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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32. 쉐보레 캡티바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4-14 05:54:32

본문

GM대우의 윈스톰이 쉐보레 브랜드의 캡티바로 다시 탄생했다. 캡티바라는 차 이름은 아마도 마음을 사로잡는(captivate) 차(automobile)라는 뜻으로 지어졌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새로운 이름으로 나온 SUV 캡티바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새로운 브랜드와 새 이미지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보였던 흥미로운 현상은 과거에 GM대우에서 쉐보레로 브랜드가 바뀌고 나서 사람들의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필자도 이번 전시 기간 동안 두 번이나 서울 모터쇼를 가 보았지만, 두 번 모두 쉐보레 브랜드의 전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새로운 컨셉트 카 ‘미래’를 비롯해서 트랜스포머의 주인공 카메로 등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만한 차종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만약 ‘GM대우’ 브랜드였다면, ‘미래’나 ‘카메로’ 등을 전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브랜드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그 효과는 실로 대단하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GM대우’라는 브랜드 때문에 손해를 본 것도 많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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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것은 오늘날의 자동차산업에서 브랜드의 위력을 실감케 해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브랜드는 자동차에게는 시작인 동시에 끝인지도 모른다. 브랜드가 자동차의 모든 것을 바꾸지는 못하다고 해도, 적어도 자동차의 디자인 이미지는 바꾸어 놓는다. 그리고 오늘날의 자동차에서 디자인 이미지는 물리적인 성능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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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가치관과 개성적 이미지
캡티바의 앞모습은 쉐보레의 분리형 라디에이터 그릴의 가장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쉐보레는 거의 모든 차종의 앞모습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로지르는 수평 바가 있고, 그 중앙에 금빛 나비넥타이의 쉐보레 엠블럼이 붙어있는 모습이다. 필자가 ‘거의 모든’ 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카메로 같은 스포츠카는 일견 그런 ‘룰’에서 벗어난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카메로 역시 앞 범퍼를 기준으로 아래, 위로 각각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만들어져 있어서, 세부 형태가 조금 다를 뿐 규칙을 벗어나지는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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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티바는 본네트가 튀어나온 구조를 가진 미국의 대형 트럭의 차체와 같은 튼튼하고 육중한 이미지의 앞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쉐보레 브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실용적이고 역동적인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고, 또 가장 많은 젊은 소비자를 가진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것은 쉐보레의 거의 모든 차량들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실용적이고 튼튼함이 가장 큰 장점이 되는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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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바뀐 앞모습으로 인해서 캡티바는 윈스톰에서의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이다. 윈스톰의 앞모습은 사실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흠 잡을 만한 부분이 없을 정도로 균형 잡히고 잘 다듬어진 것이었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기능과 효율이라는 원칙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어느 부분도 무리한 형태를 사용하지 않은 조화가 훌륭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었다.
최근의 필자가 느끼는 우리 사회의 디자인에 대한 감각은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과거에 필자가 자동차 메이커에서 디자인 실무를 할 때는 모든 디자이너들이 균형 있고 튀지 않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어딘가 튀는 디자인 안을 내는 디자이너는 실력이 부족한 사람이 아닌가 할 정도로 무난하고 균형 잡힌 디자인이 ‘진리’처럼 여겨졌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이 변한 것인지도 모른다. 필자가 대학을 갓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디딜 무렵 부모님으로부터 선물 받았던 정장의 컨셉트는 ‘무난함’이었다. 그 시절에는 튀는 인사보다는 조직에 잘 적응하는 무난한 인사가 환영받던 시대였고, 또 그것은 한편으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선비정신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은 튀지 않으면, 그것도 무작정 튀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튀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세태가 됐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차량들의 디자인이 점점 ‘독한’ 개성을 가지게 되는 것도 결국 그런 전 세계적 트렌드를 말해주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무난해서는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개성적이면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유지
캡티바의 뒷모습은 윈스톰에서 변화하지는 않았다. 자동차 디자인의 패러다임이 아무리 개성적으로 간다고 해도, 뒷모습은 안정적이고 기능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필자가 본 코너의 어느 글에서 자동차 디자인에서 앞모습과 뒷모습의 차치에 대해 언급했듯이 뒷모습은 비교적 오래동안 관찰되기 때문에 개성보다는 안정적이고 기능적이어야 한다고 했었다. 번호판과 테일 램프 등과 같이 기능적으로 충족시켜야 하는 부분이 많은 것도 뒷모습이 객관성을 가진 디자인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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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실내의 디자인에서는 쉐보레 브랜드의 기능적인 면이 통일성 있게 나타난다. 거의 대부분의 쉐보레 승용차들과 SUV 들의 스티어링 휠의 이미지가 비슷하다. 물론 스티어링 휠의 직경이나 스포크 수 등은 차량의 기능에 따라 다르지만, 운전석과 센터 페시아 패널의 이미지와 인터페이스는 거의 동일한 인간공학적 룰에 의해 만들어져서 운전에서의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것이 효율을 추구하면서 각각의 개성을 만족시킨다는쉐보레 브랜드가 추구하는 기능과 감성의 가치인지도 모른다. 브랜드 쉐보레 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갖춘 캡티바가 이전의 윈스톰과는 다른 가치를 제공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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