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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새로운 K7 의 디자인이 지향하는 것은?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desk(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4-01 17:11:57

본문

K7의 풀 모델 체인지(full model change) 차량이 2세대 모델로 등장했다. 신형차가 나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기는 하지만, 참으로 시간이 빠르다는 것이다. 1세대 K7이 나온 것이 2009년 겨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혁신적인 흰색 가죽 시트를 장착한 콘셉트 모델이 등장했고, 그 당시에 기아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은 피터 슈라이어의 디자인이 화제가 되던 시기였다. 그리하여 고급승용차는 보수적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던 국내 시장에 스포티하면서 새파랗게 젊은 이미지의 디자인으로 등장한 K7은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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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K7은 오너가 직접 운전하는 고급승용차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가령 그랜저는 오너가 직접 모는 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했지만, 뒷좌석의 비중을 강조한 차체 디자인에 상대적으로 장식적인 이미지 역시 보여서, 기사를 두고 뒷좌석에 타는 차량의 느낌도 가지고 있다. 지금의 HG 그랜저 역시 그런 느낌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랜저의 차체 디자인이 보수적이거나 장년층을 지향하는 이미지의 디자인은 아니면서도 그랜저의 차체 이미지는 고급승용차 라는 타이틀에 들어맞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K7과 그랜저의 이런 느낌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었을까? 사실 그랜저와 K7은 동일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차체 디자인의 차이에 의해 두 차종의 소비자 지향성이 달라지는 건 물론이고, 사람들은 그랜저를 전통적(?) 고급차로, 기아의 K7은 조금 젊은 성격의 고급차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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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측면 디자인에서 그런 이미지에 기여하는 요소는 C-필러에 있는 쿼터 글래스가 큰 역할을 한다. 그랜저에는 2세대 뉴 그랜저와 3세대 모델 XG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C-필러에 쿼터 글래스가 있었다. 쿼터 글래스는 뒷좌석이 높은 비중을 가지고 있다는 이미지를 암시할 뿐 아니라, 차체 측면에 화려한 인상을 더해준다. 물론 언제나 모든 고급승용차에 이런 성향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C-필러가 굵거나 쿼터 글래스가 있을 경우에 뒷좌석의 비중이 높은 승용차로 보인다. 그에 비해 1세대 K7은 쿼터 글래스가 없이 깔끔한(?) C-필러를 보여줬었고, 그로 인해 오너가 직접 모는 고급 승용차의 이미지로 비쳐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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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신형 K7은 C-필러에 쿼터 글래스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디자인을 취함으로써 차체 측면의 전체적인 인상은 실내 공간이 넓은, 혹은 뒷좌석의 비중이 높은 고급승용차의 인상을 준다. 그리고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에 쓰인 알파벳 Z 글자의 모양과 흡사한 그래픽으로 신선미를 강조하고 있다. 물론 정말로 알파벳 Z는 아닐 것이다.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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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새로이 등장한 K7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마치 커튼이 드리워진 것 같은 이미지의 수직형 리브로 구성돼 있고, 전체 리브의 흐름이 마치 오목한 곡면처럼 만들어져 있어서 매우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체적으로 자동차의 차체 면이나 부품에는 볼록한 면이 쓰이지만, 반대로 오목한 면을 써서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인상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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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차체에는 반드시 볼록한 면을 써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었다. 이후 1990년대 말에 BMW의 다자인 수장이 된 크리스토퍼 뱅글의 이른바 불꽃 조형(flame surface)에 의한 오목한 면의 사용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누구도 원칙에 어긋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BMW의 오목한 면의 사용이 논란이 된 이유는 오목한 조형 자체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어쩌면 사람들이 자신의 선입관이 도전 받는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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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K7으로 돌아와서, 새로운 K7의 디자인의 세련도와 원숙미는 전 세대 K7에서 일취월장했다. 내장재의 품질 역시 국내에서는 최상급 수준이다. 물론 기아 브랜드 내에서는 위로 K9이 있고 현대자동차까지 포함시키면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EQ900과 G80 등이 버티고 있지만, K7 내장재의 물리적 품질은 상급 모델들과 견주어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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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대목에서 동급의 그랜저가 아닌 K7을 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당장 그랜저와 비교해서 거의 동일한 가격과 거의 동일한 성능과 스펙, 거의 동일한 내/외장 품질 수준, 그리고 거의 동일한 수준의 세련도와 원숙미를 전제로 한다면, 그랜저가 아닌 K7을 선택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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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좀 더 소프트웨어적으로 차별화를 했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이유에서 이미 한 세대 전의 차가 돼 버린 오피러스의 보수적인 분위기의 디자인은 스포티한 그랜저와 그럭저럭 괜찮은 대비를 이루었었다. 하지만 이제 그랜저도 젊고 스포티해졌고, K7은 더욱 더 스포티해졌다. 조금 젊잖은 차를 타고 싶은 사람들이 오피러스를 탔던 것이 사실인데, 이제는 젊잖은 모델에 대한 선택은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K7이 지향하는 방향은 그랜저와 약간의 디테일만 다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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