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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 차의 디자인 리뷰-36. 프라이드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0-04 00:42:04

본문

실질적인 5세대 모델
신형 프라이드가 나왔다. 프라이드는 2세대에서 아벨라(Avella), 3세대 모델에서 리오(Rio)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가 4세대 모델에서부터 다시 쓰이고 있고, 이번에 나온 모델은 5세대 모델이다. 물론 4세대 프라이드도 수출 국가에 따라 리오라는 이름도 쓰였었다. 1세대 프라이드는 1987년에 나왔었는데, 일본의 마쓰다(Mazda)가 개발하고 기아자동차가 생산해서 포드(Ford)가 페스티바(Festiva)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3개국 3개 메이커의 협력체제, 이른바 메이플 프로젝트(Maple project)라고 불리던 개발 계획의 결과로 나온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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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1987년의 1세대의 프라이드는 기아자동차가 1982년부터 중단되었던 승용차 생산을 재개하기 시작한 첫 모델이었다. 1세대 프라이드는 3도어 해치백형 소형 승용차로 국내에 등장해서 큰 인기를 얻었었으며, 이후 5도어 해치백과 4도어 세단, 그리고 스테이션 웨건까지 개발되는 등 차종이 다양화되기도 했었다. 2세대 모델 아벨라 역시 포드, 마쓰다, 기아의 3각 협력체제로 개발되었지만, 1세대만큼 주목받지는 못했었다.

아무튼 이제 5세대가 된 프라이드는 1987년 이후 오늘날까지 24년여가 흐르는 동안의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성장을 보여주는 ‘증인’과도 같다. 1세대 프라이드는 외국 메이커가 개발한 차량을 생산하던 것이었지만, 오늘 살펴보는 5세대 모델은 엔진이나 변속기 등의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과 같은 플랫폼, 그리고 내/외장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기술로 개발된 독자 모델이자 고유 모델이다.

사실 요즈음의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들이 개발하는 차종에 대해 고유, 또는 독자모델 여부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미 글로벌 5위 수준의 규모와 기술을 가지고 국제시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메이커에게 그런 것을 따진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뿐더러, 최근에는 메이커들 간의 제휴와 하드웨어 공유로, 기술의 독자성 여부 보다는 개발 철학이나 차량의 성격을 어떻게 가지고 가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하드웨어가 같더라도 브랜드의 성격이나 디자인의 특성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 요즘의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기하학적 조형 요소
신형 프라이드의 차체 디자인은 최근에 기아자동차가 추구하고 있는 조형 언어 ‘직선의 단순화’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는 역동적이고 탄력이 들어간 선과 면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신형 프리이드의 전반적인 인상은 직선과 아울러 곡선도 상당히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런데 사실상 곡선이 없다면 자동차를 디자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든 차체의 선들은 기본적으로 곡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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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직선’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적인 의미이고, 선 자체에 탄력(彈力, tension)이 들어가 팽팽한 이미지를 준다는 의미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신형 프라이드의 차체에는 탄력이 들어간 기하학적 곡선, 즉 직선의 이미지를 주는 선들이 많이 쓰였고, 그러한 선들이 차체를 단단하고 꽉 찬 이미지로 보이게 하고 있다. 특히 해치백모델의 C-필러와 뒤 유리, 그리고 짧은 뒤 오버행은 마치 힘이 응축된 형태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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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의 이미지와 비례
차체 측면, 좀 더 구체적으로 본다면 앞 도어 패널의 캐락터 라인이 특징적으로 적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일견 이것은 A-필러와 옆 유리의 이미지와 거의 동일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차체의 볼륨이 음각으로 변화되면서 다차원적인 입체감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신형 프라이드는 흰색 같은 솔리드 컬러보다는 음영을 강조하는 메탈릭 컬러가 개성을 강조할 수 있다. 이러한 차체 형태에 투톤 컬러를 적용한 경우도 미국 차량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이러한 형태를 미국 등에서는 코브(cove)라고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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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필러와 앞 유리창이 앞쪽으로 크게 이동돼 있고 후드가 매우 짧은 20%의 비례를 가지고 있어서, 거주성 중심의 비례를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차체 비례를 이렇게 극단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기술적인 자신감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한편 세단형 모델의 트렁크 비례는 10%로써 정확히 후드 비례와 2:1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후드와 데크의 비율은 중립적인 성격의 세단의 특징이지만, 기본적으로 신형 프라이드는 후드와 데크가 매우 짧다. 이러한 짧은 데크는 쐐기형으로 기울어진 벨트라인과 더불어 스포티하고 경쾌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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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레이싱 머신에서 볼 수 있는 깃발 형태의 도어 미러와, 표정을 가진 동시에 디테일이 풍부한 헤드램프는 소형 승용차이면서도 기능성과 개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기아자동차 패밀리 룩의 타이거 노즈(Tiger Nose)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 역시 진화된 모습이다. 오늘날에 와서 소형 승용차는 단지 ‘작은 차’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것 같다. 그것은 경제성을 추구하기보다는 기능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강한 개성을 가진 차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이 등장한 신형 프라이드는 그러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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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리뷰는
그런데 필자가 여기에 글로 적는 디자인 리뷰는 필자의 자동차 디자인 실무경험과 디자이너로써의 감성을 바탕으로 쓴 글이기 때문에,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똑같이 공감하시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디자인’ 자체가 수학 공식처럼 누가 계산해도 동일한 답이 나오는 산술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는 좋아해도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필자 역시 실무 디자이너로 짧지 않은 시간을 메이커에서 근무하면서 새로운 차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이 쏟아 붓는 열정과 수고가 어느 정도인지를 경험했기에, 새로운 차를 대하게 되면 그 과정이 짐작되기도 한다.

한편으로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디자이너 개개인의 창의성에 바탕을 두고는 있지만, 수천억이 투입되는 신형차의 개발은 기업의 종합적인 집중력과 올바른 의사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 나오는 대부분의 국산차들의 디자인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수준에 오른 것이 사실이지만, 메이커 별로 집중력이나 의사결정에서 ‘수준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과거에 비해 괄목하게 좋아진 차는 좋다고, 또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분명한 디자인을 가진 차를 솔직하게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필자에게, 출신 메이커에 관련된 차만을 좋게 평가한다는 편견을 가지지는 마시기를 이 지면을 통해 부탁드리는 바이다. 객관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완성도가 부족한 디자인의 차를 좋다고, 또 좋은 디자인의 차를 나쁘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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