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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레이싱 머신과 미사일의 디자인적인 공통점-2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8-26 09:14:35

본문

레이싱 머신과 미사일의 디자인적인 공통점-2

1738년 스위스의 물리학자 베르누이(Daniel Bernoulli; 1700~1782)는 유체(流體)의 흐름을 관찰하던 중, 속도가 증가하면 유체의 압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공기(유체)는 물체가 멈추어 있는 상태의 압력인 정압(靜壓; static pressure)과 그것이 움직일 때의 압력인 동압(動壓; dynamic pressure)이 있고, 이 둘을 합쳐 전체압력(全體壓力; the total pressure)이라고 한다. 그런데 물체가 멈추어 있거나 움직이고 있거나 간에 언제나 이 전체압력은 일정하다. 실험을 통해서 베르누이는 이러한 정압과 동압의 차이가 물체의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속도의 제곱만큼 증가하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속도가 두 배로 되면 두 압력의 차이가 제곱 배로 커져 동압이 네 배로 감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비행기의 날개에 적용시켜 본다면, 날개 면의 상하로 흐르는 서로 다른 속도의 기류에서 아래의 직선 면 쪽의 기류보다는 위쪽의 굽은 면, 즉 공기가 움직이는 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쪽의 기류가 빨라져 압력이 낮아지게 되므로, 날개는 압력이 낮은 위쪽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 힘을 양력(揚力; lifting force)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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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공기의 흐름에 의한 힘의 방향


이러한 공기 중에서의 속도에 의해 차체와 공기흐름의 상호작용이 바로 공기역학이라는 개념이고, 그러한 개념을 응용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비행기의 날개이다. 비행기가 떠오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림 중에서 위쪽의 것은 비행기에서의 윙 이고, 아래쪽의 그림이 포뮬러 레이싱 머신 차량에 설치되어 있는 윙의 개념이다. 보통은 포뮬러 레이싱 머신의 앞과 뒤의 커다란 날개의 모양으로 설치되어 있는데, 대개 포뮬러 레이싱 머신의 무게는 운전자가 탑승하고 연료를 가득 채우면 1,500파운드(약 680㎏)정도인데, 앞․뒤 윙의 면적과 시속 300㎞에 육박하는 속도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지면을 향하는 양력 - 이것을 다운 포스(down force)라고 한다 - 은 무게로 따지면 약 3,000 파운드 가량으로, 경주용 차 무게의 두 배 가량 되므로 이론적으로 따진다면 레이싱 머신은 시속 300㎞로 달린다면 천장에 거꾸로 붙어서도 달릴 수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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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포뮬러 레이싱 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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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는 윙과는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윙(wing)과 스포일러(spoiler)는 혼동되어 이해되기도 한다. 윙은 그야말로 날개의 역학적 원리를 그대로 이용한 것이지만, 스포일러는 전혀 그렇지 않다. 스포일러는 문자 그대로 공기의 흐름을 흐트러뜨리는(spoil) 구조물이다. 일반적인 세단 승용차의 차체 형태를 보면 전반적으로 바닥은 평평하지만(실제로 굴곡은 많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평평하다는 의미이다), 위쪽은 승객실 때문에 불룩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이것은 아래위의 기압 차를 일으키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성립시켜 고속에서는 차체가 떠오르게 만든다. 따라서 위쪽으로 흐르는 공기의 흐름을 흐트러뜨려서 공기의 속도를 늦추어 차체의 아래위의 기압차를 줄이려는 것이 에어 스포일러(air spoiler) 이다. 그러므로 에어 스포일러를 달면 차량 전체의 공기저항은 오히려 증가하지만 고속에서의 양력은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경주용 차량의 윙과는 전혀 다른 원리인 셈이다.

한편 날개의 원리를 응용한 윙의 모양은 경주차가 달리게 될 경기 코스의 형태에 따라서 달라진다. 원형이나 타원형의 트랙과 같이 거의 없이 균일한 조건의 경우와, 굴곡이 많은 형태의 경주코스나 일반 시가지에서 이루어지는 경기에서의 주행특성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직선구간이 긴 곳에서는 경주차의 속도가 200마일(시속 320km)내외이고, 굴곡이 있는 시가지 코스에서의 속도 범위는 40마일에서 120마일(시속 64km~200km)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당연히 속도 차이에 따라 각각 다른 형태와 구조의 윙이 쓰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속도가 높은 직선구간 중심의 코스에서는 다운포스를 얻기 쉬우므로 단순한 형태의 윙이 쓰이지만, 커브가 많아 상대적으로 주행속도가 높지 않은 곳에서는 낮은 속도에서도 다운포스를 얻을 수 있는 여러 개의 보조날개를 가진 구조의 윙이 쓰이게 된다.

이렇듯 그야말로 기능에 따라 구조와 형태가 달라지는「레이싱 머신」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달리는 기계(machine)로써의 고성능의 이미지는 앞서 언급했던 비행기나 미사일의 강력한 이미지의 경우처럼 ‘매력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레이싱 머신의 고성능 이미지는 보통의 차들에서 레이싱 머신의 휠을 닮은 알루미늄 휠 이나 윙을 모방한 에어 스포일러(air spoiler)를 비롯해서 커다란 머플러 등을 ‘경주차 스타일’의 것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보통사람들의 ‘욕구’를 대신 만족시켜 주기도 한다.

감성이나 장식이 배제된 순수한 기능적 형태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20세기의 산업디자인에서의 기능주의를 이야기 할 때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감성을 가진 사람이 쓰는 물건에서 감성이 배제된다면, 사람이 가진 창조성과 아름다움의 추구는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완벽하게 공기역학적으로 다듬어진, 또는 기능적 효율성만을 추구한 한 대의 차가 모든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목표는 아닐 것이다. 아울러 기능적으로 기계적인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레이싱 카의 디자인 역시 디자이너, 또는 자동차를 ‘무척’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유일한 목표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자동차 경주를 통해 자동차는 발전을 해 왔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왔다. 자동차 경주는 발전의 원동력이요, 하나의 동기(motive)였던 것이다.

혹자는 현실 속에서 시속 300km로 달릴 기회는 전혀 없는데, 그런 고성능이 무슨 필요냐고 묻기도 한다. 그것은 마치 올림픽에서 100미터 달리기 기록 0.01초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단정 짓는 것과 같을 지도 모른다. 자동차경주에 도전하는 것이 기술의 발전을 이루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는 또한 아니다. 기술의 발전은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이 아닐지도 모른다. 100미터 달리기가 단지 달리기 실력이 얼마만큼 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에 도전하는 것이 듯, 자동차 경주와 경주용 자동차의 디자인은 자동차라는 대상을 통해 사람이 추구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 얼마만큼 인가에 도전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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