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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37. 현대 i30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1-15 01:10:12

본문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해치백 승용차 i30가 풀 모델 체인지 됐다. 앞서 i40의 디자인 리뷰 때 이야기했듯이 현대자동차의 모델 중에서 i 로 시작되는 이름은 유럽 지향의 차량들이다. 중형 스테이션 웨곤의 컨셉트를 가진 i40가 그렇고, 현재 유럽에서 판매중인 i10과 i20 등등도 그렇다. 새로 나온 i30는 최근의 현대자동차의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2007년에 나온 1세대 i30 이후 4년 만에 크게 변신한 새로운 i30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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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고유의 디자인
대개의 자동차 메이커들의 후속 모델들은 앞의 차량, 즉 같은 이름을 쓰는 선대 차량의 디자인 이미지를 계승하고 진화시키는 모습을 가지는 게 보통이다. 그렇지만 6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full model change)되어 등장한 신형 i30는 앞서 2005년에 등장했던 1세대 i30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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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변화는 단지 겉모습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근의 현대자동차의 달라진 위상과 기술적 자신감, 그리고 독자적인 조형 철학 등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 푸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신형 i30는 폭스바겐의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크게 높아진 현대차의 품질과 디자인의 완성도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이제 유럽 메이커들조차도 현대자동차를 강력한 경쟁자로 의식하기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게다가 차체 디자인 역시 보다 분명한 주관과 확신을 가지고 작업했음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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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세대 i30에서 필자가 받았던 첫 인상은 잘 다듬어진 디자인이지만, 이렇다 할 개성은 없는 느낌이었고, 뒷모습은 마치 BMW의 1시리즈와 비슷한 이미지를 연상시키기도 했었다. 1세대 i30의 내/외장 부품의 품질은 나무랄 데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무언가 1%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 뒤로 현대자동차는 크게 달라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i30의 차체 디자인은 자신감으로 가득 채워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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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릅뜬 매의 눈초리를 연상시키는 헤드램프가 그렇고, 육각형으로 만들어지고 후드 캐릭터 라인과 연결돼 보이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리브 형태가 그렇고, 역동적인 측면 캐릭터 라인의 흐름에서 최근에 현대자동차가 강력하게 내세우는 고유의 조형 언어 ‘플루이딕 스컬프쳐’의 강한 개성이 묻어나고 있다.

기술적인 자신감
사실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은 본질적으로는 여러 종류의 기계부품들을 만들어서 조립한다는 것이지만, 한편으로 단지 ‘만든다’는 차원의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만드는 사람들의 의식과 문화적 수준, 그리고 세상에 대한 태도와 관점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신형 i30는 최근에 현대자동차의, 그리고 한국의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역량과 자신감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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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자신감은 실내 디자인에서도 나타난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여러 부품들에서 다양한 질감이 사용되었고, 각 부품들의 정교함도 눈에 띈다. 유럽의 푸조나 르노 정도 메이커들의 차량과 겨루어도 뒤지기보다는 앞서는 느낌이 든다. 운전석의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으로 정돈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에서 버튼 주변을 감싸는 날개 모양의 금속 재질의 베젤과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중앙부 환기구와 페시아 패널(facia panel)을 감싸는 금속성 재질의 베젤 형태가 통일성 있게 설정된 것은 최근의 현대차들의 실내에서 보이는 디자인 특징이다. 또한 도어 트림 패널과 환기구, 페달, 풋 레스트 등에 사용된 알루미늄 재질의 이미지는 품질감을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차체 외형의 디자인이 매우 역동적이고 경쾌한 깃털 같은 이미지를 준다면 실내는 상대적으로 진지하고 조금은 무게감이 있는 느낌이다. 그런데 실내의 이미지를 찬찬히 보면 아름다움의 느낌보다는 그냥 ‘요즘의 현대차’ 라는 느낌에서 머무는 인상이다. 품질은 좋지만, 전체의 실내 느낌은 별다른 감성적 이미지는 없다. 물론 인테리어 디자인은 지나치게 개성적이거나 강렬하면 오히려 편안한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어쩐지 YF쏘나타 이후 그랜저나 아반떼, i30 등등 모든 현대차들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다 똑같아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는 똑같지 않은 데, 이상하게도 ‘그게 그거’ 같은 느낌이다.

현대차는 궁극적으로는 프리미엄 퀄리티의 브랜드를 지향하겠지만, 연간 수백만대의 생산과 판매 볼륨을 가진 글로벌 대중 브랜드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토요타나 폭스바겐 같은 브랜드들 역시 고품질의 글로벌 대중 브랜드들이지만, 그들은 이상하게도 차종 별로 디자인의 통일성은 지향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성격과 이미지의 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주려는 제품 전략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고품질의 글로벌 대중브랜드로 성장해가는 현대자동차가 모든 차량 디자인에서 이미지의 통일성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올바른 전략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가령 그랜저와 i30가 디자인에서 비슷하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그랜저를 살 이유가 없을 것이다. 다른 브랜드의 대형 승용차를 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새로 등장한 i30는 현대차의 괄목한 성장과 자신감을 보여준다. 한 가지 염려되는 점은 자신감이 넘쳐 사려 깊게 뒤돌아보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신형 i30는 정말로 잘 만들었지만, ‘이정도 쯤이야’ 하는 식의 진지하지 않은 느낌이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선대 i30는 지나치게 심사숙고해서 긴가민가한 느낌도 있었는데, 새로 나온 2세대 i30는 오히려 너무나 자신감이 넘치는 느낌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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