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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34. 뉴 SM5 플래티늄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11-13 23:16:49

본문

2009년 말에 나온 3세대 SM5가 페이스 리프트되면서 뉴 SM5 플래티늄 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3세대 SM5가 벌써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오다니, 시간은 참 빠르다. 그만큼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고 기술의 변화 속도 역시 빠른 것 같다. 뉴 SM5 플래티늄은 3년 만에 바뀌는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개념으로 바뀐 성격이 짙다. 그래서 기존의 3세대 SM5가 가지고 있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최근의 유행에 맞추는 작업이 더해졌다. 새로 바뀐 SM5의 디자인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자.

중형 승용차의 덕목

우선 외형에서의 변화를 살펴보면, 후드와 라디에이터 그릴, 헤드램프, 앞 범퍼 등의 부품의 변화로 앞모습의 이미지 변화를 보여준다. 그런데 펜더는 바꾸지 않았다. 물론 헤드램프도 기본적인 위치나 크기도 바뀌지 않았고, 그 대신 LED 주간주행등을 넣고, 하우징 내부의 디테일을 바꾸었다. 후드는 전체의 윤곽은 바꾸지 않았지만, 이전의 후드가 중앙에 에지를 세운 디자인이었던 것에서, 바뀐 후드는 이른바 파워 돔(power dome)이라고도 불리는 콧등처럼 생긴 모양의 넓은 면이 살짝 올라온 형태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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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SM5는 1세대와 2세대가 그랬듯이,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룬 감각을 추구했었다. 닛산의 세피로(Cefiro)를 바탕으로 했던 1세대 SM5는 우리나라의 중형 승용차에서는 가히 혁신적인 품질을 보여준 것만은 틀림없었다. 차량을 그냥 세워놓고 보아도 정성들여 만든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었다. 물론 그런 이미지를 주는 것은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적어서, 조립 라인에서 ‘정성들여’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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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양산 차들의 공정 당 작업시간이 1분 40초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초기의 SM5는 그보다 훨씬 긴 작업시간으로 조립이 됐기 때문에, 품질관리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1새대 SM5는 고품질의 상징처럼 여겨졌었다. 그 대신에 디자인은 개성보다는 무난하고 안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2세대 SM5는 역시 닛산의 승용차 티아나(Teana)를 바탕으로 개발되어 무난한 디자인과 안정적인 품질을 무기로 내세웠었다. 1세대와 2세대 모델 모두 디자인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았지만, 반면에 이렇다 할 개성도 강하게 드러나지 않았었다. 사실 국내 시장에서 ‘중형 승용차’는 가족용 승용차로써 모든 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장 큰 덕목(?)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이 시기였기 때문에, 이런 특징이 SM5의 장점이었고, 그것은 3세대 SM5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3세대가 나온 뒤부터는 그러한 무난함이 중형 승용차에서 장점인지가 의심(?)받기 시작한다. 그것은 YF 쏘나타와 K5 등 개성이 강한 승용차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연령’이 젊어지기 시작한데다가, 부릅뜬 듯한 매서운 눈초리의 헤드라이트를 비롯해서, 붓으로 휘갈긴 듯한 강한 캐릭터 라인과 같은 강한 레시피(recipe)로 사람들의 입맛을 바꾸어 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강해지거나 높아지는 것에 한 번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다시 이전의 단계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개성 있는 중형차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무난한 차는 오히려 개성 없는 차처럼 보이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실용적 요소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동차를 고르는 기준은 독일차의 특성에 기울어진 듯하다. 그것은 동력 성능, 다시 말해 출력이나 주행성능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동력 성능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승용차에서는 실용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과연 실용성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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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역사를 보면 마차의 의자 맡에 엔진을 얹어서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가 발명된 것은 1886년 독일에서였지만, 그 ‘엔진 달린 마차’를 엔진을 객실과 분리시켜서 앞쪽에 탑재한 ‘시스템 파나르(System Panhart)’라고 불리는, 오늘날의 자동차와 같은 안락한 느낌의 ‘자동차’로 발전시킨 것은 프랑스였다. 실용적인 기술이란 결국 편리하면서도 일상에서 기술적인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성능은 좋지만, 다루기 어렵다면, ‘실용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뉴 SM5 플래티늄은 국산 중형 승용차 4강 중 1강이다. 주행 성능이나 승차감, 실내 소음에서는 4강중에서 1~2위를 다툴 수 있는 정도이다. 사실 뉴 SM5 플래티늄의 이런 특징은 차를 직접 타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이어서, ‘강한 양념’의 입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뉴 SM5 플래티늄의 무난한 차체 디자인만을 보고 지레 짐작으로 저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아쉽다.

전략적 디자인이 필요한 시점

아무튼 간에 뉴 SM5 플래티늄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하려 애썼고, 특별하게 튀는 부분이 없도록 다듬어 만든 손길이 느껴진다. 특히 실내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퍼퓸 디퓨저는 후각(嗅覺)이라는 요소를 통해 어필하는 감성으로, 사실상 자동차 성능의 본질적인 요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패밀리 세단에서는 정말로 중요하고 필수적인 기능이다. 물론 이 장비는 새로운 것은 아니고, 3세대부터 있어온 것이기는 하다. 이런 감각적 요소의 배려는 요즈음같이 자동차의 선택 기준에서 소비자들의 주관적 판단이 큰 요인이 되는 때에는 사실상 엔진 성능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퍼퓸 디퓨저가 내는 ‘향기’는 훌륭했지만, 그 향기가 나오는 작은 크기의 배출구는 조금 더 세련된 형태로 다듬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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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차체와 동일한 이미지의 곡선으로 디자인되어 있고, 우드 패널도 흐르는 이미지의 형태이다. 여기에 BSW(Blind Spot Warning system)와 같은 장비들은 가족용 중형 승용차로써는 안정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내의 각 부품들의 디자인이 전반적인 통일성을 가진다는 느낌보다는, 이것저것 그때그때 가져다 붙인 것처럼 조금은 산만하다는 느낌이 오기도 한다.

사실 지금은 중형차가 무난함으로 결합된 ‘가장의 차’의 성격으로 팔리는 비중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하드웨어의 가치와,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실용적인 차를 찾는 사람들 역시 많다. 그런 소비자들은 여전히 SM5를 선택하고, 또 그런 실용적인 차를 원한다.

국내 시장에서 뉴 SM5 플래티늄이 찾아갈 위치는 ‘강한 양념’을 가진 중형 승용차를 찾는 소비자들과는 다른,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그런 소비자들이 가치 지향적이라고 해서 무난한 디자인에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치 지향적인 소비자들일수록 더욱 더 개성적인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소비자들의 개성은 화려하고 자극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세련되고 분명한 성격을 가진 디자인을 원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어쩌면 그러한 성격이 프랑스의 자동차들이 가진 예술적 창의성과 연결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강렬한 인상의 디자인을 내세우는 현대/기아가 절대적인 비중을 가지는 시장에서 예술적 감성을 추구하는 것이 앞으로 계속해서 SM5가 지향해 나가야 할 방향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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