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낯선 프리우스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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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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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28 01:28: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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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프리우스가 나왔다. 1998년에 1세대 프리우스가 나온 뒤 2004년에 2세대, 2010년에 3세대 모델이 나왔고, 다시 정확히 6년만에 4세대 모델이 나온 것이다. 사실 작년 초반쯤에 프리우스의 미니밴 버전이 프리우스 V 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었는데, 얼핏 보기에는 프리우스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디자인이었지만, 덩치는 좀 컸었다.
프리우스는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승용차라는 타이틀을 달고 1998년에 나왔다. 후드는 낮고 트렁크는 높은 소위 쐐기형 스타일의 3박스 세단형 차체로 나왔는데, 사실 지금 봐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 필자는 차체의 스탠스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었다. 물론 캐빈 중심의 비례이기에 그런 것이었는지 모르지만 마치 웅크린 자세처럼 보였다.
그리고 6년 후에 등장한 2세대 모델은 세단형이 아닌 해치백 형태로 나왔다. 마치 탄환의 형태를 닮은 해치백 형태의 차체는 날아가는 물 풍선처럼 유체역학적인 형태를 보여주었다. 실질적으로 2세대 모델부터 프리우스가 고효율의 하이브리드 승용차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붕의 중앙부가 높은 독특한 자세도 이때부터 정착(?)된다.
2010년에 나온 3세대는 거의 2세대 모델의 진화형 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지붕의 중앙이 높은 물풍선 같은 이미지를 주면서 토요타의 디자인 특징이 보이는 모델이 되었다. 사실 토요타 브랜드는 디자인 특징을 무엇이다 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립적인 인상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인상 또한 토요타스러운 것이다. 물론 3세대모델부터 마치 계단식으로 후드와 펜더의 선을 맞추지 않은 헤드램프 형상이나 토요타 배지를 중심으로 앞쪽을 뾰족하게 강조한 디자인이 정착되었다. 이 스타일은 2015년에 나온 프리우스 V모델에서 보다 더 강조된다. 엠블럼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뾰족한 후드 이미지의 앞모습은 얼핏 사막여우 같은 동물이 연상되기도 한다.
신형 프리우스의 차체 형태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지붕의 상단점을 기존보다 앞쪽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기존의 모델들에서는 B-필러 위쪽이 가장 높은 형태를 보여줬지만, 새 프리우스는 B-필러보다 앞쪽에서 지붕의 최고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붕점을 앞으로 옮기면 상대적으로 차체의 꼬리부분이 길어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것은 공기역학에서 매우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다. 즉 차체 형태에서 뒤쪽이 길어질수록 뒤쪽에서의 와류 발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은 얼마 전에 토요타가 발표한 연료전지 콘셉트 카 미라이와 유사한 이미지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전기차량 등은 공기역학적 특성에 영향을 크게 받게 되므로 소용돌이 발생과 같은 문제에 민감하다. 그런 맥락에서 신형 프리우스는 마치 콘셉트카 미라이의 양산형 모델과도 같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 세부의 디자인은 차이를 보이지만 전체의 비례와 구성에 있어서는 거의 같은 맥락에서 디자인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캐릭터 라인의 흐름과 차체 아래쪽 로커 패널의 처리에서는 미라이와 신형 프리우스가 거의 같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프리우스는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에 풀 LED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LED는 다른 광원에 비해 소비전력이 적기 때문에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전기 동력 차량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게다가 일정한 조도의 빛을 내기 위해 일정한 크기의 반사경이 필요한 기존의 전구와 달리 헤드램프의 크기에 대한 제약이 거의 사라진다. 프리우스의 헤드램프를 보면 프로젝션 렌즈를 제외한 다른 부분은 사실상 램프라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장식’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헤드램프의 모양 자체는 조금 독특하다, 그런 독특함은 테일 램프에서도 나타난다. 범퍼의 측면 아래쪽까지 길게 파고 내려온 테일 램프의 형태 역시 콘셉트 카 미라이 에서 보였던 것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다.
신형 프리우스는 신기술이 적용된 차라는 점을 정말로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적응의 시간을 염려해야 할 정도로 말이다. 물론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절대 아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