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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디자인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자동차 디자인은 과연 예술인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4-29 09:33:44

본문

자동차 디자인은 과연 예술인가?

글/구상(한밭대 교수)

만약 대표적인 스포츠카를 꼽으라면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이탈리아의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이름을 이야기 할 것이다. 물론 당연히 이 차들은 성능이나 디자인, 어느 측면에서 보아도 적수가 없는 ‘지존’ 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탈리아는 연간 자동차 생산량으로만 본다면 10위권에 들지도 못한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무려 350만대 이상을 생산해서 세계 6위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동차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차 중에는 페라리나 람보르기니같이 사람들의 가슴을 뒤흔들 만 한 차는 한 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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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수퍼 스포츠카 스피라


그런데 얼마 전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주문생산에 의해 만들어지는 고성능 스포츠카가 나왔다. 이제 붕어빵을 만들 듯이 공장에서 찍어내는 자동차가 아닌, 흔치 않은 성능과 디자인의 차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보다 자동차선진국인 일본도 소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고성능 스포츠카를 만들고는 있지만, 일본인들 스스로도 일본제 스포츠카가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만큼, 아니 적어도 그 비슷한 만큼이라도 멋있다고 생각하지를 않는다. 일본인들도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앞에서는 그저 맥없이 한숨만 푹푹 내쉴 뿐이다. 왜 그럴까? 사실 일본이 이탈리아보다 자동차 만드는 실력(?)이 없어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부족해서 그런 멋진 차들을 만들지 못하는 걸까?

자동차는 당연히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정밀기계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독자적으로 자동차를 디자인을 해서 만들어 팔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일곱 개 안팎의 나라뿐이다. 나머지 나라들은 다른 나라가 그려준 설계도와 디자인대로 그저 ‘조립’ 만 할 뿐이라는 사실이 자동차를 개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주는 증거다. 그런데 한편으로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자동차는 기계로 시작해서 기계로 끝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무엇이란 말인가? 만약 자동차가 단지 정확하고 깔끔하게 만들기만 하면 되는 ‘기계’ 같은 것이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일본제 미니 카세트나 캠코더만큼 일본차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생산량 세계 제 2위인 일본의 자동차는 품질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실제로 일본차들을 보면 마치 일본제 미니 카세트나 캠코더에서와 거의 똑같은 품질감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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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X는 정교하지만 열정은 없다


그런데 왜 일본차를 보면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를 볼 때와 같은 ‘감동의 물결(!)’이 오지 않는 것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물론 필자 역시) 자동차를 사게 되는 동기를 유발하는 것은 이성(理性)적인 판단에 의해서보다는 감성(感性)의 작용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틀림없다. 자신의 자동차를 가지게 됨으로써 얻어지는 장점은 물론 많이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희생(?)해야 할 것들도 많다. 그렇지만 일단 자동차로 ‘시동이 걸린’ 감성은 이성을 압도한다. 그렇기 때문에 살 때 뿐 아니라, 차를 타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비효율’을 감수하고도 ‘마음에 드는’ 차를 사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답은 간단해 진다. 사람들의 가슴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느냐가 좋은 자동차디자인의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조상(?)을 잘 만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는 회화와 조각, 건축 등 거의 모든 예술분야를 총 망라해서 걸작들을 남긴 거장(巨匠; Maestro) 중의 거장이다. 우리 속담에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 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야말로 조상 탓(?)에 훌륭한 물건들을 만들어 쓰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탈리아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뭐라고? 조상 탓?’ 이라며 언성을 높일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의 자동차와 제품들에 내재해 있는 디자인의 독창성은 오늘날에 와서 다른 어느 나라도 넘볼 수 없는 이탈리아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마에스트로(Maestro)라고 불리는 슈퍼스타 디자이너들이 자리 잡고 있다. 문자 그대로 창조적인 능력을 가진 거장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창의적인 조형감각이 요구되는 분야에는 각각의 마에스트로들이 있고, 그 제품들은 소위 ‘명품’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혹자는 이런 이탈리아 사람들의 재능이 유전적인 것이 틀림없다고 이야기 한다. 실제로 베르토네(Bertone), 피닌파리나(Pininfarina), 이탈디자인(Ital Design)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자동차디자인 업체들은 대를 이어 가업(家業)으로 디자인을 하고 있다. 포니의 디자이너로 우리에게 익숙한 거장 죠르제토 쥬지아로의 아들 파브리치오 쥬지아로 역시 디자이너로써 이탈디자인을 이끌어가고 있고, 그의 딸 로라 쥬지아로는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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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 스타일 특성을 가진 베르토네의 컨셉트카 스트라토스



그렇지만 한편으로 디자인감각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보면 로마제국을 꿈꾸었던 시저의 카리스마, 문화와 예술에 대한 안목을 가진 메디치 가(家)의 섬세함, 마키아벨리의 이지적 철학 등등 선이 굵으면서도 섬세한 ‘문화’가 바탕이 되어 단지 ‘멋있다’는 말로는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이 이탈리아의 디자인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고성능 스포츠카 페라리를 ‘시저의 용맹과 미켈란젤로의 예술이 결합된 달리는 조각품’ 이라고 곧잘 비유한다. 물론 누군가 필자의 이 말을 궤변이라고 나무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단지 「페라리」라는 브랜드에 대한 그럴듯한 미화가 아니라, 가슴을 흔드는 자동차는 차체 디자인만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문화와 감성’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수입차가 들어 온지 10년이 훨씬 지났고 해마다 그 판매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의 판매량이 작년 한 해 동안의 판매량을 넘었으니, 이제 수입차는 옛날 같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치품이 아니라, 다른 감성을 가진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의 하나이다. 패션의 유명 브랜드, 소위 「구×」, 「알×니」, 「불×리」같은 제품들을 선택하는 것이 내가 공감한 감성의 선택이라고 받아들여지듯, 각자의 감성에 공감이 가는 자동차를 타는 것 역시 그런 것이 아닐까? 물론 비용은 든다.

자동차는 단지 잘 돌아가면 그만인 기계 덩어리는 아니다. 옛날에는 디자인을 이야기 할 때 “Form follows function(제품의 형태는 기능에 의해 결정된다)." 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Form follows fun(제품의 형태는 즐거움에 의해 결정된다)" 이라고 한다.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우리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는 제품에서는 진정한 만족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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