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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도상적 디자인의 재규어 F-Type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5-08 17:17:47

본문

재규어 F-Type이 등장했다. 새로운 F-타입은 1974년에 단종된 재규어의 전설적인 스포츠카 ‘E-타입’의 후속 모델의 성격을 가져서 이름도 E 다음의 알파벳을 써서 ‘F-타입’ 이다. 새로 등장한 F-타입은 물론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컨버터블 차량 이지만, 로드스터(roadster), 즉 지붕이 없는 것을 전제로 개발되는 차량의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일반적인 차량의 관점으로 본다면, 지붕이 없는 구조의 차체는 차체 강성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이것을 보충하기 위한 추가적인 보강 설계를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로드스터로 개발됐다는 것은 높은 차체 강성을 확보한 고성능 스포츠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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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타입의 차체 스타일은 앞 펜더에서 시작된 곡선이 팽팽하게 당겨진 느낌으로 뒤쪽으로 달려가다가 뒤 펜더에서 다시 부풀어 오르는 형태의 근육질 선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스타일을 가리켜서 코카콜라의 병 모양을 닮았다는 의미에서 ‘코크 바틀 스타일(Coke-bottle Style)’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차체 디자인은 1960년대와 70년대를 풍미했던 스타일이기도 하면서, 고성능 스포츠카의 상징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신형 F-타입의 앞 모습은 헤드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그릴 양쪽의 공기 흡입구가 어우러지면서 매우 강렬한 표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마치 먹이를 노려보는 맹수의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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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F-타입의 이처럼 강렬한 눈매는 앞모습보다는 뒷모습에서 절정에 이르고 있다. 직선으로 연결된 트렁크 리드의 아래쪽으로 만들어진 반원 형태의 브레이크 램프는 정말로 표범이 노려보는 듯한 눈매와 표정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자동차가 표정을 가지게 디자인했다는 것에 필자는 재규어 디자이너들의 실력에 감탄하게 된다. 물론 디자인 디렉터 이안 칼럼의 능력이 큰 몫을 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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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어떤 이미지나 형태를 구성하는 디자인을 전문 용어로 ‘도상적 형태(圖像的形態)’ 라고 일컫는다. 한글로 표기되는 ‘도상(圖像; icon)’ 이라는 단어는 물론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지는 않는 것 같다. 그보다는 영어의 아이콘(icon) 이라는 말이 널리 쓰인다. ‘도상’ 이라는 말은 ‘도상학(圖像學; iconography)’에서 유래된 것으로, 본래는 중세(中世)의 종교적 회화나 조각에 묘사된 예수를 비롯한 성상(聖像;icon)에 담겨 있는 종교적 의미를 해석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렇지만 오늘날에 와서 ‘아이콘(icon)’은 종교적인 성상을 가리키기보다는, 컴퓨터 인터페이스에서 사용자를 위한 직관적 심벌이나 기호를 지칭하고 있으며, 컴퓨터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되면서 보편적인 단어처럼 쓰이는데, 가령 상징적인 형태를 ‘아이콘적(iconic)이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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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F-타입은 이처럼 맹수의 표정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형태는 유기체적(有機體的) 형태의 이미지보다는 기하학적(幾何學的) 형태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것은 차체를 이루는 선들이 팽팽하게 당겨진 느낌이고, 운전석을 중심으로 하는 실내 디자인 역시 역동적인 선과 기하학적인 원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앙 콘솔에서 조수석 쪽으로 조수석 탑승자를 위한 손잡이가 있는 만들어진 비스듬한 손잡이는 앞 좌석 동승자를 배려한 것이지만, 한편으로 운전석의 독립성을 강조해서 고성능 스포츠카로서 ‘운전자 중심의 권력’을 상징하는 모습 같기도 하다. 차체 외부의 디자인에서는 도어 패널과 매끈하게 마무리되도록 디자인된 도어 핸들이 마치 정교한 기계와도 같은 느낌을 주면서 공기역학적으로 치밀하게 설계된 차량이라는 암시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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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F-타입은 4,470mm의 길이로, 중형 승용차보다 약간 짧은 정도이니, 그렇게 큰 차는 아니다. 지금은 컨버터블 모델밖에 없지만, 머지 않아 쿠페 모델도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실 지붕이 일체로 만들어진 쿠페 모델이 차체 스타일의 전체적인 완성도에서는 컨버터블 모델보다 높은 것이 보통이겠지만, 과거에 클래식 E-타입이 그랬듯이, 새로운 F-타입도 쿠페 보다는 컨버터블 모델이 더 개성적 면모를 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지붕을 가진 디자인으로 나올 F-타입 쿠페가 어떤 느낌의 ‘맹수’로 태어나게 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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