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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비대칭의 닛산 큐브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8-27 02:04:59

본문

상자형 국산차와 수입차
닛산의 큐브가 이제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수입, 판매되기 시작하고 있다. 상자형의 차체 모양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고, 게다가 어느 연예인의 차라는 별칭으로 불리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큐브가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큐브의 기본형 옵션 차량은 국산 박스형 차량의 풀 옵션 차량과 비슷한 가격이어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로 비슷한 스타일(!)의 국산차와 수입차가 비슷한 가격(!)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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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는 2003년에 나온 2세대 모델부터 완전한 상자형 차체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고, 1998년에 나왔던 1세대 모델은 경승용차 크기 정도의 소형 미니밴 같았다. 이번에 국내에 들어오는 모델은 2010년 형으로 등장한 3세대 큐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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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까지의 큐브는 일본 국내 시판용으로만 개발된 차량이어서, 당연히 우측 핸들 차량밖에 없었고, 그래서 국내에 수입됐었던 일부 차량들도 우측 핸들 차량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래서 더 주목을 받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우 핸들 차를 몬다는 것은 ‘운전’ 자체는 그다지 문제가 없을지는 모르지만,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한다든지, 아니면 주차권을 기계에서 뽑아야 하는 경우 등에는 난처해 질 수도 있긴 하다. 그런데 3세대 큐브는 좌측 운전석 차량도 개발되어 미국 판매는 물론이고, 국내 시장에도 들어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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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국의 젊은 소비자들도 도요타의 사이언 Xb 등의 모델을 계기로 상자형 차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있었고, 그래서, 2세대 큐브가 일본 국내용으로만 개발돼서 미국에 정식으로 수입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서도 개인적으로 우 핸들 큐브를 수입해서 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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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3세대 큐브는 미국 시장도 염두에 두고 개발한다고 알려지면서, 좌측 핸들로 개발할 때 테일 게이트를 비롯한 차체 구조가 과연 일본과 반대로 우측에서 열리도록 새로 개발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그것은 2세대 큐브의 차체의 C 필러 디자인이 좌우가 다른 것이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도 있었기 때문에, 과연 운전석 위치가 바뀌면 차체도 반대로 만들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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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세대 큐브는 미국 수출용 좌측 핸들 차량을 개발하면서, 놀랍게도 차체 역시 정확히 반대의 디자인으로 완전히 새로운 금형을 깎았다. 물론 차체 전체를 새로 깎은 건 아니고, 테일 게이트와 좌우 측 C필러와 뒤 펜더부분만 새로 만든 것이어서 그리 큰 범위는 아니라고 해도, 일반적인 대칭형 디자인의 차량보다는 많은 차체 개발비가 투자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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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서보다는 공간 중심의 디자인
큐브의 차체 디자인은 이름 그대로 육면체(cube), 즉 상자(箱子) 형태를 모티브로 했다. 그러면서 실내외의 세부적인 디테일에서는 기하학적인 형태에 의한 감각적인 스타일 요소도 볼 수 있다. 큐브의 상자형 디자인은 사실 일본의 주택구조와 관련이 있다. 그것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 비교적 안전한 소규모 목조 주택에서는 효율적 공간 활용을 위해, 모든 가구와 물건들이 작아지면서도 상자 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일본의 문화적 특징이 공업 제품의 디자인에까지도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그러한 일본의 지리적 환경은 일본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에 영향을 주었고, 그것은 자동차 디자인에까지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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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 일본의 지진과 상자형 자동차 디자인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반론을 접하기도 한다. 물론 상자형 디자인의 닛산 큐브는 일본 지진 때문에 개발된 차는 아니며, 그들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련은 전혀 없다. 하지만 자동차에서 문화적 영향을 부정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관점일 수도 있다. 자동차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이 사용되는 공간과 그곳의 문화적 영향을 가장 크게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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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의 모호성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실내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제외한다면, 차체의 형태는 거의 대부분 대칭 형태이다. 물론 그간의 자동차 역사에서 차체 형태가 비대칭으로 디자인된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극소수이다. 그런데 만약 차체의 형태가 정말로 비대칭의 모양이라면, 차체 좌우측의 공기저항 계수가 달라지게 돼서, 고속주행 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게 자동차 메이커 실무 개발 담당자들의 견해이다. 물론 좌우 대칭에서는 그런 문제가 없으며, 생산성 측면에서도 한쪽의 설계 데이터를 좌우측이 공유하게 되므로 효율적인 것은 물론이고, 금형을 만들 때도 치수 관리에서 좌우의 오차가 줄어들어, 차체의 정밀도도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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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사람을 포함해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은 기본적으로 좌우 대칭의 형태 속에서 수만 년 동안 진화해 왔기 때문에, 대칭형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비대칭의 형태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창의적인 것에는 뜻밖의 반전(反轉)이나 파격(破格)의 아름다움, 또는 탈 보편(脫普遍), 탈 균형(脫均衡)의 요소가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든 것이 대칭으로
존재하는 스테레오 타입(stereo type) 속에서 비대칭은 역동성과 에너지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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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큐브의 디자인에는 아이러니(irony)가 있다. 기하학적 상자 형태가 주는 멈추어진 듯한 정적(靜的) 특징과 동시에, 비대칭이 주는 동적(動的) 특징이 공존하는 모호성(模糊性)이 그것 이다. 그런 모호성이 어쩌면 한류에 열광하는 한편으로 영토분쟁을 지속하는 오늘날 일본의 모습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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