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지진은 자동차 디자인도 바꾼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5-28 09:39:53

본문

지진은 자동차 디자인도 바꾼다?

공간효율과 상자형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에서는 상자형 차체의 승용차가 많이 나온다. 상자형 디자인의 대표로 알려진 닛산 「큐브(Cube)」 승용차는 이름 그대로 상자형 디자인의 차체를 가지고 있다. B필러와 C필러의 디자인도 좌우가 다르게 되어 있는데, 이것은 운전석에서 볼 때 뒤쪽 시야확보에 유리하다고 한다.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도요타의 별도 브랜드 「싸이언(Scion)」 역시 상자형 승용차를 미국에서 출시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상자형 차체를 가진 싸이언의 「Xb」는 차체 폭으로는 우리나라의 준중형급 승용차와 거의 같다. 그러나 높이는 1,600mm에 이르고 있어서 마치 소형 밴 처럼 보이기도 한다.

34948_1.jpg


34948_2.jpg


일본의 지진과 상자형 디자인

34948_3.JPG


대체적으로 일본 제품들은 고밀도에 작고 앙증맞은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들은 정밀성을 요구하는 전자기기와 카메라 등과 같은 상품에서 일본이 매우 높은 수준의 품질을 보여주는 것이 단적으로 말해준다. 그런데 일본 제품들의 이런 특징은 근본적으로는 일본의 지형조건과 주택 구조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일본의 전통적인 주택들을 살펴보면 다타미[疊, tatami]라고 불리는 일본식 돗자리를 볼 수 있다. 본래는 나무로 된 방바닥에 접을 수 있는 깔개를 깔았기 때문에 ‘접는다’는 뜻의 ‘다타무’에서 온 말로써 다타미 라는 명칭이 생긴 것이라고 한다. 다타미는 짚을 엮어서 그 위에 돗자리를 씌워 만든 일종의 두꺼운 깔개라고 할 수 있는데, 덥고 습한 일본의 기후를 견디기 위한 방편의 하나라고 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많은 지진이 발생하는 일본의 지리적 특성으로 집을 지을 때 기둥과 기둥 사이의 간격을 좁히면서 나무로 지어진 구조를 가져서 지진에 의한 붕괴를 줄이기 위한 것에서 좁은 공간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일본 사람들의 주거 공간에 대한 의식은 이러한 일본 특유의 주택구조와 다타미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지형적 환경 때문에 기본적인 공간 단위가 작아지게 되고, 그처럼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조건에 맞추어 일본의 의식주 문화가 이루어지다 보니, 사실상 모든 사물들의 형태가 좁은 공간에 영향을 받았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일본 주택에는 물건을 넣어 두는 붙박이 벽장도 많은데,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공간 효율은 좋은 상자형 디자인

34948_4.jpg


그런데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상자 형태의 사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당장 우리가 거의 날마다 들여다보는 TV의 형태가 그렇고, 컴퓨터, 냉장고, 세탁기, 오디오 등등은 물론이고, 장롱과 책꽂이, 책상 등의 물건들은 일견 복잡한 형태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상자의 모양에 이것저것 붙여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 형태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들 대부분이 살고 있는 집과 아파트 역시 상자의 모양이다. 이처럼 우리는 상자 형태 속에서 상자 형태의 물건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다만 우리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차 중에도 상자형 차 「쏘울」이 있다. 그리고 머지않아 또 다른 상자형 차도 국내 시장에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자동차의 주행성능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더 날렵한 유선형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한편으로 실내공간의 거주성을 높이기 위해서 공간은 가능한 한 상자형에 가까워야 한다.

34948_5.jpg


상자형의 형태가 가지는 추상적 메시지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자동차가 단지 장소의 이동을 위한 수단으로써가 아니라, 또 다른 생활의 공간으로 변화됨에 따라 보다 쾌적한 거주성을 위하여 주택과 같은 개념의 공간을 가진다는 것과, 한편으로 유선형을 가진 대상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보이기도 한다.
오늘날의 도시에서 자동차는 교통체증으로 더 이상 빨리 달릴 수 없다. 그럼에도 유선형 디자인의 차체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이미 굳어져버린 편견일 수도 있다. 기존의 자동차들이 가지고 있던 가치들에 대해 반대의 입장에 서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상자형 자동차가 공감을 얻는 측면일지도 모른다. 상자형 디자인은 기존의 자동차가 가진 유선형을 부정하는 모습이지만, 오늘날의 자동차가 가지는 다양한 문화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