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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신형 맥시마와 나르시시즘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5-05-11 12:40:48

본문

미국 중형차 시장은 야생의 정글과도 같은 곳이다. 미국 메이커들은 물론이고 유럽과 우리나라, 일본 메이커들이 각기 ‘대표 선수’들을 내세워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메이커 현대와 기아는 각각 쏘나타(LF쏘나타)와 옵티마(K5)로 경쟁하고 있고, 미국 브랜드 쉐보레는 한국GM이 만들어 수출하는 말리부를 비롯해서, 포드는 조금 큰 덩치의 토러스와 중형급의 몬데오, 크라이슬러는 새 모델 ‘200’을 내세우고 있다. 유럽은 대부분 프리미엄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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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메이커들을 살펴보면 토요타의 캠리, 혼다의 어코드를 비롯해서, 닛산의 맥시마와 알티마를, 그리고 판매량은 적지만 스바루의 레거시나 마쓰다의 마쓰다6도 보인다. 미국과 우리나라, 일본이 내놓는 중형 세단모델들은 모두가 미국의 중산층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일본 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파는 곳은 늘 토요타와 혼다 이고, 그 뒤로 닛산이 있다. 현대와 기아도 분발하고 있기는 하다. 여기서 약간만 비싼 유럽 브랜드로 가면 막강한 중형 세단 모델들이 우글대고 있다.


이처럼 치열한 미국 중형차 시장을 보다가 국내의 중형차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자못 한가하다. 사실 우리나라의 중형차 시장의 볼륨은 결코 작지 않지만, 주요 두 개의 차종이 거의 독식하고 있어서인지 브랜드 간 경쟁은 사실상 사라져 한가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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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국내는 그렇다 쳐도, 정말로 치열한 미국 중형 승용차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닛산이 2016년형으로 신형 맥시마(Maxima)를 내놓았다. 맥시마는 닛산의 미국 시장용 대중 지향 중형 승용차지만, 크기로 보면 우리의 준대형급 승용차다. 미국 시장용 닛산 중형 승용차는 조금 작은 알티마(Altima)가 있는데, 이게 우리의 중형급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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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국내에서 팔렸던 닛산 계열 승용차는 르노삼성의 1세대 SM5가 1995년형 맥시마와 거의 같은 차였다.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1990년대 중반 미국시장에서 일본차의 위력은 대단했다. 품질이나 디자인은 우리나라 메이커들이 따라잡아야 할 목표였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 생산된 1세대 SM5의 품질은 그 당시에 ‘신세계’와도 같았다. 물론 단지 ‘닛산 차’ 였기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일본 차의 품질 수준을 그대로 가진 1세대 SM5는 사뭇 달라 보였다. 이후 2세대 SM5는 닛산의 티아나가 바탕이 됐었지만, 현재의 SM5는 닛산이나 르노 라고 딱 못박을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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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등장한 닛산 맥시마는 아마도 국내에 수입되지는 않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을 목표로 개발된 것이어서 그런지 전체 디자인 이미지는 독특하다. 치열한 시장에서 존재감을 알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차체 곳곳에서는 독특한 디자인의 디테일이 발견된다.


앞 펜더에서 굽이쳐 흘러가는 캐릭터 라인을 비롯해서 후드 분할선이 어긋난 듯이 보이는 헤드램프 디자인, 굵게 검은 몰드를 두른 C-필러 디자인과 화살표 모양 같은 테일 램프 형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할 정도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디자인 요소들이 모두가 강하게 어필하지만, 조금은 정돈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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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맥시마의 실내의 품질 수준은 닛산 답게 수준급이다. 금형에 재봉실을 인서트 시켜서 성형하는 공법을 적용하는 등 감각적 디테일이 눈에 띈다. 럭셔리 카에서 볼 수 있는 수작업 가죽 바느질에 의한 마감을 진짜 바느질을 하지 않고도 값싸게(?) 해 낼 수 있는 기술이 신형 맥시마의 크러쉬 패드와 센터 콘솔, 도어 암 레스트 등에 두루두루 쓰였다. 게다가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화려하고 다양한 디자인에 의한 ‘디테일의 향연’에 놀라움이 오는 한편으로, 대체 무엇을 위해 이토록 많은 디테일로 무장을 한 걸까 라는 의문도 동시에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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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형으로 심어놓은 ‘재봉실 무늬’로 꾸며진 신형 맥시마를 몰면 럭셔리 카를 타는 기분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운전석의 디테일 디자인은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솔직히 이야기한다면, 필자는 최근의 일본 차들의 디자인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게 정말로 미스터리 하게 느껴진다. 1990년대의 그 세련미와 정갈함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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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르시시즘일까? 그것 말고는 이런 의문투성이의 디자인에 대한 이유가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 거울을 보면서 화장을 열심히 했지만, 스스로의 모습이 정말로 아름다운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지 못하는 이른바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비단 맥시마 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최근에 나오는 신형 일본차들을 보면 하나같이 모두가 이런 느낌이다. 특이하지만, 객관적인 균형감각을 갖고 있지 못하다.


문득 아베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면서 자신의 이름 영어 표기가 ‘에이브러험 링컨’의 애칭 에이브(Abe)와 같다고 말 한 게 떠오른다. 지금 갑자기 왜 그게 생각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차들은 나르시시즘에서 벗어나 좀 더 객관적 관점에서 디자인 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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