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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리뷰 - 18. 르노삼성 뉴 SM5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1-19 06:54:01

본문

신형 SM5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국내의 중형차 시장에서는 쏘나타가 1988년에 등장한 이후로 판매량에서는 압도적으로 독주하고 있었지만, SM5는 처음 등장한 1997년 이후부터 판매량에서는 쏘나타보다 적지만, 품질과 내구성에서는 쏘나타와 막강한 라이벌을 이루는, 아니 어떤 측면에서는 쏘나타를 능가하는 뛰어난 모습을 가진 차량으로써 그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SM5는 대량으로 판매되는 볼륨 셀러의 면모보다는 내구성과 고품질을 중심의 가치로 내세웠던 르노삼성의 상품 전략의 연장선에 있고, 또한 그간의 르노삼성 차량들의 품질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바탕이 되었던 것 같다. 사실 국내 중형 승용차의 베스트셀러 쏘나타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라고 할 수 있는 SM5의 풀 모델 체인지는 그러한 이유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새로운 가치를 가진 중형 승용차 SM5가 새로운 세대로 진화한 디자인 특징을 살펴보자.

유럽형 D 세그먼트 승용차

이전의 SM5가 닛산의 중형 승용차 티아나(Teana)를 바탕으로 한 차였던 데에 비해서, 신형 SM5는 프랑스 르노의 최신형 라구나(Laguna)를 바탕으로 만든 차다. 이것은 르노삼성의 차종들이 점차 닛산의 차종에서 르노의 차종으로 그 바탕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1세대의 SM5는 닛산의 세피로(Cefiro)가 바탕이었고, 2세대도 닛산의 티아나 였지만, 오늘 살펴보는 3세대는 르노의 중형 승용차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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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단지 플랫폼이 일본의 설계에서 유럽의 설계로 바뀐 것에 그치지는 않는다. 대개의 자동차는 단지 엔진이 달리고 바퀴가 달린 기계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것은 바꾸어 말하면, 그 차가 설계된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2세대까지의 SM5는 닛산, 나아가서 일본의 자동차 문화를 반영하고 있던 차량이었다. 그리고 3세대로 등장한 새로운 SM5는 르노, 나아가서 프랑스, 그리고 유럽의 자동차 문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중형 승용차에 대한 프랑스와 유럽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이야기되는 ‘중형’ 이라는 분류의 명칭은 국제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D 세그먼트’ 라고 돼 있다. 물론 국제적인 기준에서 ‘D 세그먼트’ 승용차에는 세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에는 ‘D 세그먼트’ 승용차에도 5도어나 3도어 해치백 승용차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가장 중심이 되는 차량은 세단형, 즉 문이 넷 달려있고, 트렁크가 분리된 형태의 차량이다. 이러한 유형의 차량이 대형화 되면, 럭셔리 세단이지만, 대중적인 차량이 되면, 그것이 바로 가족용 차량, 즉 패밀리 세단인 것이다,

그런데 신형 SM5는 전장×전폭×전고가 4,885×1,830×1,490mm이고, 휠베이스는2,760mm이다. 휠베이스는 과거에는 중형 승용차의 표준이 2,700 정도라고 여겨졌지만, 지금은 준중형급도 2,700에 육박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신형 SM5는 2,760mm로 과거의 중형의 기준을 넘는 준대형에 가까운 수치이다. 게다가 측면에서의 이미지는 역동성을 강조한 커다란 휠과 앞 휠아치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 등으로 건장한 인상을 주고 있다.

차체 디자인의 특징

신형 SM5 측면의 인상은 짧은 후드와 커다란 실내 공간, 그리고 짧은 뒤 데크로써, 역동적이고 경쾌한 비례로 만들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비례는 최근의 모노볼륨형 차체 디자인, 즉 물방울 개념의 차체 디자인의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후드에서 시작된 엣지가 선 캐릭터 라인이 A필러로 연결되고, 이것이 다시 C필러까지 연결된 뒤에 트렁크리드까지 이어지는 유연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면의 흐름을 유체가 흐르는 듯한 이미지로 강조하는 르노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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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측면에서도 곡면의 볼륨을 강조하고 인위적인 캐릭터라인으로 면을 꺾기보다는 부드러운 볼륨이 흘러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차체 측면에도 별도의 측면 프로텍터의 부착보다는 깔끔한 면 처리에 의한 모던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측면에서의 스타일 처리는 측면 유리창을 감싸는 A필러에서 C필러까지 이어진 곡선을 따라 부착된 스테인리스 몰드의 처리이다. 이 스테인리스 몰드는 C필러에서 굵어지면서 르노감성의 엠블렘이 부착된 형태로 마무리되고 있다.

