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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기아 K5 디자인, 무엇이 다른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5-29 03:05:10

본문

신형 K5의 공식 시승행사가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강원도 양양 일대에서 실시되었다. 필자는 자동차 디자인의 최신 경향과 신형 K5의 디자인에 대한 세미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신형 K5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직접 몰아본 K5는 그 성격이 스포티함과 개성에 중점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 전반적으로 성숙하기 시작한 기아의 차 만들기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계기였다. 이미 K5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디자인 리뷰를 썼지만, 오늘은 K5의 스포티한 디자인에 초점을 두고 설명하려한다.

스포티한 비례의 차체 측면
우리는 새로운 차들의 디자인을 볼 때 먼저 라디에이터 그릴의 모양이나 헤드램프, 또는 테일 램프의 형태를 보게 된다. 사실 그런 부분들은 차량의 인상을 만들어내고, 또 최근에 다양한 신기술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신형 차에서 이러한 부품들의 형태와 거기에 적용된 신기술은 한 대의 차량의 이미지를 크게 좌우한다. 그러나 자동차 디자인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차체의 비례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형 차의 차체 비례는 그 차의 성격이 어떠냐를 좌우하는 근본적인 요소이다. 이것을 운동선수에 비유하자면, 100미터 단거리 육상선수와 역도선수들의 근육과 체격조건이 현저하게 다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의 차체 비례는 바로 운동선수의 체격과 같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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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승용차의 차체비례는 어떤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오른쪽의 그림은 1980년대 후반에 기아지동차가 내놓은 첫 중형 승용차 콩코드이다. 콩코드는 발매 당시 뛰어난 고속주행능력과 민첩한 운동성능으로 ‘고속도로의 왕자’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스포티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콩코드의 차체는 납작할 정도로 날렵한 후드와 높은 트렁크 등으로 쐐기형 스타일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이러한 콩코드의 차체 비례를 분석해 보면 후드의 길이가 차체의 29%, 트렁크는 후드길이의 정확한 1/2의 14.5%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세단에서 후드의 길이 비율은 25%인 경우가 가장 중립적인 비율이며, 그보다 길어지면 고성능의 성격을, 또 짧아지면 거주성ㄴ 중심의 모노볼륨에 가까운 비례가 된다. 그러므로 콩코드의 29% 비례는 전형적인 고성능 차량의 비례이다. 한편으로 트렁크의 길이는 후드 길이의 1/2이 가장 중립적이고 정통적(正統的) 세단의 차체 비례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캐딜락의 세단들이 보수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이유 중에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긴 트렁크의 길이 때문이다. 캐딜락의 승용차들은 최근의 CTS에서는 짧은 트렁크로 상당히 스포티하고 경쾌해졌지만, DTS 같은 모델들은 긴 트렁크로 상당히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주는 디자인이다. 필자는 그것이 나쁘다는 뜻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캐딜락 DTS의 성격은 바로 그런 권위적인 차량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1980년대 후반의 콩코드는 고성능 세단의 차체 비례를 가지면서도 중립적이고 정통적인 세단의 비례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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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시기에 등장했던 중형 승용차 Y2 쏘나타는 다소 보수적인 세단의 이미지를 주고 있다. 사실 이 시기의 쏘나타는 국내에서는 패밀리세단이면서도, 한편으로 한 집의 대표적 ‘자가용’ 이라는 부의 척도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품위’를 강조하는 보수적인 세단의 이미지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였음이 틀림없다. 따라서 차체 비례를 살펴보면, 후드의 길이는 26%로써 6기통 엔진까지 탑재 가능한 공간을 가지고 있지만, 트렁크의 길이는 후드 길이의 1/2을 넘는 15%로 다소 길게 설정되어 차체의 이미지가 보수적인 이미지의 3박스 세단임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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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십여 년의 시간이 후른 뒤인 2005년에 등장한 중형 승용차 로체의 차체 비례를 살펴보면, 후드의 길이는 26%로써 V6엔진 탑재를 대비해서 중립의 25%에서 약간 긴 비례인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트렁크의 길이는 정확히 후드의 1/2인 13%로 설정되어 있어서 중립적인 패밀리 세단의 비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한편으로 90년대의 쏘나타 뒤 유리가 비교적 서 있는 경사각으로 품위를 가지려 했던 과과는 다르게, 뒤 유리의 경사각이 누우면서 경쾌한 세단의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미1990년대 말부터 중형 세단은 품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실용적 가치를 지닌 패밀리 세단으로써의 용도가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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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시기에 등장했던 도요타 캠리의 차체 비례를 살펴보면, 후드의 길이가 24%의 비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캠리 역시 미국 시판모델에는 6기통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있었지만, 앞 유리창의 시작점 카울 포인트(cowl point)를 앞쪽으로 당겨서 실내공간의 비중을 강조한 차체 디자인을 추구했다. 그것은 캠리가 미국시장에서 중산층의 패밀리카로써 베스트셀러에 올라있었기 때문에 신형 캠리에서도 그러한 거주성 중심의 차체 비례를 강조한 디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서 트렁크의 길이 비례는 10%의 극히 짧은 비례로써, 오히려 경쾌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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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09년에 가장 주목받으며 등장한 YF쏘나타 역시 25%의 후드 길이로써 거주성을 중시한 세단의 비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트렁크의 길이는 정확히 후드의 1/2인 12%의 비례로써, 중립적이고 정통적인 세단의 비례를 보여준다. 사실 YF쏘나타는 차체가 마치 커다란 타원형태인 개념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한눈에도 공간 중심의 패밀리 세단의 차체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쏘나타가 국내 시장에서 패밀리 세단의 자리를 굳히며 독주해온 본질적 가치의 원동력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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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등장한 K5는 엔진과 서스펜션, 변속기 등은 물론이고 플랫폼과 같은 아키텍쳐(architecture) 대부분을 YF쏘나타와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K5는 YF쏘나타와의 현격한 차별화를 위해 카울 포인트를 20mm가까이 뒤로 옮겼으며, 뒤 유리의 접지점인 데크 포인트 역시 그만큼 뒤로 옮겨서 26%의 긴 후드와 10%의 짧은 트렁크 비례를 보여주고 있다.

K5의 차체 측면 이미지는 낮고 긴 후드와 높고 짧은 데크로 인해서 매우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쿠페의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차체 비례 뿐 아니라, 높은 벨트라인과 날렵한 측면 유리창 등으로 차체의 자세는 육중한 이미지에 쿠페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실제로 장거리를 운전해 본 느낌은 차체의 안정성과 동력성능에서는 평균적인 운전자가 자신의 차를 이용해서 가속을 하거나 혹은 추월을 하는 등의 영역에서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운 정도의 동력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실내 부품들의 재질과 마무리 등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중형 승용차, 캠리, 알티마 등의 일본산 중형 승용차들의 감성적 마무리에 필적하거나, 어느 부분은 그들을 능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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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차량의 디자인을 평가하는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최종의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이고 권리이다. 그러나 성숙된 완성도와 물리적으로 수준에 오른 K5의 등장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디자인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에서의 다양성도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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