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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미스터리 한 디자인의 콘셉트 카, 미쓰비시 GC-PHEV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5-03-04 05:34:57

본문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 미쯔비시가 이번에 발표한 콘셉트카 GC-PHEV는 적지 않은 의문점을 던져준다. 차량의 하드웨어는 가솔린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작금의 전반적인 기술 흐름에서 본다면 뭐 그다지 최첨단이라고까지 할 것도 없는 요즘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물론 미쯔비시는 여기에 자사의 신기술을 모두 집약했다고 발표했다. 모든 바퀴를 제어하는 S-AWC를 비롯해서 리튬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모터의 출력과 6기통 엔진의 출력을 합쳐 335마력이라는 높은 출력으로 전천후 주행성능을 가진 고성능 SUV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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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미쯔비시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리던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거의 항상 상위권에 드는 SUV ‘파제로(Pajero)’를 만들어내던 절대 강자였다. 그 파제로는 우리나라에서 ‘갤로퍼(Galloper)’라는 이름으로 생산되기도 했다. 그 당시에 갤로퍼(파제로)의 디자인은 마치 SUV 디자인의 교과서와도 같았다. 군더더기 없는 디테일과 기능적인 차체 비례, 그리고 기하학적이고 튼튼한 이미지의 디자인은 그야말로 모범적인 디자인과도 같았고, 그런 디자인의 영향으로 디자이너들은 현대자동차 고유의 SUV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바탕이 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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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일본의 자동차산업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오늘날의 세계적인 성장에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필자가 자동차메이커의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일본 메이커가 내놓은 신형 차들은 모두가 놀라운 세련미와 품질로, 그야말로 ‘넘사벽’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런 한편으로 일본 메이커들은 기술 전수에 매우 인색했다. 사실 그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 필자를 비롯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언젠가는 일본을 능가하리라는 다짐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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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이 지나 21세기가 되었다. 이제 우리들의 디자인에 대한 확신이나 철학도 생겨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실무 디자이너들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완성도 높은 품질과 디자인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아는 시대가 돼 버렸다. 그래서인지 요즘에 등장하는 일본의 디자인들은 무작정 좋아 보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어쩌면 이건 착시(錯視)인지도 모른다. 우리들의 실력이 실제로 좋아진 게 아니라, ‘눈만 높아진’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디자인은 ‘눈’만 높아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가 접하고 사용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들이 높아질 때 우리들의 눈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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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콘셉트 카 GC-PHEV는 실내/외 디자인에서 일본 메이커 특유의 높은 수준의 디테일 처리와 마무리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실내의 재질감이나 색상은 마치 일본의 공상과학 만화영화 ‘건담’ 류에서 나올 법한 미래지향적 형태와 질감으로 콘셉트 카가 추구하는 미래의 비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차체 외부 디자인에서도 헤드램프나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의 에어 댐이나 디퓨저, 배기구 등의 디테일은 그야말로 극도의 집중력과 형태의 마무리를 보여준다. 어느 세부 한 부분도 허투로 대충 처리하지 않은 꼼꼼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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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차체 측면에서의 전체 균형감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뒤쪽에 짐을 조금 실으면 차체 앞쪽이 들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들기도 한다. 측면 유리창과 지붕이 만나는 선은 일부러 안 맞춘 것인지,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렇게 틈새를 만들어 놓은 것인지 정말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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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모습과 뒷 모습, 차체 측면의 수많은 디테일들은 일본의 전자제품을 연상시키는 정교함과 치밀한 마무리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런 디테일들이 그 자체로 존재할 뿐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왜 이런 미스터리 한 디자인이 나온 걸까? 마치 오케스트라에서 개별 연주자들 모두 훌륭한 기량과 악기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을 조화롭게 이끌어주는 지휘자가 없다면, 결코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없듯이, 미쯔비시의 콘셉트 카는 그런 전체적인 조화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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