신형 SM5의 전면 인상은 기본이 된 모델 라구나 보다 강렬한 헤드램프의 인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르노의 차들이 대체로 균형적이고 무난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 대중성을 추구하는 국내의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과의 차별성을 가지기 위한 것일 것이다. 게다가 차량의 선회방향을 비춰주는 어댑티브 헤드램프도 적용돼 있다.

르노삼성의 차들에서 공통적인 전면부 특징은 후드에서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이어지는 U字 형상의 캐릭터 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2세대 SM5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데, 이제는 거의 완성된 단계로 들어간 것 같다. 게다가 모든 르노삼성의 차들이 그렇듯이 높은 품질감을 강조하려는 세부 디자인 특징을 볼 수 있기도 하다. 뒷모습의 인상 역시 팽팽하게 당겨진 탄력 있는 면에 의한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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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에서 나온 이미지 라인이 범퍼의 모서리로 연결되어 복잡한 구성을 최소화 하려는 디자인 처리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면의 연결 속에서 후드 끝에 붙어있는 크롬 몰드에 르노삼성 특유의 이미지 라인을 넣은 것이나, 테일 램프의 모서리가 트렁크 리드로 연결되면서 1세대, 2세대 SM5의 뒷모습과 통일성을 가지면서도 곡선에 의한 흐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내 디자인의 특징

실내 공간에서는 유럽의 승용차들이 가진 질감 중시의 디자인을 볼 수 있다. 아울러 프랑스 승용차들의 특징인 곡선의 사용도 눈에 띈다. 대체적인 일본의 승용차들이 실내공간에서는 직선을 많이 사용한다. 이것은 일본의 다다미를 비롯한 작은 공간을 활용하는 주거문화와 관련이 있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은 일견 ‘대륙적’ 특성에 의한 곡선을 사용하기도 하는 실내공간이 상대적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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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곡선과 질감의 대비가 신형 SM5의 실내에서 느껴지는 가장 큰 차별점이다. 도어트림에 설치된 무광 금속질감과 가죽질감의 대비는 시각적인 공간감을 만들어주는 요인중의 하나이다. 이와 아울러 향수와 공기청정기능을 가진 공조시스템 역시 공간의 관능적 요소를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는 유럽적 디자인 특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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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린하우스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차체 구조 변화는 카울의 위치를 앞쪽으로 이동시킨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상부의 폭이 넓어져, 보다 큰 공간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뒷좌석의 레그룸 역시 충분히 넓게 설정돼 있다. 1, 2세대의 SM5에서 상대적으로 좁게 느껴졌던 뒷좌석의 레그룸은 3세대 SM5에서는 아쉬움이 없을 만큼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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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의 디자인은 라구나에서 달라진 것이 없이 르노 본래의 흐르는 이미지의 디자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운전석과 조수석의 온도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다. 물론 디자인과 직결된 문제는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차량의 감성적인 품질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인 것은 틀림없다. 이 장비는 대체로 유럽 차량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물론 SM3에도 이런 장치가 도입돼 있긴 하지만, 이제 중형급 SM5에서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럽형 승용차의 실용성

하지만 신형 SM5의 디자인에서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신형 SM5의 측면의 윈도에서 A필러에서 지붕으로 흐르는 선이 약간 길어 보이는 인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시각적으로는 혹시 앞좌석의 머리공간이 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새로이 등장한 신형 SM5는 앞서의 세피로나 티아나 베이스의 SM5들이 보여주었던 일본 승용차의 특징과는 다른 유럽 승용차의 가치와 내면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에 등장한 YF 쏘나타는 중형 승용차에서 개성과 스포티의 바람을 일으켰지만, 한편으로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생활소품 ‘무지’ 브랜드처럼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모범적’ 가장들을 위한 차량도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형 SM5는 개성이 너무나 넘치는 YF의 강력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각적인 개성보다는 내면의 가치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 집단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리고 그러한 소비자 집단은 1세대와 2세대의 SM5에서도 변함없이 SM5를 선택해 왔다. 새로이 등장한 신형 SM5가 유럽 승용차의 특징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시장 특성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그리고 신형 SM5로 우리의 중형차 시장이 어떻게 변화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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