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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높은 완성도를 되찾은 벤츠 E-Class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6-07-28 22:24:28

본문

벤츠의 신형 E-클래스가 나왔다. 공교롭게도 국산 럭셔리 브랜드의 동급 승용차와 같은 시기에 출시됐다. 새로 등장한 E-클래스는 코드명이 W-213으로 지난 2009년에 나온 W-212를 대체하는 모델로 7년만에 나왔다. E-클래스의 세대 구분은 국내외 구분이 조금 엇갈리기도 하지만, 지난 2009년에 W-212가 나올 때 국내 수입사에서 그것이 9세대 모델이라고 공식 발표를 했으므로, 그걸 기준으로 한다면 새 모델은 10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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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통상적인 모델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하면 7년은 거의 규칙적인 주기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의 대중 브랜드의 모델 라이프 사이클이 4년에서 5년 정도 인 걸 감안하면 벤츠의 7년은 긴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리 길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게다가 앞 세대 E-클래스의 등장이 정말로 7년 전인가 할 정도로 참으로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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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클래스는 벤츠의 핵심 차종이다. 사실 최고급 모델로 S-클래스가 있고, 더 윗급으로는 S-클래스의 마이바흐 버전이 있기는 하지만, 판매량이나 시장의 비중으로 볼 때 벤츠에서 간판은 E-클래스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E-클래스의 디자인은 벤츠의 디자인 흐름을 대표한다고 해도 그다지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E-클래스가 등장할 때마다 다른 메이커의 차체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에, E-클래스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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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E-클래스들 중에서 디자인적 관심을 이끌어 낸 것은 1980년대 중반에 등장했던 W-124 모델부터이다. 또한 벤츠는 이 모델부터 E-클래스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사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E-클래스의 W-124와 그 후속의 7세대 W-210, 그리고 8세대 W-211을 좋아한다. 그들 중 각지고 심플한 디자인이었던 6세대 W-124모델은 30년 전의 모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디자인은 당시 벤츠의 수석 디자이너였고 1999년까지 재직했던 브루노 사코(Bruno Sacco)의 걸작 중 하나임에 틀림 없다. W-124 E-클래스는 차체 디자인뿐 아니라 기구적으로도 많은 혁신을 보여줬었다. 바로 싱글 암 와이퍼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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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6세대 모델은 우리나라 쌍용자동차가 1996년에 내놓은 체어맨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1세대 체어맨 역시 싱글 암 와이퍼를 달고 있었다. 체어맨의 첫 출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1세대 체어맨이 ‘체어맨 H’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나오고 있지만, 이제 와이퍼는 벤츠의 싱글 암 대신 평범(?)한 두 개짜리 방식을 쓰고 있다. 물론 벤츠도 2009년의 W-212부터는 싱글 암 와이퍼는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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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96년에 등장한 7세대 E-클래스 W-210은 그 당시에는 충격으로까지 받아들여질 정도로 파격적인 둥근 헤드램프의 디자인을 보여준다. 7세대 모델은 차체의 양감도 육중해서 대형 승용차와도 같은 풍모가 느껴져 W-124가 컴팩트 한 느낌이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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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스포티하고 날렵한 타원형 헤드램프를 보여줬던 8세대 W-211은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벤츠 디자인의 정점이었다. 이전 세대의 W-210차체에의 육중함을 덜어낸 이미지인 동시에 진화적 인상을 주면서도 보다 도시적 디자인이었던 8세대 모델은 벤츠 E-클래스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실내의 디자인 역시 곡선적이었다. 벤츠의 7년 단위의 차량개발 주기로 볼 때 W-211 모델까지가 브루노 사코의 영향력 아래에서 개발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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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9년에 등장했던 모서리를 강조한 직선적 디자인의 9세대 W-212는 사실 필자에게는 충격이었다. 디자인의 퇴보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9세대 E-클래스의 실내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볼륨감이 없고 특색이 없어서 소형 승용차의 것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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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9세대 E-클래스는 차체 여러 곳에서 의문스러운 디자인을 보여줬는데, 그들 중 압권은 뒷바퀴 휠 아치에 적용된 폰톤 펜더(Pontoon fender)였다. 이 폰톤 펜더는 1세대 E-클래스 모델이 별도로 분리된 뒤 펜더  형태를 이어받은 디자인이라고 벤츠는 홍보했었지만, 차체 측면에서 면의 흐름과 어울리지 않아 어색해 보였다. 그런데 2013년에 페이스 리프트 되면서 벤츠 스스로가 역사성 있는 디자인이라고 했던 폰톤 펜더 디자인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린다. 벤츠 스스로도 형태의 완성도가 낮은 걸 인정한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도어 패널을 바꾸면서 폰톤 펜더를 없앴음에도 9세대 모델의 전체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근본적으로 깡 마른 듯 보이는 빈약한 차체 볼륨감은 럭셔리 브랜드다운 이미지를 주기에는 부족했다.

사실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처럼 의문스러운 디자인을 내놓는 데에는 모두가 그 나름의 내부적인 사연(?)들이 있는 게 보통이다. 벤츠 E-클래스 9세대 모델의 차체 디자인에서 왜 저런 일이 일어났었는지 그 속사정은 모르겠지만, 어느덧 7년의 시간이 지나 10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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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새로 등장한 10세대 E-클래스는 디자인의 완성도가 크게 높아졌다. 기구적으로 최고를 추구하는 벤츠 답게 전반적으로 잘 다듬어진 새로운 E-클래스의 디자인은 윗급 모델 신형 S-클래스와도 닮아 있다. 앞 헤드램프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이 차체 측면으로 흘러 내려가면서 사라지는, 이른바 드롭핑 라인(dropping line)은 이미 선보인 S-클래스와 패밀리 룩을 보여준다. 리틀 S-클래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의 S-클래스 축소판처럼 보이는 차체 내/외장 디자인의 신형 E-클래스이지만, 차체 이미지는 S-클래스와 혼동될 정도는 아니다.

앞 세대 모델에서와는 다르게 잘 다듬어진 우아한 디자인을 다시 입은 벤츠 E-클래스가 6세대에서 8세대에 이르는 동안 보여줬던 벤츠 디자인의 전성기를 다시 가져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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