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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리뷰 - 11. 기아 No3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4-18 00:10:52

본문

기아자동차의 유럽 디자인 연구소에서 내놓은 컨셉트 카 「넘버 쓰리(No3)」가 이번 서울 모터쇼에서 등장했다. 공개된 제원으로는 전장 4,045mm의 B 세그먼트 정도의 크기이지만, 휠베이스는 2,615mm로써 C세그먼트에 가까운 크기이다. 게다가 전체적으로는 승용차보다는 MPV에 가까운 형태를 가진 No3는 최근의 전 세계적 경제상황과 맞물려 소형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때에, 새로운 컨셉트로 등장한 소형차라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름의 색다른 특징을 가진 기아의 새로운 컨셉트 카 「넘버 쓰리(No3)」의 디자인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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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의 개성
「넘버 쓰리」를 처음 접하면 받게 되는 인상은 우선 무엇보다도 약간은 귀여운 듯하면서도 당찬 표정이다. 그리고 또 하나, 무채색으로 만들어진 외부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말해서 테일 램프와 뒤 범퍼에 부착된 리플렉터의 빨간색을 제외하면, 차체 외부에서 어두운 회색과 검정색, 그리고 흰색 이외의 다른 색채는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앞 범퍼의 안개등과 에어 인테이크 홀을 구분해주는 흰색의 핀 타입 구조물, 그리고 측면 유리창의 주변을 둘러친 몰드, 알루미늄 휠의 내부 등등이 모두 흰색으로 처리되어 있다.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이러한 몰드 류의 부품은 크롬 도금되거나, 은색, 또는 검은 색으로 처리하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그와는 정 반대의 흰색으로 마감하는 것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아니, 사실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은 사진으로 볼 때는 그다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의 차량에서 볼 때는 흰색을 사용한 부품 처리는 많은 차이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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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차체의 색도 무채색인 것은 물론이고, 무광택이다. 사실 차체의 무광택 처리는 그동안 일부의 튜닝카, 혹은 람보르기니의 레벤톤 같은 고성능 차량에서 보긴 했지만, 실용성을 컨셉트로 가진 차량에서 무광택 컬러가 사용된 사례는 아마도 「넘버 쓰리」가 최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것은 대중성을 가진 양산 자동차 메이커의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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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차체의 무광택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미군의 전폭기 스텔스가 주목받은 이후, 그것이 첨단기술이나 막강함을 상징하는 일종의 기호로 사람들에게 인식된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흑백 톤 중심의 무광택 차체 색채는 차량 전체가 마치 수묵화, 혹은 흑백 사진에서 느껴지는 진지함을 볼 수 있게 한다. 게다가 흰색 LED가 사용된 헤드램프 역시 이러한 흑백 톤의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전체적인 내외장의 디자인의 특징
컨셉트 카 「넘버 쓰리」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유기적인 선과 면의 흐름에 날카로운 에지가 조합되어 있는, 다분히 유럽지향적인 스타일이다. 즉 부드러운 면과 기계적인 느낌의 모서리가 조합되어 있는 것이다. 전체의 차체 형태는 1.5박스에 가까운 형태로써, 실제 앞 유리의 아래쪽이 거의 앞바퀴의 중심선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차체에서 시각적인 공간감을 넓게 할 뿐 아니라, 차체를 모노볼륨(mono-volume)에 가까운 형상으로 만들게 되어 공기저항을 줄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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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기아자동차가 최근에 쏘울과 로체,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발표한 쏘렌토 R 등에서 보여주는 이른바 「호랑이 라디에이터 그릴」의 채용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넓은 유리창으로 만들어진 파노라믹 루프(panoramic roof) 등이 눈에 띈다. 거기에 더해서 투명한 지붕을 과감하게 가로지른 사선의 크로스멤버(cross member)도 눈에 들어온다. 물론 이러한 구조나 형태 요소는 모두 다 그대로 양산차량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비록 컨셉트 카 라고 해도 이처럼 과감한 디자인으로 차가 디자인되고, 또 그것이 경영진의 승인을 거쳐 이렇게 하나의 컨셉트 카로 만들어져 등장했다는 것은 그간의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의 디자인 능력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디자인 마인드 역시 크게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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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외부의 디자인뿐 아니라 실내의 디자인도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실내에서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역시 차체에서와 같은 무채색을 중심으로 색채가 사용되고 있지만, 시트에는 밝은 브라운 계열의 색채가 사용되어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또한 시트의 착좌면의 패턴이 마치 유기적인 생물체의 세포나 피부의 이미지를 따라서 설정한 듯이 보이는데, 이러한 시트 표면의 처리는 다른 차체의 내・외부 디자인의 약간 기계적인 이미지와 대비되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의 디자인
「넘버 쓰리」는 앞으로 보게 될 기아자동차의 디자인의 변화 방향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사실 이제는 전 세계의 모든 자동차메이커들이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자동차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이제는 디자인이 나쁜 차는 찾아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속에서, 사실상 모두가 세련되고 잘 다듬어진 디자인을 갖게 됐지만, 여전히 우리의 감성에 정말로 직접적으로 호소하거나 마음을 움직이는 디자인은 드물다.

필자는 이것이 바로 자동차 디자인에서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이유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단지 멋있고 세련된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차를 보고 미소 지을 수 있는, 나아가서 예쁘다고, 깜찍하다고 감탄할 수 있는 그런 ‘감성적’ 디자인을 만들어주는 그 ‘무엇’이 필요한 지도 모른다. 그 ‘무엇’은 경우에 따라서는 브랜드의 역사일 수도 있고, 「미니」나 「뉴 비틀」, 「피아트 500」에서와 같은 클래식의 재해석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의 성숙과 아울러서 향후에 진정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소프트웨어적인 요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컨셉트 카 「넘버 쓰리」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감성적인, 아니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소프트웨어」 인 것이다. 「넘버 쓰리」를 통해 보다 개성 있고, 활력이 넘치며, 다른 메이커들과도 확연히 구분되는, 기아자동차만의 디자인의 발전과 성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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