 목표를 가진 디자인
가장 대조적인 성격을 가졌으면서도 가장 일관성이 잘 유지된 메이커는 필자의 견해로는 혼다(Honda)와 페라리(Ferrari)이다. 이들 두 메이커는 공통점이 거의 없으며, 생산하는 차량들 역시 전혀 다르다. 그러나 이들 메이커는 자신들이 지향하는 방향을 뚜렷이 알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 최고 경영자와 실무자들 모두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그들이 만들어내는 차들은 그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것이 이들의 디자인이 획일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양한 디자인 속에서 이들은 자신 만의 ‘인상’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세계의 무대에 올라서 있다. 그리고 한국의 ‘연기력’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무대 위에서 감동의 박수갈채를 받기 위해서는 단지 더 나은 연기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혼다와 페라리와는 같은 분명한 목표의 이해, 그렇지만 우리 만의 특성, 그리고 그것을 일종의 ‘광기(狂氣)’와도 같은 것으로써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런데 미래에 성공하는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은 디자인에 대한 지식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또는 그림을 잘 그리느냐 그렇지 않느냐 보다도 바로 이것,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로부터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가고자 하는 바를 적절하게 이해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 일 것이다. 그것이 되어 있다면 가치 있는 디자인을 가진 자동차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가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한편으로 모든 구성원을 교육시켜서 이해하도록 한다는 커다란 숙제가 놓여있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해시킬, 또는 교육시킬 거시적 목표 자체가 불분명하거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일견 이것은 믿어지지 않는 일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 더 좁게는 현대․기아 자동차 그룹이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 나아가 장기적인 미래의 세계의 자동차 시장에까지 추구해 나가고 있고 향후에 놓이게 될 위치와 역할, 그리고 그에 따른 아이덴티티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고, 아니, 사실은 그것을 생각할 기회가 지금까지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막연히 ‘더 좋은 차’, ‘새로운 차’ 라는 미시적(微視的) 목표를 가지고 개발을 해 왔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 목표를 새롭게 명확히 설정하고 향후에 이루어지는 차량의 개발활동들이 그것에 부합하는가를 개발활동에 관계된 모든 인력, 즉 실무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마케팅 담당자, 그리고 최고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영역에서 통일된 전략을 가지고 거시적 목표에 부합되는가의 판단과 논의를 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분명하든 그렇지 않든 기존의 목표를 모든 구성원들에게 교육시켜 통일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비해 일관성 있는 디자인의 창조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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