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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세단들의 실루엣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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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2-27 06:07:43

본문

세단들의 실루엣은 똑같다???

오늘은 세단들의 실루엣을 비교해보기로 하자. 물론 현재 나와 있는 세단의 종류는 무수히 많다. 세계의 여러 자동차 메이커들은 고유의 기술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 있는 세단형 승용차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실 승용차의 차체 디자인의 아름다움은 세단(sedan)보다는 쿠페(coupe)에서 더 강조되지만, 세단형 승용차는 성능과 안락성, 그리고 균형 잡힌 디자인 등에서 그 메이커의 기술적 수준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메이커에서 만드는 최고급 세단은 그 메이커의 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독일을 대표하는 메이커 벤츠와 BMW의 플래그 쉽(flag ship) 세단, 즉 최고급 세단인 S 클래스와 7시리즈는 두 메이커의 기술적 자존심을 상징하면서 오늘날의 자동차 기술을 대표한다고 이야기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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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두 독일 메이커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물론 벤츠는 1886년에 최초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 발명 이후 오늘날까지 가장 긴 역사를 가지고 있긴 하다) 그렇지만 두 메이커가 추구하는 기술 방향은 벤츠는 안락성을 높여서 좋은 차를 만든다는 것이지만, BMW는 주행성능을 높여서 좋은 차를 만든다는, 말하자면 목표는 같지만 방법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두 메이커의 최고급 모델 S 클래스 와 7 시리즈의 차체 디자인에서도 명확한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 S 클래스가 전통적이면서 클래식한 요소를 강조하면서 곡선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다면, 7시리즈는 기능적이면서 모던하고 직선적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조는 참으로 재미있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들 두 메이커가 개발하는 차량 기술이나 디자인은 다른 후발 자동차 메이커들의 차량 개발 기준이 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발전 방향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벤츠와 BMW는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물론 메이커의 외부에서는 그들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들이 개발한 차들을 살펴보면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짐작을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들 두 메이커의 플래그 쉽 세단은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서로 대비되는 성격과 기술 특징에 의한 명확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측면 이미지를 통해 차체 디자인을 비교해 보아도 그러한 대조는 잘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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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클래스의 측면에서는 유연한 곡선과 부드러운 흐름이 가장 큰 디자인 특징이다. 반면에 7 시리즈는 BMW 특유의 호프마이스터 커브(Hofmeister Curve)라는 이름의 역동적으로 구부러진 C 필러의 디자인에 의해 마치 새총을 뒤로 힘껏 당긴 듯한 긴장감이 측면의 이미지를 ‘지배’하고 있다. 이들 두 차의 측면을 비교하면 더더욱 두 브랜드의 차별성이 느껴진다. 그런데 두 차량을 겹쳐서 비교해보면 의외의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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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S 클래스는 오렌지색으로, 7 시리즈는 하늘색으로 각기 다른 색으로 측면도를 만들어서 겹쳐 보았다. 그래서 두 차량이 공통적으로 겹쳐지는 부분은 초록색이 되는데, 후드와 데크의 윗부분에서 하늘색이 보이는 것은 7시리즈가 조금 큰 것을 의미하고, 트렁크 끝에 오렌지색이 보이는 것은 S 클래스의 데크가 조금 더 긴 것을 의미한다. 이 비교를 통해서 두 차의 앞 유리와 뒤 유리의 각도는 거의 일치하고, 캐빈의 크기는 놀라울 만큼 똑같아서 전체의 차체 실루엣(silhouette), 즉 차체의 외곽선 형태가 거의 같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유사성으로 인해 서로 디자인을 베낀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또는 적극적인 벤치마킹의 결과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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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 메이커의 차체가 유사성을 보이는 것은 차체의 치수나 공간의 구성은 오늘날의 기술 수준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낸 두 메이커의 연구 결과가 우연히 일치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서로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 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차체의 형태는 그 시대의 가치, 즉 시대정신(時代精神)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역사적으로 보아도 그러하다. 가령 1910년대의 차들 역시 모두 그 시대적 기술과 가치에 따라 모두 비슷비슷했고, 1960년대의 차들 역시 세부적으로는 다르겠지만, 거시적으로는 비슷했다. 다른 시대 또한 그러했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어느 메이커를 폄하하거나 두둔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구조가 크기가 서로 비슷하다는 것으로 인해 단순히 서로의 모방이나 아류작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또 반대로 서로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더라도 사실 근본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가 얼마나 비슷하거나 차이가 나느냐보다는, 어느 브랜드가 추구하는 기술 철학을 어떻게 우리들에게 공감을 주는 모습으로 구체화시키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면,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차체 디자인의 이미지는 전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전혀 다른 성격으로 보이는 S 클래스 와 7 시리즈 역시 그 근본적인 구조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면, 오늘날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추구하는 기술적 가치는 각각 다양하겠지만, 근본적인 방향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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