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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디자인 리뷰 - 토요타 코롤라, 너무 무난해서...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4-30 00:11:39

본문

도요타의 준중형 승용차 코롤라가 국내에 등장했다. 사실 준중형급에 속하는 코롤라의 등장은 이제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가 더 이상 ‘럭셔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같다. 이미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도요타의 캠리도 사실은 미국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쏘나타, K5와 경쟁하고 있는 중형차이지만, 국내시장에서 캠리의 판매 가격은 준대형 급이 돼 버린다. 물론 쏘나타도 최저와 최고 등급 간의 가격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가격을 가지고 중형차인지 아닌지를 생각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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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평가와 시승기의 차이
그런데 코롤라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서 필자의 디자인 리뷰에 대해 먼저 말씀 드리고자 한다. 필자는 독자 여러분들에게 자동차의 내/외장 디자인에 대한 필자의 관점을 피력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이 글을 쓰게 된다. 사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것과 관련해서 일반 시승기의 경우처럼, 메이커로부터 차량을 제공받는다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필자가 직접 매장을 방문해서 살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필자는 사진을 직접 찍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장에 가서 사진을 찍다 보면 오히려 차량을 자세히 관찰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평가할 때는 다양한 방법과 기준으로 평가를 하지만, 그 기준들을 크게 구분하면 ‘정적 평가(停的 平價)’와 ‘동적 평가(動的 平價)’로 나눌 수 있다. 즉 차를 세워놓고 하는 평가와, 주행하면서 하는 평가가 그것이다. 이러한 구분 기준은 전 세계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동일하게 사용한다. 그리고 자동차 메이커 이외의 분야, 즉 다양한 매체의 디자인 리뷰나 시승기 등에서도 그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자동차 시승기’는 당연히 동적 평가이다. 차를 몰아보면서 그 차의 코너링 성능이나 가속 성능, 고속에서의 승차감, 소음 등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은 자동차의 성능을 평가하는 것이므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지만 한대의 자동차는 기계적인 성능만으로 평가되기는 어렵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그 차의 차체 형태나 실내공간의 편의성이나 이미지가 우리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가치는 높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기계적 성능만으로 자동차의 모든 평가가 끝이 난다면, 예를 들어 YF쏘나타와 K5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자동차 메이커로써도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할 이유도 없다.

자동차의 기계적인 성능 이외에 우리의 감성에 호소하는 차체 디자인의 미적 완성도를 평가하는 것이 바로 정적 평가에 속한다. 필자는 과거에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국내와 미국의 디자인 연구소에서 9년간 자동차 디자인 실무를 담당했고, 그 이후로 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 과목을 14년째 가르치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분들께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관점(insight)을 제공해드리려는 목적으로 글을 쓴다. 그런데 필자의 디자인 리뷰에 시승기가 없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조금 난처해진다. 그것은 필자가 자동차의 디자인 분야가 아닌, 차량의 기계적 성능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적절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의 운전 경력은 올해로 25년째 이지만, 운전 경력과 동적 평가는 전혀 다른 일이다. 반대로 자동차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지만, 디자인 개발 경험의 뒷받침 없이 디자인 미학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도 사실은 전문적이지는 않은 것이다. 물론 자동차의 운전석의 디자인은 안전운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동적 평가가 일부 필요하지만, 차량의 동력성능과 차체 디자인의 미적 완성도는 직접 관련이 없다.

자동차의 엔진 성능이 좋다고 해서 그 차의 차체 디자인을 좋게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혹은 그 반대로 차체 디자인이 좋아도 동력성능은 나쁠 수도 있다. 아무튼 그래서 필자의 글은 디자인에 대한 것이지, 시승기가 아니다. 자동차 시승기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동적평가를 다룬 다른 글을 보셔야 한다. 누구나 전문 분야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필자의 글이 디자인에 대한 비평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 평가, 혹은 긍정적 평가를 내려야 하는 것은 또한 아니다. 어떤 디자인이라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평(批評)과 비난(批難)은 다를 것이다.

