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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슈퍼카 디자인의 아우라(aura)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2-27 02:56:46

본문

과거에 비해 다양한 슈퍼카 메이커들이 생겨났지만, 한편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슈퍼카들이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같은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슈퍼카 중에는 정말로 전설적인 브랜드 부가티를 살려낸 경우도 있고, 어느 영화에 등장해 화제가 된 스파이커(Spiker)의 차량도 있다. 그리고 드물게는 인도에서 만든, 이름도 좀 낯 선 슈퍼카도 있다.

슈퍼카 ‘존다’의 메이커 파가니를 설립한 호라치오 파가니는 람보르기니에서 일하면서 카본 파이버 차체와 부품을 만들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설립한 회사 ‘모데나 디자인’을 슈퍼카 메이커로 발전시켰다고 하며, 차명으로 사용한 이름 ‘존다’는 안데스 산맥에 부는 바람의 이름이라고 한다. 이 차는 설립자 호라치오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고 온갖 신소재와 1995년형 벤츠 SL시리즈의 AMG 모델에 쓰였던 V12 6.0리터 AMG튜닝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차체의 디자인을 보면 곳곳에 사용된 카본 파이버 등의 다양한 신소재와 포뮬러 머신을 연상시키는 차체 형태 등으로 고성능 차량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파가니 존다의 차체 디자인을 보면서 이상하게도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같은 ‘감동’이 오지 않는 것이 솔직한 느낌이다. 그것은 바로 차량을 구성하는 하드웨어(hardware)는 있는데, 그것을 설명해 주는 소프트웨어(software), 즉 감성적 호소가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파가니 존다가 보여주는 하드웨어적인 고성능은 슈퍼카의 최우선 조건은 아닌지도 모른다. 만약 하드웨어적인 특징이 슈퍼카에서 가장 우선적인 조건이라면, 이를테면 명화(名畵), 즉 걸작의 그림을 평가하는 기준에서 어떤 품질의 물감으로 그렸는가를 최우선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론 물감의 품질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명화의 필수조건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고 이중섭 화백의 그림이 담뱃갑 속의 은박지에 그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불후의 명작인 것은 그림의 ‘물리적인 품질(?)’을 고려한 때문이 절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물론 물리적인 품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한 대의 슈퍼카를 이루고 있는 요소들이 단지 물리적 구조와 형태만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물리적인 요소들이 결합되는 것에서도 형태를 통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그리고 거기에 브랜드(brand)가 더해질 때 진정으로 사람들의 피를 끓게 하는 아우라(aura)를 가진 슈퍼카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우라(aura)는 무엇일까? 아우라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후광(後光)이다. 종교적인 그림에서 예수나 성모 마리아 같은 성인들의 머리 뒤에 밝게 빛나는 광채, 그것이 바로 아우라인 것이다. 슈퍼카 마니아들은 아무리 많은 차들 속에 섞여 있어도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를 그들의 아우라로 인해 마치 군계일학(群鷄一鶴)을 보듯 한눈에 발견해 낸다. 그렇다면 슈퍼카의 아우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값을 무조건 비싸게 매긴다고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

슈퍼카가 가진 아우라, 그것은 슈퍼카 메이커, 혹은 브랜드가 시간 속에서 고심하고 만들어 쌓은 발전의 역사이며, 그 역사는 아름다움의 완성을 향한 노력과 그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얻어진 철학(哲學)으로 만들어진 역사성(heritage)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역사성이 반영된 형태의 디자인, 바로 그 디자인에서 나오는 보이지 않는 힘이 바로 슈퍼카의 아우라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디자인의 힘은 바로 사람들이 슈퍼카가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드는 에너지의 근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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