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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디지털 도구를 쓰는 디자이너의 스케치, 렌더링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7-02-24 12:15:17

본문

자동차 디자이너는 새로운 이미지를 탐구해 그것을 새로운 자동차로 표현해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법은 대체로 그림이라는 형식을 통해 나타난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기본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며, 다양한 종류의 미술재료를 사용해왔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필자가 자동차 메이커에 입사한 것이 1988년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컴퓨터는 차체 설계 분야에서만 쓰이고 있었고,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마커(marker)와 파스텔(pastel) 같은 전통적인(?) 미술도구들을 사용했다. 게다가 필자 이전 세대의 분들은 마커 대신 수채 물감이나 포스터 컬러를 썼었다는 전설(?)이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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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마커 조차도 전통적 아날로그 도구 취급을 받는 건 물론이고, 현업에서는 대부분의 스케치나 렌더링 같은 작업들이 디지털 도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필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과도기를 겪었던 사람 중 하나이고, 과도기에는 볼펜이나 마커 같은 전통적 도구와 아울러 이른바 포토샵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도구를 혼용했는데, 기본적으로 종이에 스케치를 하고 그걸 바탕으로 디지털 도구를 보조적으로 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제 현업에서는 스케치도 종이와 펜을 거의 쓰지 않고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직접 그리는 게 보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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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학과의 학생들 중에도 마커나 파스텔 같은 전통적 도구를 거의 쓰지 않고 기초부터 오로지 디지털 도구만으로 그림을 그려온 경우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처럼 디지털 도구를 더 편리하게 쓰게 된 것은 펜 형태의 입력도구가 개발된 때문이다. 이전의 마우스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스케치도 이제는 마치 볼펜으로 스케치하듯 화면에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신틱(Cintiq) 이라고 불린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가 그 동안 10년이 넘게 디자인 칼럼을 연재해왔지만 정작 디자인 작업 자체에 대한 이야기나 그림을 보여드린 적은 드물었기에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독자들 중에는 전문 디자이너도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전공을 하지 않으신 분들도 있을 수 있으므로, 그림에 대해서는 간략히 설명하려 한다. 스케치(sketch)는 문자 그대로 개략적인 그림이고, 렌더링(rendering)은 매우 사실적인 그림을 가리키는데, 이들은 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최근에 와서는 두 가지가 공존하는 그림이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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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신틱 펜을 이용해 흰 바탕의 화면에 스케치하듯 차체의 형태를 그려나간다. 필자는 선을 약간 거칠게 쓰는 편이고, 여러 개의 선들을 통해 형태를 결정해 나가는 방법을 쓴다. 그래서 사실상 디지털 도구의 헤택을 많이 보는 셈이다. 만약 종이에 스케치를 한다면 최종적인 형태를 다듬을 때까지 여러 장의 스케치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걸 통해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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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스케치를 마치고 나면 포토샵의 도구들 중에 테두리를 만드는 기능의 ‘path’ 도구를 이용해 차체 색이 될 부분을 먼저 칠해주고 유리창과 타이어 부분을 칠한다. 그리고 지붕 구조물과 휠의 형태를 그려 나간다. 물론 이런 작업 순서는 전적으로 필자의 습관에 의한 것이며, 실제 작업 순서는 디자이너마다, 혹은 디자인하려는 대상의 성격이나 기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차체 형태가 나오면 휠에 먼저 시간을 투자하기도 하는데, 대체로 바퀴의 크기와 형태가 그 차량의 성격과 이미지를 좌우하므로 바퀴를 어느 정도 그려놓으면 그에 맞게 차체 양감과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게 더 적절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퀴의 형태를 그린 뒤에 차체의 볼륨감과 굴곡을 표현해 나가면 전체적인 차량의 자세를 봐가면서 작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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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동차의 차체는 매우 광택이 나는 물체이므로, 차체의 이미지 표현에는 빛의 반사, 이른바 리플렉션(reflection)의 표현이 매우 중요하다. 이 그림에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저녁 무렵,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7월 30일 오후 7시 30분 무렵의 석양에서 본 자동차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기에 대체로 그런 이미지를 표현하곤 한다. 필자의 그런 기법을 본 어느 외국인 디자이너는 필자의 그림을 지칭해 ‘evening effect (저녁 효과)’ 라고 표현해주기도 했었다. 이 글의 세 번째 그림, 전통적 방법과 디지털 도구를 혼용한 그림이 대체적인 필자가 선호하는 색상과 효과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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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러한 리플렉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차체의 양감과 색감이 풍부해진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배경의 처리이다. 차량의 성격이나 그림의 구도, 혹은 전체 색상과의 균형을 이루는 배경을 잘 활용하면 차량의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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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디지털 도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하이라이트 효과이다. 손으로 그리는 그림에서는 아크릴 컬러를 붓 터치로 표현하는 것에 그치고 말지만, 디지털 도구에서는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하이라이트를 표현해서 렌더링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신형차들은 이전의 차보다 더 아름답고 더 안락하고 또 더 성능도 좋아진다. 이렇게 발전하는 자동차는 우리들에게 단지 기계로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자동차는 많은 사람들의 꿈이며 이상향이다. 그리고 디자이너들은 그 꿈을 정말로 보고 만질 수 있는 자동차로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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