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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6세대 그랜저가 지향하는 디자인은 무엇일까?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6-10-31 00:45:08

본문

IG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된 그랜저 6세대 모델이 나왔다. 새로운 그랜저는 매우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최근의 고급승용차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역동성을 강조하는 경향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국적이나 메이커를 불문하고 비슷한 것 같다. 그만큼 고급승용차에서 성능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것 일 게다. 과거에는 고급승용차라고 하면 보수적 이미지의 커다란 차체에 뒷좌석 중심의 차량이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물론 지금도 EQ900 같은 차들은 뒷좌석 중심의 최고급승용차로써 개발되어 시장에 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차체 디자인은 과거의 고급승용차들과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스포티한 이미지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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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의 첫 시작은 국산 최고급승용차였다. 1986년에 나온 최초의 그랜저는 지금의 EQ900와 동일한, 아니 사실 그보다 더 높은 위치의 고급승용차로 등장해 위엄 있는 모습으로 어필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가령 자수성가해서 성공하면 반드시 타고 싶은 차 중의 하나처럼, 성공한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대상으로써 그 시대를 살았던 많은 한국인들의 인식 속에 각인된 차가 바로 1세대 그랜저 였던 것이다. 게다가 그랜저(grandeur) 라는 이름은 장대, 웅대, 화려, 장엄, 숭고, 권위, 위엄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준대형 고급승용차를 통칭하는 대명사처럼 돼 버렸다. 그래서 오늘날의 그랜저는 최고급승용차 이기보다는, 우리들이 일상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잘 만들어진 승용차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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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의 주된 소비자는 4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대한민국의 가장들이다. 이들은 열심히 일하면서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고 이끌어 나가는 한국의 중추적 계층들이다. 그와 동시에 우리들의 아버지이고 남편이며, 동료, 때로는 팀장님이나 임원들이기도 하다. 그런 중년에게는 가족을 위한 넉넉하고 편안한 차도 필요하고, 또 때로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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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의 앞 모습은 새로운 형태의 캐스캐이딩 그릴(cascading grill)의 프레임(frame)을 바탕으로 수평 리브(rib)를 조합한 모습이다. 하지만 조금은 의문이 들기도 하는 부분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크레스트 그릴과의 차별화가 적어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커브의 곡률이 다르지만, 거시적 시각에서 볼 때 현대 브랜드의 플래그 쉽 모델 그랜저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마치 제네시스 브랜드의 또 다른 모델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그랜저를 위해서나 제네시스 브랜드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랜저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흉내낸 인상을 준다면 그랜저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고, 또 반대로 현대 브랜드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그릴이 비슷하다면 무엇 때문에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었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현대자동차가 만든 고급 브랜드이지만, 이제부터 현대 브랜드와 제네시스 브랜드는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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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는 현대 브랜드의 플래그 쉽 모델이다. 물론 그랜저의 위에는 아슬란이 있지만, 모델의 역사성으로 본다면 그랜저가 가지는 무게감을 경시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현대 그랜저와 제네시스 브랜드와의 관계를 현대자동차가 좀 더 명확한 제품전략으로 정리하기를 바란다. 가령 토요타가 만드는 고급 브랜드 렉서스와 토요타 브랜드의 승용차를 비교해보면 서로의 지향점 차이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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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ES와 토요타 아발론은 모두가 앞 바퀴 굴림의 캠리 플랫폼으로 만든 미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두 모델이 지향하는 소비자 층과 차량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렉서스 ES는 비교적 젊은 소비자 계층을 바라보고 있지만, 아발론은 가치를 중시하고 점잖은 이미지와 실용성을 추구하는 장년 소비자를 지향한다. 그래서 두 모델은 상하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위치에서 완전히 다른 시장을 지향하고 있다. 현대 브랜드의 그랜저 역시 아발론의 사례를 참고해야 할지 모른다.
최근의 현대 기아 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역동적이고 스포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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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도 젊고 스포티하고 K7도 젊고 스포티하다. G80도 젊고 스포티하고 K9도 젊고 스포티하다. EQ900은 조금 묵직하지만 앞모습은 최고급승용차로서는 젊고 스포티하다. 이들 차량들은 현대와 기아라는 배지와 디테일 디자인이 다르고, 그걸 통해 가격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서로의 지향점 차이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 그런 관점에서 이미 단종된 오피러스는 보수적 이미지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양성의 측면에서 어필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현대와 기아, 그리고 제네시스의 세 브랜드에서 내놓는 차량의 성격이 차체에 붙이는 엠블렘의 다양화가 아니라, 차량 성격의 다양화로 발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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