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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돌파가 필요한 티볼리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1-23 20:52:35

본문

쌍용이 티볼리(TIVOLI)를 내놨다. 쌍용자동차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메이커들 중에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SUV의 명가(名家)이다. 물론 체어맨 시리즈 같은 대형승용차 모델 라인업도 가지고 있지만, 그보다는 코란도로 대표되는 4륜구동 SUV 모델들이 핵심적인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고, 또 실제로 그들의 경쟁력은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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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날갯짓이 필요한 시점에서 등장한 신 모델 티볼리는 쌍용이 앞으로 착실한 성장을 이루어 나가기를 바라는 염원이 들어 있는 차량임이 틀림 없다. 이런 생각은 쌍용자동차의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대다수 한국의 자동차 소비자들이 똑같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막중한 책임을 안고 등장한 신 모델이 바로 티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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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오늘날의 시장에서 볼륨이 증가하고 있는 세그먼트의 하나인 CUV(Compact Utility Vehicle, 또는 Crossover Utility Vehicle)이다. 이 유형의 차량들의 공통적 특징은 알맞은 크기의 도시형 4륜구동차량이라는 점이다. 재래의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구조, 즉 차체와 프레임이 별도로 존재하는 방식과 달리, 승용차와 같은 일체구조식 차체를 가져서 중량도 무겁지 않고 승용차와 같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지면서 도심지에 어울리는 차체 디자인을 가진 4륜구동차량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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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오늘날의 SUV들이 과거와 같이 비포장도로 주행을 위해서보다는, 안정적 주행을 위한 기술적 방법으로 4륜구동을 채택한다는 점에서, 보다 기능적이고 캐주얼 한 차량으로의 의미가 커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장의 요구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진지한 쌍용의 마음가짐이 보이는 차량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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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티볼리의 차체 디자인은 조심스러운 자세가 보인다. 감각적 요소를 추구하되 ‘오버’하지 않으려는 디자인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앞이나 뒤, 옆 모습 등에서 특별히 흠잡을 데가 눈에 띄지 않는다. 사실 그 동안 액티언이나 로디우스 같이 개성(?)이 너무 강했던 쌍용 차량들의 디자인에 비하면, 티볼리는 정말로 신중에 신중을 기한 디자인이 틀림 없다. 사람들로부터 가급적 흠 잡히지 않으려고 다듬고 또 다듬은 흔적들이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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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흠잡을만한 것이 없다고 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이 되는 건 아니다. 사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무언가 깨뜨리고 벽을 뛰어넘는, 한자로 표현하자면 돌파(突破), 영어로 표현하면 break through 라고 말할 수 있는, 도전적이고 새로운 시도와 같은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도전적인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여기에서 연료전지나 무인자동차 같은 첨단기술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우리들 중 누구도 일상생활에서 아직 그런걸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신형차에서 바라는 건, 다른 차들보다 조금 더 세련되거나, 혹은 조금 더 연비가 좋거나, 아니면 한 발자국 앞서가는 그 어떤 것인지도 모른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1980년대 후반에 나왔던 소형 승용차 프라이드에는 12인치 휠이 달려 있었지만 그걸 작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반대로 1987년에 나왔던 기아의 콩코드 세단에는 그때의 다른 국산 중형 승용차보다 단지 1인치 큰 14인치 휠이 달려있었는데도 사람들은 콩코드는 휠이 너무 커서 바퀴밖에 안 보인다는 이야기들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경승용차 모닝에도 15인치 휠이 들어간다. 그래서인지 요즘의 중형 승용차에 기본사양으로 끼워진 15인치 휠은 마치 과거 경승용차용 12인치 휠을 끼우기라도 한 것처럼 작아 보이는 착시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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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티볼리에서도 그런 착시가 발견된다. 티볼리에 달린 휠은 18인치 크기로 절대 작지 않지만, 타이어가 작은 규격이어서인지 차체와의 비례를 보면 사실 왜소해 보인다. 차체 디자인을 할 때 캐릭터 라인을 효과적으로 써서 차체와의 면적 비례를 잘 조절했더라면 그런 느낌이 덜 했을지도 모르지만, 현재의 디자인에서는 그런 면에서의 치밀함이 부족해 보인다.

만약 지금의 티볼리 차체를 그대로 두어야 한다면, 과감하게 20인치나 22인치정도의 더 큰 휠을 달아서 ‘롱다리 비례의 SUV’를 내놓는 신의 한 수(?)를 뒀더라면, 부활을 꿈꾸는 SUV의 명가로서 돌파해나가는 강한 이미지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휠의 크기는 그냥 디자이너들끼리 의논해서 정할 수 있는 건 아니긴 하다. 그렇지만 쌍용자동차의 상품기획부문이 그런 정도의 도전적 콘셉트를 내놓고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들로 하여금 기술과 디자인을 동원해서 해결하도록 하는 ‘돌파’가 있었다면, 티볼리는 더욱 빛이 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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