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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37. 쉐보레 트랙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3-16 12:05:42

본문

한국GM에서 내놓은 소형 SUV 트랙스는 국내에서는 가장 작은 SUV이다. 들리는 말로는 스파크와 아베오의 바탕이 된 감마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됐다고 한다. 그래서 차체의 크기나 엔진의 배기량을 봐도,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시됐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들에 비해서는 덩치가 작은 편이다. 그런데 사실 요즘은 SUV를 타는 이유가 반드시 비포장도로를 주행한다거나 짐을 많이 싣는 등 실제의 기능적 필요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승용차와는 좀 다른 느낌의 차를 타고 싶어서 SUV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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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실제로 SUV는 승용차보다 실용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공간의 변환이 가능하고, 또 운전석의 시야가 높고 최저지상고(ground clearance)도 높아서 길이 거칠더라도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게다가 승용차와는 구분되는 단단한 느낌도 가지고 있다. 물론 요즘의 SUV들은 거의 대부분 크로스오버(crossover)의 컨셉트로 개발돼서 차체 디자인에서 오프로드 주행용 차량의 느낌보다는 도시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새로 등장한 트랙스는 그다지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 소형 승용차 정도의 크기인 것은 물론이고, 전반적으로 크게 거슬리지 않는 이미지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SUV이기 때문에 차체는 승용차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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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나 뒤에서 차체의 자세를 바라보면 바퀴를 최대한 바깥쪽으로 배치해서 건장한 스탠스(stance)를 보여준다. 게다가 앞뒤의 오버 행도 짧아서 안정적인 비례를 가지고 있다. 휠 아치를 감싼 앞과 뒤의 펜더는 전체적인 볼륨을 풍성하게 만들어서 육중한 느낌도 준다. 스포티한 느낌의 휠 디자인은 쉐보레의 스포츠 쿠페 카메로(Camaro)와 거의 같은 디테일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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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도록 디자인된 벨트라인으로 유리창이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경쾌한 소형 승용차 같은 이미지이다. 그리고 앞 범퍼 아래쪽과 차체 측면 아래쪽, 앞뒤의 휠 아치 안쪽, 그리고 뒤 범퍼의 아래쪽을 모두 검은색의 플라스틱 재질로 감싸서 비포장도로를 조금 거칠게 달려도 차체가 손상을 입지 않을 것 같은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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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의 여러 디테일에서는 아기자기한 형태도 보인다. 가령 헤드램프 모서리에 엣지를 세워서 범퍼 모서리까지 연결한 것이라든가, 테일 램프 표면에 입체적인 무늬가 들어간 것들, 그리고 마치 우주선 조종간처럼 생긴 기어 레버 등이 그것이다. 그야말로 로봇이나 만화 캐릭터 등에서 만나볼 법한 상상력의 디테일들을 가지고 있는데, 일견 이것은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한 로봇으로 변신할 것 같은 이미지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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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는 국내 시장에서는 처음 등장하는 소형 크로스오버 SUV이다. 사실 국내 소비자들의 차종 취향이 차종에 상관 없이 모두가 지나치게 세단 중심으로 돼 있지만, 한편으로 그것은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트랙스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다양화시켜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령 소형 승용차는 조금 부족한 듯이 느껴지지만, 중형 승용차를 타기에는 아직 이른 소비자들에게 맞는 차가 트랙스 정도 크기의 활용성을 가진 크로스오버형 SUV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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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그런 선택은 알맞은 가격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경승용차 베이스의 차량을 중형 승용차의 값으로 판다면, 좋은 물건으로 인식되기 보다는 바가지를 씌운다고 느껴질 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필자가 이 글을 쓰면서 아쉬운 것은 트랙스의 카탈로그를 보기 위해 필자가 사는 동네의 쉐보레 영업소를 3주 동안 대여섯 번 방문했었는데, 매번 카탈로그가 없다는 말밖에 들을 수 없었다. 물론 마지막 방문 때 카탈로그를 하나 얻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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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가 없더라도 차를 세워놓았으니, 사전 계약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동차를 팔거나 사는 건 단지 ‘기계’ 한 대 사고파는 일과는 다르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자동차는 단순한 ‘주행하는 기계’가 아니라 꿈과 상상력이 결합되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제품이고, 거기에서 카탈로그 같은 매개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비싼 가격에 소극적인 마케팅까지 겹쳐진다면, 트랙스가 가진 디자인은 빛을 잃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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