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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레이싱 머신과 무기류의 디자인적 공통점-1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8-19 07: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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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머신과 무기류의 디자인적 공통점-1

요즈음에는 스포츠카(sports car)라는 말이 우리 귀에 그다지 낯설지 않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등 이름만 들어도 머리칼이 곤두서는 이른바 '수퍼' 스포츠카들이 줄줄이 국내에 들어와 있는데다가, 어떤 ‘동네(?)'에 가면 길을 가다가도 심심찮게 그런 차들과 맞닥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대개 이런 스포츠카라고 하면 우리가 연상하는 것은 “빨간색이며 날렵하고, 더러는 지붕이 열리고 닫히는 소위 오픈카(open car)이기도 한 멋진 차”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런 모습은 모두 스포츠카의 공통적인 모습들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멋’ 이 없다면 스포츠카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능은 기가 막힌 데 멋은 없는 차, 그런 차가 있을까? 그게 바로 경주용 차(racing machine)이다. 그런데 사실 경주용 차는 멋이 없는 것이 아니라, 멋을 내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자동차 경주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이라면
“뭐? 경주용 차가 멋이 없다고? 그게 무슨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리냐?”
라고 벌컥 화를 낼지도 모른다. 맞는 말이다. 경주용 차들은 멋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보면 멋있다. 정말로 멋있다. 이쯤 되면 필자의 이런 변덕에 독자들은
“도대체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야? 왜 이랬다 저랬다 해? 도대체 무슨 이야길 하려는 거야?”
라고 궁금해 할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자.

앞서 잠깐 이야기 한 ‘수퍼’ 스포츠카들이 멋있다는 사실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날렵한 차체에 환상적인 컬러, 거리를 압도하는 특유의 카리스마, 말초신경을 자극해서 질주본능의 피를 끓게 하는 차가운 엔진소리까지…, 정말로 시각, 청각, 후각,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촉각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모든 감각기관을 뇌쇄(惱殺) 시키는 ‘막강한’ 멋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현란한 차체 도색과 수없이 많이 붙은 스폰서의 스티커들, 비행기를 무색케 하는 거대한 윙과 타이어, 그리고 가슴을 뒤흔드는 천둥치는 듯한 배기음의 경주용 차 또한 좌중을 사로잡는 마력(魔力)을 가진, 정말로 멋있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한 번 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들 두 종류의 ‘차’, 수퍼 스포츠카와 경주용 차가 가진 멋은 약간 다른 것 같다. 왜 그럴까? 이들의 서로 다른 멋의 실체는 무엇일까?

모형제작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 중의 상당수는 비행기나 미사일, 탱크 같은 공격용 무기의 매력에 빠져서 취미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비행기나 미사일 등등의 무기들은 그 첨단성과 치밀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멋있지만, 거기에는 환상적인 컬러도, 번쩍이는 엠블렘도 없다. 그럼에도 멋있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디자인(design)과 스타일(style)의 차이 때문이다.

디자인과 스타일, 이들은 일견 같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절대 같지 않다. 물론 이들 두 개의 개념 속에는 모두 ‘형태’의 의미가 들어있는데, 서로 약간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즉, 디자인은 구조를 포함한 개념의 것이라고 설명될 수 있는 반면, 스타일은 단지 표면에 드러나는 형태를 중심으로 보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사람의 얼굴에는 누구나 모두 똑같이 두 개의 눈, 하나의 코와 입 그리고 두 개의 귀로 이루어져 있다는 식의 설명이 디자인의 관점이라면, 같은 생김새의 얼굴은 하나도 없다고 하는 것은 스타일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두 개의 관점이 모두 형태를 다룬다는 것에서는 같지만, 이와 같이 그 설명방법이나 개념은 차이를 보인다. 자, 이제 ‘멋있는 무기’와 ‘멋있는 스포츠 카’의 차이가 어느 정도 이해될 법도 하다. 다시 말해 기능을 위한 치밀한 구조를 가진 비행기나 미사일이 ‘멋있는 디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경주차들을 보면 어쩌면 이런 무기류에서와 비슷한 이유에서 그 ‘멋’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많은 종류의 경주차들 중에서도 보통의 대량생산되는 차를 바탕으로 개조한 것은 그래도 ‘레이싱카(racing car)’ 라고 부른다. 실용성을 가진 승용차(car)를 개조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F-I이나 인디 500 경기에 나가는 차 정도가 되면 ‘일상적 기준의 실용성’은 전혀 없는 것은 물론, 형태도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카(car)’라고 부를 수는 없다. 타고 내리는 절차와 방법, 운전 방법, 그리고 성능과 구조 등이 모두 한가지의 목표, 빨리 달리는 것에 맞추어져 있어서 이것은 문자 그대로 달리는 ‘기계(machine)’이다. 그래서 이들은 레이싱 머신(racing machine)이라 불린다.

그리고 '기계'로써의 레이싱 머신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성능(효율)이다. 이 효율의 개념은 엔진의 출력이나 타이어의 성능과 같은 물리적 요소들로 이루어진 ‘기계적 성능’에 의해서도 나오지만, 차체의 공기역학적 설계와 같은 요인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경주용 차량 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는 보통의 차에서도 공기역학(空氣力學, aerodynamics)이라는 개념은 이제는 거의 상식적인 것이 되어 누구나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그러나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힘은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기는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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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포뮬러 레이싱 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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