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의 자동차디자인에서 이루어지는 작업들은 무엇인가?(1)

자동차의 외장디자인의 프로세스

외장 디자인은 그 대상이 되는 차종의 성격에 따라 각각의 작업단계의 시간비중은 변화한다. 즉 승용차인가 트럭인가, 그리고 승용차 중에서도 세단인가 스포츠카인가에 따라 어떠한 기능과 사용목적을 가지는가에 의해 비중이 높은 단계의 작업이 무엇인가가 결정된다. 또한 항상 새로운 모델의 차량만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차종에서 일부분만을 변경하는 디자인 작업도 있기 때문에 각각의 경우 추구해야 할 목표와 방향성은 변화된다.
외장 디자인 프로세스에서는 작업의 진행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디자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보통이다. 개발기간이 길지 않은 경우에는 축소모델의 제작과정이 생략되기도 한다. 더구나 최근에는 3차원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카스(CAS; Computer Aided Styling) 작업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1/5이나 1/4 크기의 축소모델에 의한 디자인 평가보다 더 사실적이고 현장감 있는 가상모델로써 객관성을 얻을 수 있는 3차원 영상평가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축소모델의 제작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림. CAS의 가상 이미지에 의한 스타일 평가

한편 이러한 각 디자인 단계의 마무리 및 의사결정의 수단으로써 디자인 품평회(또는 디자인 프리젠테이션: design presentation)가 실시된다. 이 단계에서 결과물에 대한 평가와 아울러 기획이나 디자인 정책의 방향성 등이 적절한가의 평가도 함께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최종 결정 이전의 각 단계 별 디자인 평가는 기본적인 거시적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자유도를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것은 디자인 프로세스와 결과물의 특징에서도 유연성과 창의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의 차체 디자인의 변화는 대체로 실내공간의 확대와 같이 보다 근본적인 구조의 변화가 차체의 입체적 형상을 바꾸는 요인이 되고 있다. 차량 실내공간의 크기 변화는 차량을 구성하는 다양한 구조물에도 역시 영향을 미치는데, 실내공간의 길이를 결정하는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인 축간거리(軸間距離;wheelbase)의 증대는 공간 확대를 통한 실질적인 거주성의 향상은 공간의 높이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그리고 실내의 높이 증가에 따라 운전자와 승객 시트 역시 높아지므로, 이와 관련된 차체구조물의 높이 또한 높아진다.
이것은 실내공간의 시작점인 앞 유리 하단의 카울 포인트(cowl point)와, 뒤 유리 하단의 데크 포인트(deck point)의 위치가 변화되는 현상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차체 측면에서 유리창이 시작되는 벨트라인(belt line)이 높아지고, 후드(hood)와 데크(deck)의 비례가 상대적으로 짧아지는 형태로 나타난다. 최근 국내의 세단형 승용차들의 차체 측면디자인은 이러한 실내공간의 크기 증가로 인한 후드와 트렁크가 전반적으로 짧은 형태로 변화되어 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선행 엔지니어들이 기술적인 검토를 하고 레이아웃을 작성하는 동안, 디자이너들은 차체 형상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찾기 위하여 이미지 스케치(image sketch)작업을 한다. 이미지 스케치 이후에는 좀 더 구체화된 차량 형태의 스케치가 진행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기술적인 비중은 높지 않고, 새로운 형태를 찾는 것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 평면적인 스케치와 함께, 5분의 1크기의 스케일 모델(scale model)의 제작에도 들어간다. 이와 같이 실제 크기의 5분의 1크기로 축소해서 모형을 만드는 것은 실물 자동차를 약 25m 떨어진 거리에서 관찰하는 효과를 지닌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차량의 세부적 형태보다는 전체의 차량 자세와 앞, 뒤, 옆모습의 이미지, 그리고 전체적인 차체의 중량감을 파악하고 조정할 수 있다.

◆ 외장 디자인 구상(構想)
디자인 컨셉트가 만들어져 디자이너들에게 주어지면, 디자이너들은 컨셉트에서 제시된 목표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된다. 물론 디자인 컨셉트는 디자이너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컨셉트는 설계를 맡고 있는 엔지니어들에게도 주어지게 된다. 외장 디자인을 위한 초기단계는 전략적 사고(戰略的 思考)의 비중이 높은 작업이므로 통틀어서 구상(構想), 즉 아이디어를 엮는 다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여기에서의 「구상(構想)」은 이후의 실제적인 디자인 조형작업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형태의 구상(具象)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초기의 아이디어 구상(構想) 단계의 작업은 대체로 스타일 이미지(style image)의 설정과 레이아웃의 설정, 키워드 설정 등으로 구성된다.

◆ 스타일 이미지 설정
스타일 이미지의 설정은 기획(企劃)단계의 목표에 대하여 스타일 방향을 어떠한 특징으로 설정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작업이다. 디자인 작업 이전의 단계로써 기획의 목표에 대한 소비자의 속성, 취향, 사용목적, 사용 장소, 사용 방법 등의 관련 자료를 폭넓게 수집하며, 또한 장기적인 경향, 경쟁차량의 특징, 스타일변화 동향 등 폭넓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 목표에 대한 배경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디자인을 맡은 실무 디자이너는 기획단계에서 의도한 방향성과 공통성을 가지는 적절한 주제를 설정하여 각 디자이너들 간의 자유로운 토론으로 이미지의 객관화와 공동의 방향성을 모색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이것은 구체적이고 직관적이며,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로 종합하여 제 3자에게까지 전달되도록 하는 ‘이미지워드(image word), 또는 키워드(key word)의 설정’과 같은 방법을 쓴다.

◆ 이미지 스케치(image sketch)
스타일 이미지를 구체적인 스케치에 의하여 확인하고, 그것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이 단계에서의 작업이다. 차량의 기본적인 구성조건, 성능특성, 선행검토 레이아웃(layout) 등이 이미지 스케치를 위한 필요조건들로써, 가능하면 초기단계의 제약(制約)을 주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게 된다. 또한 개발차종의 출현시점에서 각종의 신기술 동향을 가정하여 여러 형태로 이미지 스케치를 작성한다.
시대를 감각적으로 앞서가는 것은 디자이너만의 독창적인 능력인 동시에 요구사항이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이미지 스케치 단계에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조형(造形)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미지 스케치 단계의 표현방법이나 대상에는 제약이 없다.

그림. 추상성 이미지의 예-개구리와 뉴 비틀

대부분 자동차 이외의 동물이나 식물, 기타의 대상에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한 시도들이 이루어진다. 그러한 스케치를 통해 연상을 얻고, 이미지를 떠올려서 자동차로써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서 설정된 이미지나 이미지 스케치는 디자인 작업이 구체화되어 가는 후반부의 단계에서도 초기의 이미지를 자지고 있어야 초기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