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 북유럽 디자인감각의 볼보 S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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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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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18 17:28: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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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자동차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볼보의 차들은 각진 형태의 디자인이 특징적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볼보는 더 이상 각진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여전히 안전을 브랜드의 핵심적 모토로 삼고 있다. 안전을 브랜드의 특성을 나타내는 디자인 조형이 반드시 각이 질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 사실상 볼보의 디자인 변화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고, 이제는 볼보 차량들의 디자인을 두고 각진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기도 하다.
볼보가 보여주는 전반적인 디자인 감성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Scandinavian Design)이다. 스칸디나비아는 북유럽의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의 국가를 가리키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스칸디나비아 브랜드는 다양하고 실용적 가구로 대표되는 이케X 정도 일 것이다. 북유럽의 디자인은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서유럽 국가의 귀족 문화가 바탕이 된 우아함보다는 무역과 공업 등에 기반한 실용주의가 바탕에 깔려있다. 그런 바탕 위에서 개발되는 차량들 역시 안전과 성능이 중심이 되는 건 물론이고,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디자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오늘 살펴보는 볼보 S60 또한 그러한 북유럽의 기술과 감성을 보여주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차체 조형은 복잡한 캐릭터 라인이나 부착물 없이 담백한, 문자 그대로 맑고(淡) 흰(白) 느낌이다. 역동적인 A-필러와 C-필러에 의한 유선형 캐빈형태에 쐐기 형태의 차체, 그리고 슬림 하면서 둥근 느낌의 직사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결합되어 세단형 승용차 본래의 3박스 구조의 교과서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극히 짧은 데크로 인해 매우 경쾌하고 역동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다. 차체의 캐릭터 라인은 앞 펜더와 뒤 펜더에서 약간 부풀어 오른 이미지로 조금은 여유롭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긴장을 늦추고 있다. 그렇지만 둥근 휠 아치를 꽉 채우 휠과 둥글게 돌린 휠 아치 플랜지는 단단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실내로 오면 스칸디나비아의 실용적인 가구 같은 느낌의 인테리어가 의외로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운전석을 비롯한 시트의 느낌은 정말로 잘 만들어진 가구의 느낌 그대로이다. 게다가 도어 트림의 팔걸이와 도어 핸들, 각종 스위치 류의 구성은 견고하게 만들어진 인상을 준다.
“ㄷ” 형태의 알루미늄 구조물을 중심으로 도어 핸들과 도어 락 버튼, 파워 윈도 버튼, 그리고 리세스 핸들을 배치한 구성은 견고하면서도 기능적인 디자인 감각을 보여주는 실용적 디자인의 백미(白眉)라 할만 하다. 마찰이 되어 쉽게 손상이 갈 수 있는 모서리에 알루미늄을 사용한 디자인은 그야말로 오랫동안 써도 낡게 되지 않는 내구성을 중시하는 북유럽 가구의 특성 그 자체이다. 여기에는 인위적인 장식이 전혀 쓰이지 않았음에도 디자인 구성이 전혀 허전하지 않으면서 구조적으로 잘 짜인 인상을 주는 것은 바로 스칸디나비아 가구의 느낌 그대로이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프론트 콘솔과 센터 페이시아가 연결된 패널은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보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슬림한 구조로 만들어 그 이면에 수납공간을 설계한 구성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구성은 공간 효율화와 수납공간을 중시하는 스칸디나비아 가구의 설계 개념이 반영된 개념이다. 볼보 S60의 디자인은 오히려 실내 구성에서 두드러진다고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차량의 디자인은 차를 구매하기 전까지는 외장 디자인을 더 큰 비중으로 보게 되지만, 구입한 이후 차를 타는 동안의 만족감은 실내 디자인을 통해 얻어진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볼보의 디자인은 디자인의 만족도가 길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