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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과격한 얼굴의 렉서스 RC F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5-05-17 22:08:14

본문

올해 서울모터쇼 기간 동안 출시된 차들 중에 렉서스 RC F는 판매가격이 1억원이 넘는 몇 안 되는 차종 중 하나일 것이다. 렉서스 RC는 렉서스의 모델들 중에서 준중형과 중형급 사이의 크기의 쿠페 이면서 후륜구동 방식을 가진 모델이지만, 고성능을 추구했기 때문에 기본형(?)도 3,500cc엔진을 얹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렉서스의 고성능 모델 라인의 ‘F’ 모델로 개발되면서 8기통 5,000cc엔진을 얹은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가격도 1억 2,000만원이다. 물론 이 모델은 높은 성능과 가격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차량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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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쿠페의 수요가 적지 않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쿠페는 거의 팔리지 않는다. 쿠페의 판매 비중이 높지 않다 보니 메이커들도 쿠페 개발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그것은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의 부족으로 이어져, 쿠페가 더욱 주목 받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2도어 모델들은 보험료도 더 비싸다. 사실 이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 우리나라에서 쿠페가 주목 받지 못하는 이유로 대다수 사람들이 뒷좌석 승강성이 나쁘다는 점을 꼽는다. 실제로 문이 둘 밖에 없는 것 때문에 뒷좌석에 타고 내리기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이건 우리나라와 서구의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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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같은 곳에 갈 때 차 한 대에 함께 타고 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생활방식과, 자동차를 사적 공간으로 여겨서, 친구일지라도 타인의 차에 함부로(?) 타지 않는 서구의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저들에게는 두 사람이 어딜 가면 두 대의 차가 움직이는 게 당연하다. 그것이 앞 좌석 중심의 쿠페 시장이 적지 않은 이유다. 반대로 여럿이 함께 타는 게 당연한 우리에게 쿠페는 불편한 차다. 쿠페 이야기로 사족이 길어졌지만, 아무튼 그래서 다양한 크기와 스타일의 쿠페가 존재하는 게 서구의 시장 특성이고, 그에 맞추어 개발된 렉서스 RC는 스포츠 쿠페 이기 보다는, 세단의 2도어 버전 같은 이미지의 디자인이다. 실용적 쿠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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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해서 렉서스 RC모델의 디자인이 보수적인 건 아니다. 특히 차체의 형태를 보면, 대체로 실용적인 세단이나 쿠페는 지붕의 정점이 B-필러 부분에서 만들어져서 뒷좌석 머리 공간 확보에 신경을 쓰지만, RC쿠페는 루프 곡률과 다르게 측면 윈도 그래픽을 운전석 중심 이후부터 C-필러 쪽으로 떨어지는 패스트 백(fastback) 형태를 취했다. 그래서 마치 뒷좌석의 머리 공간은 신경 쓰지 않은 전형적인 스포티 쿠페의 이미지를 준다. 그래서인지 보는 각도에 따라서 C-필러의 굵기가 유연하지 않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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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그릴과 날카로운 이미지의 헤드램프, 그리고 마치 사시미 칼로 도려낸 듯한 LED 주간주행등(DRL)과 근육질의 차체는 ‘양복’ 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과감한 패션이다. 그런데 ‘F’ 라인 모델로 개발되면서 세단형 이미지의 쿠페에 대형 엔진을 얹은, 말하자면 양복 입은 보디빌더 같은 성격을 추구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술 더 떠서(실제로는 열 숟가락 쯤이라고 해야 할 듯…) 카본 루프 패널과 앞 범퍼에서 번뜩이는 금속제 턱, 세 개나 되는 LED벌브가 마치 외계인의 눈처럼 보이기도 하는 헤드램프 등등으로 렉서스 RC F모델의 전체 분위기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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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최근의 자동차 디자인 추세가 국적과 브랜드, 혹은 각 메이커의 역사의 길이를 불문하고 강하게 어필하는 디자인이 대세가 되고 있기에, 그런 속에서 고성능의 이미지를 차체 디자인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렉서스 RC F와 같은 정도의 흉폭한 인상의 디자인 같은 극약 처방이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이제 점점 안정적이면서도 멋진 차는 찾아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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