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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자동차 디자인과 전략-벤치마킹과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2-28 14:12:45

본문

자동차 디자인과 전략-벤치마킹과 디자인

좋은 차의 기준은 하나의 틀을 정해 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자동차를 쓰는 목적에 따라서 또는 어디에 중요성을 두고 보느냐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동차를 개발할 때 가지게 되는 공통된 목표 역시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를 쓰는 입장에서 절대적인 좋은 차를 찾기가 어렵듯이, 만드는 입장에서의 좋은 차 또한 매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좋은 차의 기준이나 판단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메이커의 입장에서 본다면 많이 팔리는 차가 좋은 차 일 것이다. 많이 팔린다는 것은 그 차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이며, 실제적인 효용가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많이 팔리는 차가 언제나 좋은 차인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언제나 올바른 방향이라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옳거나 그렇지 않거나 제품은 항상 사용자의 욕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논리는 간혹 제품이 가져야할 윤리적인 측면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하나의 ‘히트상품’은 우리의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이상일까? 자동차를 개발하는 입장에 있는 엔지니어나 디자이너는 항상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서 제품에 반영하여 소비자들이 편리하다고 느끼는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노력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은 좁지 않다. 이것은 메이커에게는 ‘라이벌’ 또는 ‘경쟁자’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경쟁자의 제품은 항상 연구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경쟁자의 제품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자의 제품, 또는 경쟁자는 아니더라도 다른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히트상품을 분석하여 그의 장단점을 제품개발에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을 마케팅 분야에서는 벤치마킹(bench marking)이라고 한다.

벤치마킹이라는 말의 의미는 제품의 성능을 실험하는 실험대(bench)에 자사, 혹은 경쟁사의 제품을 놓고 실험을 하며 장·단점을 분석하고 제품의 특징을 표시(marking)한다는 의미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벤치마킹 기법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아마 자동차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히려 가장 적극적으로 이 기법을 활용하는 분야일 것이다.

그런데 대개의 차량의 구조는 그 개념적으로는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약간의 차이로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자동차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승합차(乘合車)라고 불리며, 일반적으로는 밴(van)이라고 불리는 유형의 차량은 실용성을 중시하고 이동거리가 비교적 긴 미국을 중심으로 생겨났다. 초기의 밴 유형의 차량은 주로 화물 운송을 위한 차량이었으며, 크기도 생각보다는 커서 마치 지붕을 씌운 소형 트럭과도 같은 개념이었다. 그러나 레저 활동 인구의 증가와 승용차의 변형 모델인 스테이션 웨곤(station wagon)의 공간 활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 미니 밴 이었다.

미니 밴은 미국의 크라이슬러(Chrysler)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1980년대 초 경영난에 허덕이던 크라이슬러를 회생시키기 위해 새로운 회장으로 취임한 리 아이어코카(Lee Iacoca)는 미니 밴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여 크라이슬러를 회생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미니 밴은 이제 대표적인 RV(Recreational Vehicle)의 유형의 하나로써 자리를 잡았으며, 이전의 화물용 차량에 대한 인식은 점차로 사라져가고 있다. 미니 밴 역시 초기의 형태와 오늘의 형태는 개념적으로나 외형적으로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미니 밴의 개념이 처음 소개된 것은 역시 1980년대 초 그 당시 ‘기아산업’이 봉고(Bongo)를 생산하면서 이다. 크라이슬러의 경우와 매우 유사하게 봉고 역시 경영난에 허덕이던 회사를 살려내는 ‘봉고신화’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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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의 미니밴, 1982년


일반적으로 밴 류의 차량은 구조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흔히 원 박스(one box)라고 불리는 구조로써 앞바퀴가 운전석보다 뒤에 있으며 엔진도 운전석보다 약간 뒤의 아래쪽에 있는 구조가 그것이다. 1980년대 초에 나왔던 봉고가 대표적이며, 지금도 국내에는 이러한 구조의 차량이 상당수이다. 그 다음의 유형이 1.3박스의 구조로써 엔진의 위치는 원 박스의 차량과 같으나, 앞바퀴를 운전석보다 앞으로 옮겨서 안전도를 높였다. 우리나라에는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Starex)가 1.3박스에 속한다. 그 이후에 나온 것이 1.5박스로써, 엔진과 앞바퀴가 모두 운전석보다 앞에 있는 구조인데, 이것은 일반적인 승용차와 같이 엔진과 객실이 분리된 구조로 되어 있다. 물론 이것은 1.3박스의 구조보다 정면충돌에서의 안전성이 앞선다. 크라이슬러의 캐러밴과 기아자동차의 카니발이 모두 1.5박스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체 차체 길이와 실내공간의 비율로만 보았을 때는 원 박스의 구조가 가장 활용도가 높으며, 1.3이 그 다음, 1.5박스가 나중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공간만을 놓고 본 것이며, 안전성이나 스타일의 완성도를 놓고 볼 때는 원 박스 이외의 구조를 꼭 공간 활용이 나쁜 차로 단정 지어 버릴 수는 없다.

아무튼 크라이슬러는 새로운 개념의 미니 밴으로 시장에서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미니 밴형 차량에서의 독자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크라이슬러가 캐러밴을 내 놓고 얼마 되지 않아 포드 역시 크게 늘어난 미니 밴 수요층을 공략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1.5 박스 구조의 미니 밴 에어로스타(Aerostar)를 시장에 내놓았다. 에어로 스타는 초대의 크라이슬러 캐러밴과는 다르게 크게 경사진 앞 유리와 후드를 가진 미래지향적 스타일로 디자인되고 가족단위의 레저활동에 부합되는 실내공간을 가지고 있었으나, 캐러밴의 열풍을 잠재우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보였다.

포드는 에어로스타의 후속모델의 미니 밴을 개발하기에 앞서 크라이슬러 캐러밴을 철저히 벤치마킹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러밴을 구입하여 성능 테스트를 한 것은 물론이고, 나사못 한 개까지도 모두 분해하여 구조를 분석하는 작업(tear down)을 통해 캐러밴과 에어로스타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미니 밴의 설계를 변경하고 스티일의 특성도 변경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등장한 미니 밴이 에어로스타의 후속모델 윈스타(Windstar)였다. 윈스타는 이전의 에어로스타에서 앞부분의 경사는 날렵하지만 차체는 상자형의 조형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에서 탈피하여 부드럽고 유연한 스타일로 변신하여 이전의 에어로스타는 물론 캐러밴과도 완전히 차별화 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포드 윈스타의 이러한 변화는 올해에 나온 후속모델 캐러밴에도 영향을 주어 신형 캐러밴은 윈스타를 다시 벤치마킹 한 모습으로 태어나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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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에어로스타와 후속모델 윈스타


사실상 모든 디자인작업을 비롯한 '창조'적인 일에 있어서 순수한 독창적인 창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의 가치를 바탕으로, 현재의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준과 요구에 의하여 아직까지 보이지 않던, 보지 못하던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창조’이며, 완전한 창조 또는 모방에 의하지 않은 순수한 창조는 오직 신(神)만이 가능할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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