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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신형 SM7은 그랜저의 대항마가 될 디자인일까?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7-26 01:35:48

본문

르노 삼성의 신형 SM7이 등장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국내 시장에서 그랜저가 장악하고 있는 준대형 승용차 시장을 신형 SM7이 얼마나 뺐을 수 있을까하는 것 같다. 사실 국내 준대형 승용차 시장에는 그랜저만 있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준대형 승용차라고 하면 그랜저를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이것은 차의 성능이나 디자인이 좋고 나쁘고 와는 별개의 문제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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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그랜저와 겨루었던 비슷한 급의 차들은 가령 스테이츠맨 이나 베리타스를 비롯해서 현재는 알페온도 있고, 또 기아의 오피러스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랜저가 훨씬 더 대중적(?)이었다. 심지어 중형 승용차 쏘나타보다 준대형 승용차 그랜저가 더 많이 팔리기도 하는 차라는 점은 가히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돈 많은 소비자들이 정말로 많은 건지, 아니면 혹시 그랜저가 ‘쉬워 보이는 차’인지도 모를 일이다.

신형 SM7은 서울 모터쇼에 컨셉트 카로 등장한 이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닛산의 최신형 ‘티아나’와 비슷한 역동적 캐릭터 라인과 늘씬한 비례, 아우디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빅 마우스(big mouth) 라디에이터 그릴, 애스턴 마틴의 테일 램프를 떠올리게 하는 뒷모습 등으로 기대치를 높여놨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 SM5에 비해 존재감이 약했던 지금까지의 SM7 때문에 더 관심을 받은 건지도 모른다. 사실 SM5가 좋은 평판을 얻을수록 아이러니하게도 SM7은 손해를 보는 면이 없지 않다. 게다가 SM5와 SM7은 얼핏 비슷한 이미지를 주기도 해서 가격이나 배기량으로 따지면 전혀 비슷한 등급이 아닌데도, SM5와 SM7은 잘 구분이 안 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상급의 SM7이 이미지 면에서는 많이 손해를 본 것이 사실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SM7은 단지 SM5의 고급 모델 같은 이미지였던 게 사실이다. 말하자면 독립된 차종으로써의 오리지널리티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랜저와 쏘나타를 살펴보면 차량의 이름은 물론이고 차체 디자인이 확연히 다르다. 물론 5G그랜저와 YF쏘나타도 측면 프로파일을 꼼꼼히 비교해보면 의외로 비슷한 부분이 발견된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본다면, 그랜저 역시 쏘나타와 같은 플랫폼이기 때문에, SM7이 SM5와 같은 플랫폼이라는 건 오히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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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SM7과 SM5는 세 글자 중 한글자만 다른 이름으로 유사한 느낌을 주고 차체 디자인도 어떻게 보면, 서로의 차이점을 확연하게 떠올리기 어려울 만큼 유사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중형의 SM5가 준대형 SM7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 반대로 준대형 SM7이 중형 SM5와 구분이 잘 안된다면, 그것은 조금 생각해볼 문제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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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벤츠는 C클래스를 타든 E 클래스를 타든 간에, 아무튼 ‘프리미엄 브랜드 벤츠’를 타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5G 그랜저가 쏘나타와 같은 플랫폼이라고 해서 차명을 ‘그랜저’라고 하지 않고 ‘쏘나타 3.0’이라고 했다면, 과연 소비자들의 인식은 어떻게 될까? 쏘나타의 판매량이 2,000cc와 3,000cc로 구분되면서 쏘나타와 그랜저 판매량을 합친 만큼으로 늘어났을까?

르노삼성은 국내에서는 대중 브랜드이지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니다. 물론 르노삼성의 차량들은 동급의 타 메이커 차량들보다 높은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각적인 차체 디자인보다는 차량의 종합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컨셉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르노삼성은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할 수는 없다. 대중을 지향하면서 보다 실질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지향할 뿐이지, 럭셔리 브랜드는 아님이 분명하다. 결국 대중 브랜드의 상품은 역사나 전통, 전설적인 이야기보다는 실질적인 상품성을 중시해야하고, 또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각 차종의 디자인과 모델 별 특징을 부각시켜야 한다. 그래서 대중 브랜드에서 만드는 고급 승용차는 브랜드보다는 차명을 앞세워야 한다. 물론 이건 디자인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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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SM7은 디자인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현재의 SM5와 비교적 확실하게 차별화 시키면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데에는 일단은 성공했다. 하지만 신형 SM7의 디자인은 신형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요즈음의 감성적 디자인’은 아니라고 생각되는 일면이 있다. 물론 이건 필자만의 생각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신형 SM7이 매우 잘 다듬어진 디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건지도 모른다. 앞뒤가 안 맞는 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필자가 디자이너로 자동차 메이커에서 근무하던 1980년대와 1990년대의 디자인 작업이 그러했다. 여러 장의 스케치를 통해 세련되고 잘 다듬어진 디자인작업을 하면서도, 튀지 않는 무난한 결과물을 내야만이 실력 있고 역량 있는 디자이너로 받아들여졌었다. 그렇지만 요즈음은 그렇지 않다. 아니, 그래서는 디자이너 자신을 알릴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자동차 메이커라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한편으로 무작정 ‘튀는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호소력 있는 감성을 가진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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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 가지 사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디자인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르노삼성이 신형 SM7을 진정한 그랜저의 대항마로 키우고 싶다면, 차 이름을 바꾸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르노삼성은 BMW처럼 숫자만으로 구분해도 사람들이 알아주는 럭셔리, 또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기아자동차도 K5나 K7과 같이 숫자를 달리하고 있지만, 차종 간의 디자인 차별화가 뚜렷하고, 또 두 글자 중 숫자가 바뀌는 것으로 인해 느낌은 크게 다르다. 그러나 SM5나 SM7처럼 세 글자 중에서 숫자 하나만 바꾸면 그 효과가 크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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