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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2008년에 등장한 모하비의 때늦은(?) 인기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5-06-12 11:43:37

본문

지난 2008년에 등장해 이제 8년째를 맞고 있는 모하비가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모하비는 현존하는 국산 차 중에서 유일한 대형 SUV 이다. 게다가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은 구조(body on frame)의 정통(正統) 오프로더(off-roader)인 모하비가 인기를 얻은 것은 최근에 부쩍 늘어난 캠핑 인구의 영향으로 견인(牽引) 기능에 대한 요구 증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8년동안 거의 가격이 오르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오른 다른 SUV에 비해 이제는 가격 대비 가치가 높아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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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하비가 처음 나왔을 때 국산 SUV 중에서는 처음으로 4,000만원대를 넘긴 고가였다. 그런데 이제는 국산SUV에서 4,000만원 넘는 차를 보는 게 당연(?)한 시대가 됐다. 실제로 필자의 지인 중 한 분은 싼타페를 사려고 계획했다가 결국 벤츠 GLK를 샀다. 이유를 물어 보니, 싼타페와 벤츠 GLK는 둘 다 2,200cc 디젤 엔진을 얹은 SUV인데, 얼마를 더 보태니 벤츠 오너가 될 수 있더라는 것이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대형 SUV 모하비가 중형 SUV 싼타페와 비슷한 가격이 돼서 상대적으로 가격대비 가치가 높아진 것인지도 모른다. 요즘 말로 ‘가성비’가 좋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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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가 처음 나올 때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랜드로버’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할 만큼 각지고 우람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모하비의 디자인은 2005년 서울 모터쇼에 나왔던 기아의 콘셉트 카 ‘메사(Mesa)’와 같은 모티브이다. 콘셉트카 메사의 스타일은 그 이름 '메사(Mesa)', 즉 북미의 사막에 존재하는 고원의 모양처럼 직선으로 잘라낸 듯한 이미지였다. 북미지역에는 침식암석의 윗부분이 빙하 등에 의해 평평하게 잘려나가 만들어진 고원이 존재한다. 따라서 콘셉트카 메사는 그 당시로서는 다소 낯설기도 한 칼로 자른 듯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모하비는 메사의 스타일이 거의 그대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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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의 전반적 차체 스타일은 콘셉트 카 ‘메사’의 전체적인 모티브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으면서도 뒤쪽의 D-필러 부분은 콘셉트 카와 다르게 디자인되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튼튼한 이미지다. 콘셉트 카에서는 A필러를 블랙아웃 시킨 디자인이었지만, 양산차에서는 차체 구조를 그대로 보여주는 디자인이다. 전체의 스타일 기조는 ‘직선의 단순화’를 모티브로 한,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구성된 조형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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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상자형 이미지를 강조해서 입방체(cubic)의 이미지와 그들을 구성하는 탄력 있는 면이 만나 에지를 형성하는 기법으로 디자인되었다. 전체적인 면의 구성은 곡률이 매우 커서 거의 평면처럼 느껴질 정도의 면이 사용되고 있다. 기하학적인 조형은 전체 차체의 내/외장 스타일에 통일성 있게 사용되었다. 그런데 ‘기하학적 조형’은 일견 직선적인 형태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기하학적 조형이란 자와 컴퍼스로 정의되거나 그려질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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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유기적 조형은 곡률의 변화가 무수히 많은 형태, 즉 생명체에서 볼 수 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물론 유기적인 곡선도 그 선분을 미분(微分)시켜 나가면 단순한 기하학적 수치로 환원되기는 한다. 모하비의 기하학적 조형요소에 의한 통일성은 외장 디자인뿐 아니라 실내의 디자인에서도 잘 지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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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하비의 차체 구조는 전형적인 2박스구조, 즉 엔진룸과 객실로 나뉜 구조이다. 그리고 큰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 그리고 짧은 앞뒤 오버행 등으로 안정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윤거(wheel tread)가 넓어 차체를 앞에서 보았을 때의 스탠스(stance)가 안정적인 모습이다. 차체의 형태를 구분한 비례는 측면 유리창과 차체가 만나는 벨트라인(beltline), 그리고 휠의 크기에서 나뉜 웨이스트라인(waistline)이 큰 차체를 무거워 보이지 않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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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 범퍼의 형태를 보면 차체 색이 칠해진 부분은 형태상으로는 범퍼이지만, 사실 실제의 기능적인 범퍼는 번호판이 부착되는 회색 플라스틱 구조물이다. 이것은 대형 SUV들이 과거에는 차체 색이 칠해진 부분에서 범퍼를 만들어 소형승용차와 충돌 시 소형승용차에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대형 SUV가 과거로부터 많이 사용된 미국의 경우 소형승용차와의 충돌 시 이러한 대형 SUV들의 범퍼가 승객실의 유리창에 충돌하는 등의 공격성이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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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플라스틱으로 구분된 웨이스트라인은 앞뒤로 연장되어 범퍼를 형성하면서 차체 측면에서도 특징적인 형태를 만들어낸다. 한편 이러한 플라스틱 트림은 휠 아치를 감싸고 있어서 시각적으로 험한 오프로드의 주행에서도 차체의 손상을 줄일 수 있는 구조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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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의 디자인에서 후드와 테일 게이트의 형태 처리가 새로운 느낌으로 잘 처리되어 있다. 후드에 만들어진 두 개의 돌출된 형상은 V-6엔진을 상징하는 것으로 느껴지면서 면의 변화와 모서리에 의한 기하학적 디자인을 잘 활용한 형태이다. 이러한 디자인처리기법은 테일 게이트에서도 볼 수 있다. 물론 어두운 색의 차체에서는 한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번호판 좌면을 중심으로 테일 램프와 뒷 유리 등이 유기적인 형태로 통일된 이미지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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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된 지 8년이나 지났지만, 모하비의 디자인은 유행을 타지 않는 매우 잘 다듬어지고 완성도 높은 모습이다. 또 어떤 부분의 디자인은 과감하다. 이런 특징을 가진 모하비는 국산 SUV 최초의 대형 차량이면서 그 생명력이 짧지 않은 ‘클래식 카’로 대접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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