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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버기와 스파이더? 벌레(buggy)와 거미(spider)라고?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3-17 01:23:25

본문

봄이 오면 많은 사람들은 햇빛을 쬐는 것을 즐기게 된다. 사실 햇빛은 강한 자외선(紫外線; ultra violet ray)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이 쬐면 피부가 상할 수도 있으므로 오히려 꺼려지기도 하지만, 봄 햇살은 아름다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물론 봄 햇살에서도 자외선은 여전 한데도 불구하고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인지 봄은 오픈카의 계절이기도 하다. 물론 ‘오픈카’는 표준말은 아니다. 일종의 콩글리시이다. 습관 때문에 ‘오픈카’라는 단어를 쓰더라도, 표준말이 아니라는 것만은 알아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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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에는 일반적인 승용차들 중에도 선루프를 단 차들이 많아서 화창한 봄날이면 선루프를 열고 운행하는 운전자들을 더러 보게 된다. 아무튼 그래서 봄이 오면 오픈카, 이를테면 지붕이 없는 차들이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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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없는 차량을 표준말로는 “무개차(無蓋車)”라고 쓰는데, “지붕이나 뚜껑이 없는 차, 스포츠카나 퍼레이드 카 따위가 있다” 고 국어사전 등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개(蓋)’는 ‘덮개’의 의미이며, 어떤 구조물을 덮는 뚜껑을 의미한다. 이처럼 차체 구조에서 덮개가 하나의 요소로 다루어지게 된 것은, 초기의 자동차들이 지붕이 없는 마차(馬車)의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차체에 지붕을 설치한 차량을 유개차(有蓋車; van)로 구분(http://www.wordreference.com/koen)하는 등 지붕의 유무에 따라 형태를 구분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무개 차량은 좀 더 세부적으로는 로드스터(roadster)와 스파이더(spider), 그리고 컨버터블(convertible)과 카브리올레(cabriolet) 등으로 구분된다. 각각의 차량들은 고정된 구조물로써의 지붕이 없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근본적 차이는 로드스터와 스파이더는 본래부터 지붕이 없는 차체로 설계되었고, 컨버터블과 카브리올레는 본래 지붕이 있던 차량에서 지붕을 제거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에 따라 이들 의 성격은 차이를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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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로드스터(roadster)는 자동차 발명 이전부터 존재해 온 오래된 차체 형태인데, 소형 경량의 마차를 의미한다. 로드스터는 본래 18세기 후기와 19세기, 20세기까지 영국과 미국에서는 버기(buggy)라고 불렸는데, 한 필 또는 두 필의 말이 끄는 2인승의 소형 마차를 지칭하는 것이었고 영국에서는 대체로 2륜, 미국에서는 4륜도 있었다. -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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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모래밭과 같은 다양한 조건의 비포장 도로 주행용 차량이1960년대부터 버기(buggy)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그런 이유 때문에 오늘날에 와서는 사람들이 로드스터와 버기는 전혀 별개의 차량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 유래를 본다면 본질적으로 같은 차량이다.

자동차로서 로드스터는 차체의 좌․우에 유리창이 없고, 앞 유리창도 별도로 제작되어 부착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로드스터의 차체 구조는 1930년대에 제작된 레이싱 카의 형태에서 가장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다. 로드스터 차량에 대한 영어권의 정의를 살펴보면, “최소한의 차체 구조를 가진 차량으로 기후조건에 대비한 보호 구조물을 가지지 않으며, ‘스피드스터(speedster)’ 역시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구조적으로도 유사하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로드스터는 실용성을 고려해 측면 유리창과 직물 재질의 지붕, 또는 합성수지나 철재의 지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앞 좌석만 설치되어 있으므로, 차체 측면에는 앞 도어의 유리창 이외에 뒷좌석 공간을 밀폐하기 위한 보조 유리창(quarter glass)은 없다. 그런데 이러한 로드스터의 구조와 약간 차이가 있다고 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차량의 스포티한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로드스터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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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스터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는 또 다른 명칭 스파이더(spider)는 곤충의 ‘거미(spider)’와 동일한 단어로써, 이 이름은 이탈리아의 스포츠 카 메이커 「알파로메오(Alfa Romeo)」가 1967년형 차량을 내놓으면서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스파이더라는 이름을 사용한 이유는 거미처럼 낮게 기어가는 것 같다고 해서 지어진 것이라는 설이 있으며, 로드스터 차체에 지붕을 얹은 모습이 거미가 앉아있는 것처럼 보여서 그것에 비유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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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컨버터블(convertible)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무개 차량의 명칭이다. 같이 쓰이는 ‘카브리올레(cabriolet)’는 컨버터블의 불어(佛語) 단어이다. 컨버터블은 원래는 ‘컨버터블 쿠페(convertible coupe)’ 또는 ‘컨버터블 세단(convertible sedan)’의 줄임 말인데, 접이식 지붕을 가진 세단이나 쿠페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골프나 미니와 같이 소형 해치백 승용차를 컨버터블로 만든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보다 대중적인 가격으로 개발된 오픈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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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기와 스파이더는 모두 지붕이 없는 구조의 차량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우연치 않게도 두 이름 모두 곤충과 같은 단어를 쓰고 있다. 아마도 단순한 기계로써의 자동차보다는 좀 더 감성적인 대상으로 생각하는 의식도 바탕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은 우리나라 메이커들이 오픈카들을 만들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대중적인 국산 오픈카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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