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는 SUV(Sports Utility Vehicle)라는 말보다는 ‘찦차’라는 말을 많이 쓸지도 모른다. 물론 ‘찦차’ 라는 말은 4륜구동 차량을 통칭해서 쓰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1톤 "/> 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는 SUV(Sports Utility Vehicle)라는 말보다는 ‘찦차’라는 말을 많이 쓸지도 모른다. 물론 ‘찦차’ 라는 말은 4륜구동 차량을 통칭해서 쓰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1톤 "/> ‘SUV’ 의 원조(元祖) 지프(Jeep)의 진화 > 구상의 자동차디자인 담론 | 글로벌오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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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SUV’ 의 원조(元祖) 지프(Jeep)의 진화
허머의 조상도 사실은 지프?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6-03-27 19:27:29

본문

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는 SUV(Sports Utility Vehicle)라는 말보다는 ‘찦차’라는 말을 많이 쓸지도 모른다. 물론 ‘찦차’ 라는 말은 4륜구동 차량을 통칭해서 쓰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1톤 트럭을 모두 ‘봉고’ 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부르던 것과 같은 셈이다. 그러나 ‘찦차’ 자체도 표준말이 아닐뿐더러, 그것을 제대로 표기한 말 ‘지프(Jeep)’는 미국의 고유 상표다. 그래서 일반명사로 부르는 건 SUV(Sports Utility Vehicle)가 맞다. 그렇지만 SUV라고 하는 건 길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습관 때문에 ‘찦차’ 라고 하는 게 어쩔 수 없는 ‘미필적 고의’가 된다고 해도, 표준말을 알고 있다면 그나마 좀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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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SUV의 종류에 들어가는 차들이 매우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SUV는 한국형 찦차(!)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코란도(Korando) 에서부터 시작해서 스포티지(Sportage), 투싼(Tuscon), 싼타페(SantaFe), 쏘렌토(Sorento), 모하비(Mohave), 액티언(Actyan)을 비롯해서 단종된 베라크루즈(Veracruze), 옛날 모델로는 무쏘(Musso)나 레토나(Retona) 등등 그 동안 쉽게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종류의 국산 SUV들이 나왔다. 그렇지만 이들 모두가 어떤 순간에는 그냥 ‘찦차’라고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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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찦차’라는 이름이 우리나라에 생겨난 것은 아마도 6.25 사변 때부터가 아닌가 생각된다. 미군들이 가져온 「지프」를 ‘찦차’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세계사에서는 「한국전쟁」이라고 불리는 6.25 사변이 일어난 1950년을 전후해서 미국의 육․해․공군에서 지프는 이미 기본적인 수송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었다. 「지프(Jeep)」라는 이름도 정착된 후였다. 그러므로 그 이름이 우리나라에서 전해지면서 변형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지프」는 처음부터 쓰여진 이름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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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이름의 「지프」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어떤 것이 정설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들 중 설득력 있는 것들을 보면, 1930년대에 미국에서 인기 있던 만화 속에서 나오던 귀여운 강아지의 이름이 「지프」였고, 그 이름이 군인들 사이에서 이 차량의 애칭으로 불리다가 굳어진 것이라는 설이 있다. 또 다른 것으로는 이 차를 포드에서 개발할 때 다목적(general purpose) 용도로 개발된 차라는 의미에서 줄여서 ‘GP’라고 부르다가 그 말이 변해서 「지프」가 되었다고도 한다. 사실 포드 자동차는 이 차량의 개발에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았지만, 미군은 대량생산을 염두에 두고 나중에 포드를 참여시키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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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를 개발한 메이커는 윌리스(Willys)였는데, 첫 단계부터 일했던 것은 아니었다. 20세기 초에 미국 육군은 말(馬)을 대신할 기동장비로 차량을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차량들을 검토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개발된 것이 4륜구동 소형 트럭(Truck)이었다. 소형 트럭의 개념을 바탕으로 미국 국방성의 요구로 개발을 시작했던 메이커는 밴텀(Bantom)이었다. 그 설계를 기본으로 개발한 모델을 ‘MA’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이후 차체 무게를 줄여서 개량형 ‘MB’를 개발한다. 그리고 실전 배치 차량은 윌리스와 포드에 의해 생산되어 1942년부터 2차대전의 후반기에  활약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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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세계대전이 끝나자 윌리스는 군납용 MB 지프의 생산을 계속하는 한편 민간용 지프도 개발한다. 이때부터 「지프(Jeep)」의 이름을 상표로 등록됐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CJ(Civilian Jeep) 시리즈이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카이저(Kaiser) 」라는 메이커가 윌리스를 1천만 불에 인수하면서 윌리스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카이저는 「아메리칸 모터즈(American Motors Corporation; AMC) 」라는 이름으로 바꾸면서 지프 전문 생산 업체가 된다. 아메리칸 모터즈는 민간용 지프를 만드는 AMC와 군용 지프를 만드는 AM 제너럴(General)이라는 회사로 나뉘어져서 민간용 CJ 시리즈는 「Jeep」이라는 이름으로 AMC에서, 군용 지프는 AM 제너럴에서 생산된다. 오늘날의 지프의 상징은 원형 헤드램프와 7개의 수직형 그릴(7-Slots)로 대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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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AM 제너럴은 1980년대에 미군의 거대한 자동차 허머(Hummer)를 개발하게 된다. 그리고 최초의 모델 H-1 모델 역시 원형 헤드램프와 7개의 수직 그릴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실상 허머는 지프의 혈통 속에서 개발된 것이고, 이것은 40년만에 이루어진 지프의 풀 모델 체인지(full model change)라고 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닐 듯 하다. 실제로 허머 H-1 모델의 앞모습을 보면 원형의 헤드램프와 7개의 수직형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에서 지프의 인상이 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허머를 개발한 AM제너럴은 결국 GM에 매각됐다가 이제는 놀랍게도(?) 중국 메이커에 합병되어버렸다. 과거에 중국제 짝퉁 험비가 있었던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면서도 중국의 이런 행보가 조금은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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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민간용 지프를 만들던 AMC는 한 때 프랑스의 르노(Renault)와 제휴도 했지만, 1987년에 지금의 크라이슬러(Chrysler)에 인수합병 되어서 오늘날에는 크라이슬러의 여러 브랜드 중 하나가 되어 존재하고 있다. 지프의 진화와 발전의 역사는 참으로 복잡 다단하다.

4륜구동 차량은 본래 비포장 도로를 주행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오늘날에는 날씨와 상관 없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전천후(全天候) 차량의 의미가 더 강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바로 그런 점 때문에 4륜구동의 ‘팬’ 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 사실 4륜구동 차량이 저토록 ‘팬’이 많은 것은 4륜구동 차량이 갖고 있는 건강한 야성미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4륜구동 차들이 가진 야성미의 근원이며 조상은 바로 작은 덩치의「Jeep」인 것이다. 심지어 엄청난 덩치의 거인「허머」 조차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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