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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브랜드의 꿈과 전설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5-12-27 17:22:27

본문

오늘날의 자동차 시장에서 성공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상상력과 꿈을 자극하는 요소를 얼마나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 사실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제품의 성공 여부는 물론 물리적 품질과 성능이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단지 기능이 좋고 겉모양만을 그럴듯하게 디자인한다고 해도 ‘인기상품’이 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제품의 외관은 그 제품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은 좋은 제품이 가져야 할 중요한 가치 중 하나임은 틀림없지만, 그 제품이 가진 기술적 혁신(革新, innovation)성을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사실상 기술의 변화와 발전을 통한 혁신이 브랜드의 혁신성을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의 형태와 구조가 사람들에게 조화로우면서도 참신한 특성으로 인식될 때 비로소 혁신적 디자인이 완성된다. 그리고 이러한 혁신적 성격을 디자인으로 잘 표현할 때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제품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으로는 혁신적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것은 부족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그 제품을 만든 ‘브랜드(brand)’를 강력하게 어필시키기 위한 전설적 이야기가 있다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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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전설을 잘 활용(?)한 사례의 하나로 아우디가 거론되기도 한다. 실제로 아우디는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서유럽의 다른 브랜드와 구분될만한 특색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는 대중 브랜드였다. 그런데 아우디는 1980년대 초에 새로이 개발한 ‘콰트로(Quattro)’라는 새로운 4륜구동방식을 가진 승용차로 눈 덮인 스키 점프대를 오르는 주행 성능 시연을 통해 그 이전까지 사람들에게 인식시키지 못했던 전천후(全天候)의 주행성능을 가진 아우디만의 고성능 기술을 강하게 인식시킴으로써 짧은 시간 내에 ‘전설적인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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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스키 점프대를 오른다는 것은 사실 현실 속에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일일뿐더러, 그것을 시도하는 것 자체도 무모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무모한 시도’의 성공을 통해 자동차가 그 동안 가져왔던 눈길에서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제시했고, 아우디는 다른 브랜드들이 가지지 못한 자신만의 신화(神話)적이고 전설(傳說)적인 이야기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강한, 그리고 특별한 주행성능을 가진 기술의 상징으로 아우디 브랜드를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무모한 시도’의 성공과 함께 아우디의 콰트로는 ‘전설적 기술’로 바뀌면서 아우디는 독일의 벤츠와 BMW와 자웅을 겨루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기술을 차량에 적용해 나가는 한편, 공기역학적이면서도 세련된 차체 디자인을 완성해가면서 다른 메이커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이미지로써 차별화를 이루어 나갔던 것이다.


자동차는 여러 가지 기계부품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종합기계’ 이지만, 절대로 단순한 ‘기계’의 기준으로 평가되지 않는 특이한 물건이다. 그것은 자동차가 사람들의 꿈과 상상력이 결합된 대상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자동차가 ‘효율’만을 따져 논리적으로만 판단되는 기계에 불과하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슈퍼카, 혹은 고급 승용차들은 단지 연료를 많이 소모하는 비효율적으로 큰 엔진을 가진 기계이며, 에너지를 낭비하는 잘못 만들어진 물건일 뿐이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슈퍼카에 열광하고 그것을 동경한다.


사실상 우리는 자동차를 대할 때 우리도 모르게 이중적 기준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이성적 기준’과 ‘감성적 기준’을 동시에 가지는 것을 말한다. 이성적 기준에서 우리는 연비를 따지고 출력과 소음, 그리고 가격대비 가치를 따진다. 그렇지만 그 다음에는 그 차의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느낌을 살피게 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미지와 느낌이 바로 소프트웨어적인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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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어떤 영화가 현란한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져서 눈이 즐거운 효과를 내지만, 그 영화에 감동적인 스토리나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환상적인 세계가 없다면, 그다지 좋은 영화라고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자동차 또한 이와 비슷하게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의 자동차들은 성능이나 품질은 고급승용차와 대중적 승용차를 막론하고, 우리의 보편적 기준에 미달되는 차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동차를 편리한 이동수단으로써 사용하면서도, 한편으로 자신의 개성과 감성에 와 닿는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 단지 깔끔하고 무난한 디자인이 아니라, 그 차의 디자인에 들어있는 감성과 상상력을 통해 교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최근 디자인의 전반적 흐름은 감성을 중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성 중시 경향은 기술적 비중이 높은 제품인 자동차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자동차의 하드웨어(hardware)가 발전할수록, 소프트웨어(software)적 요소로써 감성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고, 최근의 자동차는 이러한 경향 속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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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문화의 중점은 ‘이성(理性)’ 이었지만, 오늘날의 그것은 이미 ‘감성(感性)’으로 변화했다. 점잔을 빼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이 오늘날의 문화 패러다임이 돼 버린 것이다. 논리적 ‘설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감동’을 줘야 하고, 때로는 ‘흥분’까지도 만들어내야 하는 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와 전설로 꿈을 가지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 브랜드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브랜드 고유의 ‘전설’과 ‘꿈’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형태를 통해 보여주는 ‘창의적 디자인’이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설과 꿈을 가진 이야기를 보여주는 브랜드와 디자인으로 무장할 때, 소비자들이 가슴을 설레며 사고 싶어 하는 자동차는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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