실용적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인 차이지만...
아무튼 새로운 코롤라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새로 들어오는 코롤라의 가격은 국산 준중형보다는 비싸겠지만, 그것이 준중형 소비자의 기대범위를 뛰어 넘는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이제 결국 수입차도 럭셔리의 의미보다는 브랜드 특징이나, 차종의 특징으로 선택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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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롤라의 내/외장 디자인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실용주의’라고 할 수 있다. 차량의 내부와 외부의 여러 부분을 보면, 구조의 복잡함을 줄여서 신뢰성을 높이면서도, 가장 무난하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러 매체에서 언급했던 코롤라가 베스트셀러라는 것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코롤라가 실용적인 승용차로 팔리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실 일본의 내수 자동차시장은 우리나라의 경승용차보다도 더 작은 660cc 배기량의 경승용차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1,600 ~ 2,000cc의 ‘상대적으로 큰’ 배기량을 가진 준중형 승용차로써 코롤라의 의미는 우리나라나 미국에서의 준중형과는 약간 다르기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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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코롤라가 지향하는 특징은 특별한 개성보다는 합리적인 실용성이다. 그래서 코롤라의 차체 디자인에서는 유행을 선도하는 최첨단의 이미지는 없다. 그 대신 요즈음의 유행에 그다지 뒤처지지 않고 따라가는 무난한 느낌을 보여주고 있다. 무난(無難)하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어려움이 없다’는, 그래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특별하게 튀지 않으면서도 유행에 뒤지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 이런 디자인을 하기는 의외로 어렵다. 사실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무난하게 다듬는 것은 정말로 오랫동안 이 각도에서도 보고, 저 각도에서도 보고, 취향이 다른 디자이너들이 서로 평가를 해 주면서 끈기 있게 다듬어 나가야 하므로, ‘실력’보다는 ‘인내심’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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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무난한 이미지는 역설적으로 코롤라에게 가장 큰 무기(?)일지도 모른다. 앞뒤가 안 맞는 말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바로 그 점이 코롤라가 미국 시장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큰 망설임 없이 선택되는 실용적인 차량으로 받아들여지는 요인일지도 모른다.

가령 며칠 동안 세차를 하지 않아도 별로 부담이 되지 않는 차, 혹은 어느 장소에 주차를 하더라도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 차, 마치 어디든지 신고 갈 수 있는 실용적인 운동화 같은 그런 느낌의 차다. 물론 필자의 이 말이 코롤라가 대충 만들어진 차라는 의미는 아니다. 무난한 디자인과 기능적으로 높은 신뢰성을 가져서 사용자에게 긴장감을 주지 않는 차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자동차 디자인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은 사실 일본의 자동차산업으로부터 직간접으로 정말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인정하기 싫을 수도 있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우리나라 차들은 일본의 차들과는 의외로 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일본 국내용으로 개발된 차들, 혹은 일본에 가서 접하는 일본의 차들은 마치 단맛이 느껴지는 일본 음식 같아서, 얼큰한 한식과는 다르게 조금 낯설게 다가오기도 한다.

우리의 정서에서 아름다움은 조화(調和)를 중시한다. 서로 어울려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의 아름다움은 조화를 중시하면서도 ‘개성’을 강조한다. 밋밋하지 않고 어딘가에 튀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의 차들, 특히 도요타의 차들은 전반적으로 ‘조화’를 가장 강조하는 느낌이다. 개인보다는 전체를 중시하는 일본의 문화에서 연유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 요인들이 우리나라의 차들과 일본의 차들이 오늘날 서로 구분되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요인이 된 지도 모른다. 무난한 디자인과 알맞은 성능으로 사용자에게 긴장감을 주지 않는 차는 매력이 적을 수 있지만, 그런 차를 만든다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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