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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코란도의 부활은 언제일까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5-03-15 23:18:37

본문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티볼리의 이 같은 관심은 도시적인 디자인의 소형 SUV의 시대가 열린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SUV의 명가(名家)’ 쌍용자동차가 있기까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4륜구동 차량의 대명사와도 같았던 코란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래서 코란도는 특별한 차다. 아니, 특별한 차였다. 어쩌면 코란도는 한국 SUV의 헤리티지(heritage)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그런 코란도의 부활을 내심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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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코란도는 1974년부터 생산된 신진지프까지 그 유래가 거슬러 올라간다. 1957년에 설립된 신진자동차(이후 GM코리아와 새한자동차, 대우자동차 등을 거쳐 현재의 한국GM이 된다)는 미국의 AMC(America Motor Company)와 합작투자로 1974년에 지프 전문 생산업체 ‘신진지프’를 별도로 설립하고, AMC의 민간용 지프(Civilian Jeep)의 부품을 들여와서 ‘신진지프’를 만들기 시작한다. ‘신진지프’는 기본적으로 AMC의 CJ-6와 동일한 모델이었고, 그래서 차체 앞쪽 옆면에는 ‘Jeep’ 이라는 로고도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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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AMC는 조금 낯선 이름의 자동차메이커 ‘카이저(Kaiser)’에서 비롯된다. 카이저는 1953년에 윌리스-오버랜드를 인수하면서 회사 이름을 윌리스 모터즈(Willys Motors Inc.)로 바꾸었고, 1960년대에 와서는 다른 승용차 모델들을 모두 없애고 오직 지프만 생산한다. 한편 1950년대 중반에 미군의 군용 지프는 윌리스의 개량형 M150 대신 포드에서 새로 개발한 일명 ‘무트(MUTT)’라고 불리던 M151 모델로 대체된다. 그래서 신형 군용 지프 ‘무트’를 윌리스가 생산해서 미군에 공급하게 된다. 그리고 1970년대에는 윌리스가 아메리칸 모터즈(American Motors Corporation)에게 합병되면서 ‘윌리스’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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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모터즈는 민간용 차량을 만드는 AMC와 군용 차량을 만드는 AM제너럴(AMGeneral)의 두 회사로 나뉘었는데, AMC는 민간용 CJ 모델을 ?Jeep?이라는 이름으로, 군용 지프는 M151 무트를 AM제너럴에서 생산한다. AM제너럴은 미군의 대형 트럭 허머(Hummer)를 개발한 곳이기도 하다. 물론 AM제너럴은 허머 개발 이후에 GM에 인수되었다가 지금은 중국 자동차 메이커의 소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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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C의 CJ-6 지프를 생산하던 신진지프는 1978년에 1천 대의 지프를 아프리카의 리비아에 수출하게 되는데, 공산국가와 거래하는 나라에게 기술제공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던 AMC는 이 수출을 빌미로 일방적으로 계약파기를 선언했고, 그로 인해 신진지프는  ‘지프(Jeep)’라는 이름도 쓸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신진지프’는 1979년 3월에 ‘신진자동차’로 이름을 바꾸고 독립 메이커로 전환하면서 ‘지프’ 대신 ‘수퍼스타’라는 이름으로 지프를 만들어 판매한다. 1981년에 신진자동차는 버스와 특장차량을 만들던 동아자동차(하동환자동차)로부터 지분을 투자 받으면서 ‘주식회사 거화(巨和)’ 로 이름을 바꾸었고 ‘수퍼스타’ 대신 ‘코란도(KORANDO)’ 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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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화의 ‘코란도’는 한국인도 할 수 있다는 의미의 ‘Korean Can Do’의 머리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라는 설도 있고, 한편으로 ‘Korean Land-Over’를 변형시킨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Korean Can Do’가 유력한 근거로 여겨지고 있다. 즉, AMC의 기술지원 없이도 차량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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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의 바탕이 된 ‘수퍼스타’의 차체 디자인은 이전의 신진지프, 즉 CJ-6모델과 거의 동일하지만, CJ-6의 뒷바퀴 휠 아치가 둥근 형태였던 것에 비해, ‘수퍼스타’는 앞뒤 휠 아치 모두가 사다리꼴이다. 사다리꼴의 휠 아치는 지프가 오프로드에서 서스펜션이 크게 눌린 상태에서 앞 바퀴를 꺾더라도 바퀴와 차체가 간섭되지 않게 하기 위한 매우 기능적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뒤 휠 아치까지 모두 사다리꼴 형태로 만든 ‘수퍼스타’의 디자인은 그대로 코란도의 디자인 특징이 된다. 반면 AMC 지프는 70년대 중반에 나온 CJ-7모델에서도 계속 뒷바퀴에 원형 휠 아치를 쓰다가 1987년에 등장한 YJ 모델부터 뒤에도 사다리꼴 휠 아치를 쓰기 시작한다. ‘수퍼스타’가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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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거화자동차는 1984년에 ‘코란도 패밀리(Korando Family)’를 개발한다. 이 차는 기존 코란도의 롱 바디 모델을 5도어 차체로 만든 것으로, 5인승이면서도 뒤쪽의 승/하차 편의성과 화물공간을 활용성을 늘려서, 미국식 스포츠 유틸리티 비클(Sports Utility Vehicle)과 동일한 성격의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개발된다.


1988년에 동아자동차는 쌍용그룹에 인수되면서 거화와 함께 쌍용자동차로 바뀐다. 쌍용자동차는 코란도를 꾸준히 개량시켜나가면서 후속 차량도 개발하게 되는데, 1993년에 ‘무쏘(Musso)’를 비롯해서, 코란도를 더욱 다듬은 디자인의 신형 모델을 개발한다. 그것이 바로 1996년에 등장한 ‘뉴 코란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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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코란도는 본래의 코란도가 가진 정통 지프의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보다 곡선적 디자인을 가미해서 세련된 이미지와 하드코어 4륜구동 차량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진 독특한 이미지의 차량이었다. 특히 원형 헤드램프와 거의 직각에 가까운 C-필러 디자인으로 정통 4륜구동 차량의 이미지를 가지면서도 미국의 CJ계열 차량과 구분되는 고유한 차체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뉴 코란도는 큰 인기를 얻었고, 젊은이들의 드림 카(dream car)가 되는 등 젊음과 자유의 상징으로 선망되기도 했었다.


이후 ‘코란도’는 2011년 초에 코란도C 라는 이름의 후속모델로 ‘이름만’ 이어진다. 그렇지만 코란도C는 신진지프에서부터 시작되어 자리 잡아 온 정통 4륜구동 차량 고유의 한국형 지프 코란도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크로스 오버 스타일’로 바뀌고 만다. 어찌 보면 40년간 쌓아온 ‘코란도의 공든 탑’을 무너뜨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자동차의 디자인은 메이커나 브랜드를 나타내주는 얼굴이다. 오늘날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신들만의 고유성을 찾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그걸 위해 먼지 쌓인 과거 차들을 다시 꺼내 보면서 고유의 모습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쌍용자동차는 상하이자동차를 거쳐 마힌드라의 일원이 됐지만, 코란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혈통의 4륜구동 차량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늠름한 이미지의 한국형 지프 코란도 부활의 날을 기다리는 건지도 모른다. 

 

글 / 구상 (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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