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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고급 승용차의 디자인 룰은 무엇인가? - 2. 인피니티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7-31 12:25:02

본문

오늘은 고급 승용차의 디자인 공식을 살펴보는 두 번째 내용으로 인피니티의 특징과 디자인을 살펴보도록 하자. 「인피니티(Infiniti)」는 렉서스와 같은 시기인 1989년에 출범한 닛산의 고급 브랜드이다. 그리고 기함으로 등장한 「Q45」는 개성적인 앞모습으로 등장한다. 렉서스의 기함 LS400 보다도 더 큰 4,500cc의 배기량을 가진 Q45는 여러 모로 렉서스의 LS400과 대비되었다. 우선 차체 디자인에서 전면에는 ‘벤츠 스러운’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일본의 전통공예기법으로 제작된 대형 인피니티 배지를 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본의 전통적 요소는 차체 외부 뿐 아니라, 실내 디자인과 차량을 전시 판매하는 딜러의 건물 공간에까지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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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5의 실내 계기판에는 일종의 자개 종류의 공예기법으로 마감된 페시아 패널(facia panel)이 장착되었고, 차량을 판매하는 미국 딜러 샵의 내부 디자인 역시 일본식 창살과 정원의 건축양식, 이른바 「젠(禪)스타일」이라고 불리는 양식으로 마감되어 있었다. 이것은 일견 매우 독자적이고 일본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치밀하게 통일시킨 디자인 전략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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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가 일본 메이커의 관점에서 ‘국적불명’ 같은 느낌의 디자인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피니티는 닛산(日産)이라는 메이커의 이름 그대로 들어맞는 일본산(日本産) 제품의 메시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었고, 그에 따라 Q45는 ‘일본적’ 정체성을 강하게 가진 성능도 뛰어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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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렉서스가 발매 초기 미국에서, 특히 서부의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것과는 달리, 인피니티는 상대적으로 시장의 반응은 조용했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디자인의 독자성이 너무 강했던 탓인지도 모른다. 일본의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고 ‘벤츠의 모방품’ 이라는 비판까지도 받았던 렉서스 LS400의 디자인에 비하면, Q45의 디자인은 사실 ‘왜색(倭色)’이 너무 강했다. 그런 면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드러내놓고 ‘일본제’를 선택하기에 ‘부담’을 느낀 것인지도 몰랐다. 한편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이 붙어있지 않은 Q45의 전면 디자인이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개의 고급 승용차들이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앞에 장착하는데, Q45는 이러한 ‘룰’을 지키지 않은 것이 오히려 확실한 이미지 정립에 혼선을 빚은 것이었다.

이후 닛산은 일본 국내용 모델에서는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단 고급 승용차 「프레지던트(President)」를 등장시키기도 하고, 1992년형의 Q45 모델에서는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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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에 등장한 2세대 Q45 모델은 완전히 바뀐 차체 디자인과, ‘고급 승용차의 룰’에 따라 벤츠 S클래스를 연상시키는 차체 디자인도 가지게 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는 데는 실패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세대가 바뀌어 2002년에 등장한 3세대 Q45 모델은 2세대모델보다 곡선적인 차체 디자인에 이전의 수직형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인피니티 브랜드의 다른 차량들과 통일성을 가진 수평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마치 리볼버 권총의 탄창을 연상시키는 7개의 실린더로 이루어진 HID 헤드램프와 같은 신기술을 장착하고 등장했지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여전히 적었고, 이후의 4세대 Q 시리즈 모델개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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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은 M 시리즈가 인피니티의 기함 역할을 하고 있다. M 시리즈는 현재의 닛산의 CCO 나카무라 시로가 새롭게 제시한 인피니티의 디자인 철학에 의해서, 좀 더 직관적인 이미지를 가진 고급 승용차의 디자인 룰에 근접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시장의 반응이 궁금하다.

고급 승용차의 ‘디자인 룰’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들 중 렉서스는 이제 프리미엄 브랜드로써의 입지를 세우는 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피니티는 기함 모델 Q 시리즈는 확실한 이미지 정립에는 실패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하지만 Q 시리즈 이외의 M이나 G, QX 시리즈 등의 인피니티 승용차들은 고유한 시장과 이미지를 정착시켜가고 있다. 그런데 반대로 렉서스는 기함 LS 이외의 다른 IS, RX, FX 모델들의 시장입지는 오히려 크지 않아서, 인피니티와는 재미있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M이나 G, QX 시리즈 등의 여러 인피니티 모델들이 강하게 내세우는 특성은 고성능(high performance)이다. 그런데 성능은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누구나 핸들을 잡으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자동차의 실질적 가치이다. 그것은 초기의 Q 시리즈가 「젠(禪)스타일」로 대변되는 일본적 추상성에 지나치게 의존한 이미지로 소구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던 반면에, 렉서스는 국적성을 배제한 보편적인 차체 디자인에 물리적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의 고급 승용차를 지향하면서,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차’로써 유럽의 전통적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를 타고 싶어 하는 계층들에게 어필했던 것이다.

모든 자동차 브랜드는 그들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상상력과 꿈’을 가지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간에 상상력이나 꿈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동기를 부여해 준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상력과 꿈’의 역할은 그 브랜드가 지향하는 소비자가 일반 대중이 아니라, 고급 승용차를 사려는 사람들, 혹은 고성능 승용차를 사려는 사람들을 지향할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꿈과 상상력을 느끼도록 하는 조형 언어로써의 ‘디자인’이 준비되어야 비로소 그것이 구체화되는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을 얼마나 잘, 그리고 목표로 하는 소비자들에게 맞게 준비하느냐가 바로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본래 필자는 이번 글에서 고급승용차의 디자인 룰에 대해서 결론을 내보려고 했었다. 그런데 상상력과 꿈에 관련된 이야기 하나를 더 한 뒤에 결론을 내려야 할 것 이라는 생각에, 한 번 더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다음에는 아우디에 대해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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