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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아우디의 모노 프레임을 따라했던 자동차 메이커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7-02 10:55:42

본문

2005년에 처음 등장했던 아우디의 「모노-프레임(Mono-frame)」 라디에이터 그릴은 사실 필자에게는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다. 마치 입을 크게 벌리고 고함을 치는 듯 한 전면의 이미지는 자못 공격적인 인상이었다. 그 당시 필자는 그 모습을 보고 “저건 아우디가 아니라, 으아~우디이다” 라는 말을 했더니, 주변 사람들이 실소를 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필자가 아우디의 「모노-프레임(Mono-frame)」 이라는 이름의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받은 첫 인상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금 크다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2004년형 모델에까지 쓰였던 아우디의 직사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작아 보이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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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눈은 간사한 것이 틀림없다. 처음엔 낯설다가도 눈에 익으면 그게 또 평범한 것이 돼 버리곤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우디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은 발표 당시에 아우디에서 공식적으로 「모노-프레임(Mono-frame)」 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고, 또 현재에도 공식 보도 자료에는 그 이름으로 나온다. 그런데 상당수의 매체들의 기사에서는 아우디의 공식적인 이름 「모노-프레임(Mono-frame)」 대신에 ‘싱글 프레임’, 혹은 ‘싱글 라디에이터 그릴’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용어로 바뀌어서 기사가 쓰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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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모노-프레임」은 우리가 시각적으로 인지하게 되는 대상의 크기를 확대시키면서 동시에 그 개수는 줄여서 보다 빠른 시간 내에 인식시키기 위한 시소자(視素子; visual primitives)의 원리라는 ‘인지과학’이 바탕에 있는 것이다. 아우디는 「모노-프레임」의 라디에이터 그릴로 인해 사람들에게 보다 확실하게 이미지를 인식시키는 것은 물론,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지는 등 시각적인 힘까지 얻게 되었다.

그런데 아우디의 이러한 성공에 자극받은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도 앞 다투어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을 적용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어느 메이커는 「모노-프레임」 이라는 이름을 연상시키는 「제트 파이터 그릴(Jet Fighter Grille)」 이라는 이름까지 붙이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이전까지 여러 복잡한 형태들로 이루어져 있던 앞모습을 하나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로 묶는 디자인을 여러 차종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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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쯔비시의 랜서(Lancer) 승용차는 랠리 모델의 강렬한 이미지를 앞모습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정리를 통해 더욱 강조하고 있다. 스포티 쿠페 이클립스(Eclipse)의 2007년형과 2009년형의 앞모습에서도 그러한 이미지 정리에 의한 차이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 보다 정리된 이미지의 2009년형 이클립스 역시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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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08년형 세아트(SEAT)의 이비자(Ibiza) 역시 그와 비슷한 디자인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비자는 각각의 요소들을 미쯔비시처럼 검은 색으로 묶어서 통합시키지는 않고, 역삼각형 모양의 테두리 속에 넣어서, 전체적으로 마치 귀여운 새의 표정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 이것은 차량의 이름 이비자(Ibiza)가 작고 귀여운 조류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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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모노-프레임」과 같은 디자인을 시도하다가 포기한 사례들도 있다. 폭스바겐은 자사의 모든 차량들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를 클래식 비틀의 후드 형태에서 유래한 알파벳 U와 비슷한 형태로 통일시키는 디자인을 2005년을 전후로 적용했었다. 그리하여 5세대 골프는 물론이고 대형 SUV 투아렉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량의 앞모습을 이렇게 바꾸었다. 그러나 이후 6세대 골프를 비롯한 후속모델에서는 이러한 통일된 디자인을 버리고 각 차종별로 개성 있는 형태의 디자인을 다시 적용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억지로 끼워 맞추는 듯한 방법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6세대 골프에서는 골프만의 당차고 날렵한 이미지를 잘 살린 앞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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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을 Tm려다가 포기한 사례는 또 있다. 박서 엔진과 4륜구동방식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스바루(SUBARU) 역시 2006년에 발매한 대형 SUV 트리베카(Tribeca)에서 중앙에 한 개의 커다란 형태로 구성된 라디에이터 그릴을 이용한 디자인을 시도했으나, 이후에 2009년에 페이스 리프트 된 모델에서는 그러한 시도를 접고 평범한(?) SUV 형태의 앞모습과 라디에이터 그릴을 다시 쓰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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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러 사례에서 보듯이 자동차 메이커들은 자사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조금이라도 더 확실하고 아름답게 나타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각 자동차 메이커의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머리를 짜내어 더 멋지고 강렬한 디자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들은 사실상 하나의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우디의 「모노-프레임」처럼 통일된 방법이 효과적일 수도 있는 반면에, 골프나 이비자, 트리베카처럼 각각의 개성을 살리는 또 다른 방법과 방향의 디자인이 적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제품 디자인에는 단 한 개의 정답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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