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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단순화 된 디자인의 991의 앞모습과 뒷모습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6-04-08 21:49:11

본문

새로운 포르쉐 911의 카레라 모델은 2013년형으로 나왔던 7세대 911 모델의 성능 개선 모델이다. 신형 6기통 엔진을 탑재해서 최고 출력을 높였고, 가속 성능도 높였다고 한다. 차명은 911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정확한 명칭 코드는 991이다. 그 이전에 개발된 911이라는 이름의 ‘왕눈이’ 디자인의 포르쉐들 역시 코드 네임은 996이나 997 등등으로 명명됐었지만, 그 이름으로 부르면 어쩐지 포르쉐 911의 전통과 명맥이 끊어진 것처럼 느껴질뿐더러, 오히려 혼란스럽기까지 해서 소비자들에게는 그냥 ‘911’ 이라는 이름으로 시판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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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시리즈는 자동차의 진화적 발전을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차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991모델 역시 차체 전체의 스타일 이미지는 이전 모델에서 거의 바뀌지 않았으면서도, 90% 이상의 부품을 바꾸었다고 한다. 새로운 기술의 적용과 성능의 향상, 혹은 새로운 법규 적용 등으로 세부적인 형태들은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새로운 991 모델의 앞모습에서는 LED주간 주행등이 달려 있는데, 이전의 997 모델에서는 범퍼의 에어 인테이크(air intake)의 핀(fin)부분에 만들어 넣은 형태였지만, 신형에서는 범퍼를 비롯한 차체 디자인을 완전히 새롭게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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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차체 측면 전체의 디자인은 클래식 비틀에 뿌리를 둔 물방울 형상의 차체형태를 가진 쿠페의 성격은 변하지 않았으면서 공기저항계수는 0.29에 이른다고 한다. 측면의 비례를 보면 휠의 비중이 매우 크고 의외로 앞 뒤 오버행이 상당히 긴 느낌이다. 게다가 앞 모습 역시 ‘왕눈이’ 의 모습 그대로이다. 그래서 이전의 모델에서 어느 부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한눈에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사실 이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일 수도 있지만, 이것이 바로 계속해서 다듬으며 발전시키는 ‘진화(進化)’의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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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991의 차체 디자인은 단순화를 추구해서 이전의 996 등에서 보여준 다소 복잡한 느낌을 크게 덜어냈다. 헤드램프도 단순한 원형으로 돌아왔다. 사실 이전 996 모델의 변형된 곡선 모양의 헤드 램프가 필자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왠지 순수한 느낌이 들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신형 991의 테일 램프를 비롯한 뒷모습은 오히려 1960년대에 등장했던 911의 미니멀리즘적 스타일의 이미지가 느껴져서 고성능이면서도 순수한(?) 느낌마저 주는 듯 하다. 전체적인 차체의 면의 흐름도 매우 정갈한 느낌으로 처리된 것을 볼 수 있다. 극도로 단순했던 디자인의550 모델의 이미지도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포르쉐 디자인의 수장 미카엘 마우어(Michael Mauer)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는 동양 회화에서 붓의 터치나 여백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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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부품의 재료는 알루미늄과 천연 가죽을 풍부하게 사용해서 캐주얼 하면서도 최고급의 감촉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이것은 마치 잘 만들어진 최고급 스포츠용품 같은 이미지이다. 사실 대부분의 대량생산 차량들은 경량화 등을 이유로 실내 부품에서 금속이나 목재, 가죽 등의 재료 대신 플라스틱에 도금이나 나뭇결 인쇄 등의 방법으로 질감을 흉내 낸 재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지만, 유럽의 고급 차량들은 재료의 시각적 질감과 실제의 재료가 일치한다. 

이처럼 포르쉐는 구조나 성능, 재료 등의 측면에서는 보편적 기준을 넘는 수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술적인 특성에 있어서는 보편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차량의 유지 보수에 있어서도 일상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고성능이면서도 마치 양산 차를 제조하거나 정비하는 듯의 느낌으로 탈 수 있는, 말하자면 세단을 타듯 탈 수 있는 스포츠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가 타는 소위 ‘보통차’들은 모든 일상적인 상황에서의 수리나 정비가 가능한 기술로 만들어진 부품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단지 부품들을 결합하는 수준으로도 수리와 유지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공예방식으로 만들어진 유럽의 수퍼카들은 단순한 조립이 아니라, 고도의 기술 인력들에 의해 ‘완성’되고, 또 정비 역시 그러한 인력이 요구된다. 그것은 고성능이고 섬세한 구조를 가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성격을 가진 차량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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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포르쉐는 대량생산되는 수퍼카이다. 사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같은 수퍼카들도 근래에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생산량도 늘어났지만, 생산 방식 자체는 ‘대량’으로 만드는 방식은 아니다. 물론 이전보다 생산 수량이 늘어나기는 했겠지만, 차량의 설계나 부품의 제작에서 근본적으로 공예적 생산방식(craft production)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방식에서 다루는 규격화나 공용화, 표준화 등의 개념을 적용하지는 않는다. 그들에 비하면 포르쉐는 ‘공예적 방법’이 아닌 ‘공업적인 방법’으로 생산되면서 규격화 된 기준으로 관리되는 ‘공업제품’ 이다. 공예품과 공업제품의 차이는 단순한 제작 방법의 차이뿐 아니라 제품의 특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량생산 차량들의 디자인적 특징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진다. 파가니 존다 같은 희소 차량들은 차체 디자인에서도 아름답다는 것과 그렇지 않다는 견해가 분분하기도 하지만, 포르쉐의 차량들은 정말로 특이한 취향이 아닌 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잘 다듬어진 디자인을 보여준다. 물론 이 말은 평범한 디자인을 가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신형 포르쉐의 차체는 선의 흐름이 아름답고 정교해서 금형 가공에 의한 공업적 방법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오늘날의 자동차 기술에서의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인 스타일 이미지를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포르쉐의 디자인 DNA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흐름과 미적 가치에 맞는 진화한 스타일로 각각의 시대를 상징하는 디자인을 보여주면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마우어의 말을 빌자면, 신형 991은 역대 911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다음 세대의 911모델이 나오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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