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국인의 생활을 반영한 미니밴의 실내 디자인


글/구상(한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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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구상(한밭대 교수)

수출 산업이라는 과제를 떠맡은 한국의 자동차와 자동차 산업이 넘어야 할 과제는 참으로 많다. 한정된 "/> 한국적인 자동차 디자인은 무엇일까? > 구상의 자동차디자인 담론 | 글로벌오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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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적인 자동차 디자인은 무엇일까?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9-16 07:15:36

본문

그림. 한국인의 생활을 반영한 미니밴의 실내 디자인




글/구상(한밭대 교수)

수출 산업이라는 과제를 떠맡은 한국의 자동차와 자동차 산업이 넘어야 할 과제는 참으로 많다. 한정된 내수시장과 한편으로「규모의 경제」라고 특징 지워지는 자동차 산업은, 그것이 성장하면 할수록 더욱더 큰 시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양화된 소비자의 취향을 위해서는「다품종 소량생산」의 전략이 요구된다. 그리고 한편으로 국제시장에서 차별성을 가지는「우리의 목소리」를 담은 차라는 특성도 요구된다. 혹자는 수출해야할 차를 우리의 입맛에만 맞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말도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미국 차」나「독일 차」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한편으로는 수입차로써의 미국 차와 독일 차의 장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면 외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한국적 디자인의 자동차」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실 한국적 디자인의 이슈는 이제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오래 동안 모든 제품과 자동차의 개발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온 목표이며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자동차 자체가 한국의 것이 아닌데, 어떻게 한국적인 자동차를 디자인 할 것이냐는 반문도 있고, 또 한쪽에서는 버스에 단청과 기와를 응용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 어떠냐는 식의 기발함의 도를 넘는 웃지 못 할 아이디어가 나온 일도 있었다.

한국적 스타일이라고 하면 우리는 먼저 무엇을 떠올리게 될까? 아마 상당수의 사람들이 현란한 원색의 색동저고리와 전통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무늬의 단청과 가지런히 배열된 기와 등의 이미지를 생각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전통적인 공예품이나 의상, 건축물 등이 우리의 의식 속에 ‘한국적 스타일’ 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고, 또한 외국인들 중 조금이라도 우리나라에 대하여 아는 사람들 역시 이와 유사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적인 디자인의 자동차가 어떤 것이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뭐라고 대답을 해야 옳은 답이 될까? 앞서와 같이 버스에 기와를 얹고 단청을 칠하면 한국적 스타일이 될까? 아니면 승용차의 라디에이터 그릴에 전통양식의 창살모양을 붙이면 한국적 스타일일까? 아마도 우리 대부분은 이것이 잘못된 해결 방법이라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올바른 해답이 무엇인지는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더러는 개인적 취향의 차이에서 연유되어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겠지만, 한국적 이미지를 가진 제품은 우리의 정서에 위화감을 주지 않으면서, 우리가 손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 그리고 한국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하기 위하여서는 전통적인 요소의 형태를 응용하는 것은 일반적인 방법일 수 있다. 그렇지만 자동차에 한국적인 형태를 ‘붙임’으로써 그 차가 한국의 문화와 조화되는 성격을 가지게 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한국적인 이미지를 가진 ‘한국적 스타일’은 단순한 '장식품 붙이기’에 의해서는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지는 않는다. 도대체 외국에서 들어온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를 어떻게 디자인해야 한국적인 자동차가 될까? 그러나 이것은 문제의 핵심을 보지 못하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므로 한국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도 그렇지만, 거기에 ‘무늬’만 붙인다고 한국적인 것이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통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을 혼동하고 있다. 이 두 가지는 물론 같은 것 일수도 있지만, 언제나 그렇지는 않다. ‘전통적’인 것은 시간이 흘러도 그다지 변화되지 않지만, ‘한국적’인 것은 늘 변화된다. 19세기에 살았던 한국인과 21세기를 살고 있는 한국인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는 그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금의 한국인이 가장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도덕과 가치가 오늘날의 가장 한국적인 것이다.

아마도 여러분은 한국의 이미지를 제품에 부여하는 방법에서 ‘붙이기’가 올바른 방법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을 것이다. 전통적인 제품이나 가옥 등에 공통적으로 내재된 성격과 형태 조성의 원리들에서 공통적인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이 ‘원리’들은 형태의 구성과 이미지들의 유추과정을 거쳐서 추상(抽象)적 형태나 원리로 환원될 수 있다. 이 추상적 형태를 조형의 원리에 응용한다면 적어도 형태의 원리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한국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외국에서 개발한 차를 가져다가 추상의 원리를 이용한 조형기법을 성공적으로 적용시킨 승용차를 만들었다면, 이 차는 분명히 스타일 적인 면에서는 한국적 이미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지만, 그 이상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이다. 자동차는 세워놓고 감상하기 위하여 만든 물건이 아니다. 자동차는 달릴 때 비로소 그 ‘효용’이 발휘되고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제품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가 달린다는 것은 매우 다양한 특징과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주행성능 이외에도 도로의 조건, 노면의 요철, 노선의 굴곡도, 나아가서 가족의 구성원과 외출의 형태, 생활양식 등이 관련되어 있으며, 그러한 요소들은 하나의 자동차에 ‘국적’을 가지게 하는 요인으로써 작용한다. 실제로 미니밴의 실내에 커다란 형광등을 다는 것은 우리만의 한국적인 나들이 문화, 속칭 ‘고스톱’문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 실용성을 감안한 것이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의 미니밴에는 개별 독서등은 있지만, 실내 전체를 위한 밝은 실내등은 없다.

21세기의 한국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는 어떤 특징을 가졌을까? 미국이나 독일의 차들이 한국에 전적으로 부적합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환경에서, 한국인의 성격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차는 틀림없이 독일이나 미국 차와는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그러한 특징이 외형 스타일에만 한정되는 ‘한국적 스타일’만을 뜻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혹은 뒷좌석에 앉거나 가족 모두가 차에 타게 될 때, 아니면 좁은 골목길을 빠져 나와야 할 때에 자신이 이용하는 차의 ‘효용’에서 물리적 만족감과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게 될 때 그것이 종합적인 ‘한국적인 디자인’의 자동차에서 느껴지는 ‘가치’일 것이다. 그것은 오늘날의 우리가 가치를 느끼며, 아름다움과 행복을 느끼며,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외국시장에 나가서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는 우리만의 자동차의 모습일 것이다. 단순히「한복의 선을 살린」, 또는「전통적 형태가 들어있는」스타일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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