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연료주입구도 디자인한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7-01 06:38:30

본문

연료주입구도 디자인한다.

한 대의 자동차 디자인을 이야기 할 때,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과 자동차를 타는 사람의 관점은 같지 않다. 물론 디자이너들은 한 대의 자동차를 디자인하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하고, 또 그렇게 한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공부란 외워서 시험을 치는, 그런 의미의 공부가 아니다. 자동차 디자이너는 자동차를 잘 알아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공부이다. 이것, '알아야 한다는 것'에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지만, 특히 디자이너에게 중요시되는 것은 독창적인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조형감각' 이라는 창의성일 것이다. 이 능력이 뛰어나다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런데 여러 방면에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들은 문자 그대로 자동차 디자인의 '전문가'들임에 틀림없고, 그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혹은 갖고 싶어 할 것이라는 자동차를 멋지게 디자인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디자이너들이 멋있다고 생각해서 만든 자동차들이 항상 히트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 반대로 디자이너들이 그다지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디자인이 시장에서의 반응이 의외로 좋은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분명 디자이너들이 보는 관점과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일게다.

외국의 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이 어떤 자동차의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의외로 큰 비중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 차에 어떤 모양의 휠이 끼워져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일견 앞뒤가 안 맞는 것처럼 보이는 말이다. 자동차의 구매 여부를 그 차의 휠에 의해 결정한다는 것은 비유하자면, 단추 모양을 보고 옷을 사는 것과 다르지 않은 듯 하다. 물론 휠의 디자인은 중요하다. 사실 따지자면 디자인으로 중요하지 않은 부품은 하나도 없다. 다만 얼마만큼의 비중을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이지.

디자이너들이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는 물론 작업 단계마다 다르겠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전반적인 조형성의 완성도를 높이고, 지나치게 균형이 치우치거나, 서로 어울리지 않는 형태들이 없도록 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 이것은 바꾸어 말하면 세부적인 것보다는 전체적인 것을 더 중시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해서 세부적인 것을 무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여러 가지 세부 형태들이 전체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더 중요도를 부여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모든 제품들 중 정말로 잘 만들어진 제품들은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아있는 것은 물론이고, 세부적인 형태나 마무리에서도 절대 허술함이 없다. 그만큼 시종일관 정성을 들여 만든 제품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소비자의 관점에서 어떤 차를 보고 마음을 어느 정도 결정했다면 전체적인 자동차의 모습은 사실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 그 다음 단계에서 좀 더 자신의 취향이나 바램을 만족시켜주는 요소가 있느냐 그렇지 않는냐가 중요할지 모른다. 그런 맥락에서 자동차의 본질적인 부분은 손댈 수 없지만, 마치 액세서리를 바꾸듯 세부적인 부품들로 눈이 가는지도 모른다.

전체와 세부의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서론이 좀 길어졌지만, 결국 감성적인 요소가 결정되는 것에는 세부적인 부품의 디자인 역시 큰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자동차의 외부 디자인을 이루는 여러 부품들 중 이미 언급한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좀 전에 이야기가 나온 휠은 세부적인 형상에 따라 전체적인 자동차의 이미지를 많이 바꾸어주는 부품들이다. 사람들은 좀 더 강하고 빠르게 보이고 싶은 생각을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데, 그런 욕구들이 마치 레이싱 머신(racing machine)에서 볼 수 있는 모양의 휠을 다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레이싱 머신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오로지 달리기만 하는 기계(machine)로써의 고성능 자동차의 이미지는 매력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고성능의 이미지 아이콘은 휠 이외에도 에어 스포일러(air spoiler)를 비롯해서 커다란 머플러 등등이지만, 또 하나 최근에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연료주입구이다.

물론 연료를 주입하는 기능에 있어서는 본질적으로 보통의 차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지만, 자동차경주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사용되는 그것은 신속하고 안전한 연료공급을 위해 고안된 특수한 구조물로써 직경이 크고 단단하게 만들어져 틀림없는 고성능 자동차의 상징이며 아이콘이 된다.

30116_11.jpg
그림. 레이싱 머신의 연료 주입구



이러한 아이콘들은 패션을 중시하는 스포츠카의 스타일에 빠르게 도입된다. 물론 이러한 부품들이 레이싱 머신에서 '보통차'로 도입될 때는 약간의 변형을 거치게 된다. 본래의 레이싱 머신에서 요구되는 기능보다는 보편적인 사용에 알맞는 기능으로 변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구조와 형태에서도 원래의 것에서 적지 않은 변형을 가진다. 때로는 기능적인 것들을 거의 대부분 잃더라도 형태 이미지만을 차용(借用)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감성이나 장식이 완전히 배제된 순수한 기능적 형태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디자인에서의 기능주의를 이야기 할 때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감성을 가진 사람이 쓸 물건에서 감성이 배제된다면, 사람이 가진 창조성과 아름다움의 추구는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30116_12.jpg
그림. 레이싱 머신의 것과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진 연료 주입구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