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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최고급 승용차에서 럭셔리와 스포티의 차이는 무엇인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5-19 06:05:05

본문

최고급 승용차에서 럭셔리와 스포티의 차이는 무엇인가?

글/구상(한밭대 교수)

오늘날 세계 최고급 승용차는 단연코 영국의 롤스로이스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자동차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것이다. 사실 롤스로이스의 역사는 거의 100년에 가깝다. 그 역사 내내 롤스로이스가 추구해 온 것은 항상 당대 최고의 기술과 정성(?)을 기울여서 최고의 품질을 가진 차를 만드는 것이었을 것이다. 물론 여기서의 최고의 품질은 단지 물리적으로 느껴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롤스로이스 뿐 아니라 벤틀리 역시 1920년대부터 서로 고급 승용차의 쌍벽을 이루며 자동차산업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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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초대 벤틀리에서 1991년 벤틀리 R까지////// 벤틀리의 엠블렘


벤틀리는 1920년대 「르망24시간 경주」에서 다섯 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고성능 스포츠카로의 명성을 떨쳤다. 이 같은 명성은 창업자 월터 오웬 벤틀리(Walter Owen Bentley)의 타고난 기술적 안목과 기계에 대한 남다른 철학에서 나왔던 것이었다. 당시에는 실용화가 어려웠던 알루미늄합금 피스톤을 항공기용 엔진에 적용해 1차 세계대전에서 많은 돈을 번 그는 1918년 자신의 이름을 딴 「벤틀리」 자동차 회사를 만들었다. 벤틀리 자동차는 높고 큰 사각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에 투박하지만 튼튼한 차로 1920년대 영국의 대형 자동차시장에서 롤스로이스의 최대 라이벌로 떠올랐다.

그러나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공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1931년 롤스로이스에 합병되면서 벤틀리만의 아이덴티티는 조금씩 사라지게 된다. 롤스로이스는 자신의 정숙함과 벤틀리의 성능이 조화를 이룬 「조용한 스포츠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었다. 물론 이들 메이커들은 합병된 뒤에도 롤스로이스는 귀족의 고급승용차로서, 벤틀리는 고성능의 대형 스포츠카로써 나름대로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서로의 개성은 조금씩 희석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역사는 다시 이들의 개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 위해 움직이게 되었다.

2003년 1월 1일 자로 롤스로이스 브랜드는 BMW에 합병되어 버리고, 이제 벤틀리는 롤스로이스를 벗어나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디비젼(division)으로 남게 되었다. 폭스바겐에 인수 된 뒤 과거 벤틀리의 부활을 목표로 개발된 신형 컨티넨탈은 4인승(2+2)구조의 4륜구동모델 GT쿠페로써 선보였다. 신형 컨티넨탈은 폭스바겐이 개발한 W형12기통 6,000cc 배기량의 트윈터보엔진에 6단 자동트랜스미션을 탑재하였다. 최고속도는 시속 290km 이상의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기술적 배경으로 신형 컨티넨탈의 차체의 비례는 12기통이면서도 직렬 6기통보다도 컴팩트한 폭스바겐의 W형12기통 엔진 덕분에 후드가 짧고 캐빈 2/3 이상의 비중을 가지는 모던한 측면 비례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과거의 벤틀리 쿠페의 후드 길이가 거의 차체길이의1/2에 가까웠던 것에 비하면, 기술의 발전과 거주성을 중시하는 커다란 시대적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일견 럭셔리카와 스포츠카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이 보이는 일면이 있다. 그것은 럭셔리와 스포티함이 추구하는 목표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벤틀리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의 성격이 우아한 차체 디자인으로 결합되고 있다. 고급 승용차이면서도 스포티한 컨셉트를 위해 ‘거추장스런’ 장식이 배제된 스타일은 오히려 롤스로이스의 화려한 스타일의 그것과는 확연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장식의 유무만이 럭셔리와 스포티의 구분일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롤스로이스에서 장식품을 떼어 낸다고 해서 롤스가 스포티해 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과연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를까?

초대 벤틀리에서 8대째의 모델을 비교해 보면 세부적인 디자인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보다 거시적인 눈으로 보면, 이들 차들이 뒷유리 각도, 즉 C필러가 날씬한 이미지로 처리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그 각도는 일정하지 않지만, 롤스의 세단에 비교하면 속도감을 강조한 스타일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롤스와 벤틀리 차체 스타일에서의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보다 근본적인 차이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스타일의 코드’는 다른 메이커의 차량들에서도 볼 수 있다. 날씬한 뒤 유리창, 그것이 바로 스포티함의 코드인 것이다. 짧은 후드에 날렵한 뒤 유리창이 만들어 내는 역동적 비례는 이미 스포티함의 추상적 형태인 것이다.

이러한 스포티함의 대조는 실내의 색조에서도 명백하게 나타난다. 롤스로이스의 차분함이나 우아함과는 달리 밝은 오렌지 브라운 색 가죽으로 마무리 된 시트와 도어트림, 그리고 호두나무 패널로 마무리 된 좌우 대칭형의 계기판은 운전자와 동승자 중심의 스포츠 쿠페의 차량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벤틀리의 감성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마치 주말에 승마나 폴로를 즐기기 위해 오렌지 브라운 빛깔의 가죽 부츠를 신고 체크무늬 복장을 차려 입은 영국 귀족의 여유로움이 벤틀리가 추구해 나가는 컨셉트인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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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컨티넨탈 GT의 내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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